이인호 본부장 “안전고리, 상생고리, 행복고리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원전 운영할 것”

(사진=고리원자력본부)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준호(부산 해운대을)의원이 최근 원자력 시설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법안을 제출해 화제다. 윤 의원은 현행 원자력안전법에는 주민들의 ‘보호의 범위’나 ‘알권리’ 등의 기본적인 권리보장이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는 부분을 들어, 주민의견수렴 대상지역을 명확하게 규정해 주민의 법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사고발생시 지자체 장을 통해 주민에게 신속한 알권리를 제공하고자 개정안을 발의했다.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국민들은 꼭 필요한 시설로 인정하지만 한편으론 ‘위험’이란 단어도 함께 상기시킨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더 큰 걱정거리가 됐지만, 사실 후쿠시마의 경우는 일본 역사상 가장 센 지진과 쓰나미 때문으로, 원자로 사고와는 전혀 무관하다. 
때문에 비교적 지진 피해가 없는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과 한국의 원전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안심해도 될 듯하다. 
실제 국내 맏형격인 고리원자력발전소는 ‘신고리2호기 5주기 연속 무고장’이란 신화를 창조해냈다.

국내 독자 개발한 ‘신고리 2호기’
지난 9월 10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이인호)에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바로 신고리2호기가 상업운전 이래로 계속해서 불시정지없이 안전하게 운전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진 것이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사장이 직접 참석해 5주기 연속 무고장 안전운전 달성에 기여한 협력사 직원을 포함한 현장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정 사장은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기념비를 제막, 축하 케이크 커팅 등의 기념행사를 가진 후 신고리2호기 주제어실을 방문해 교대근무 중인 직원들을 격려했다.
신고리 2호기는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원전으로,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2,171일 간 국내 원전 최초로 5주기 연속 불시정지 없이 안전운전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이인호 본부장은 “5주기 연속 안전운전은 국내 원전 운영의 안정성과 기술력을 나타내는 지표“라며 “그동안 고리 1~4호기를 가동하면서 축적된 기술과 경험으로 운전 정비에 대한 내공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게 됐다. 앞으로도 전 직원과 함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고리2호기는 지난 9월 4일 연료교체 및 주요설비 정비 등을 위해 계획예방정비에 착수했다. 기간동안 ▲연료 인출 및 재장전 ▲원자로 격납건물 콘크리트 미채움부(공극) 점검 ▲고압터빈 및 복수펌프 등 분해점검 ▲비상디젤발전기(EDG) 및 부속계통 점검 ▲원자력안전법과 전기사업법에 따른 법정검사 등 주요 기기 계통에 대한 점검 및 검사, 설비개선을 수행하여 원전 안전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인호 본부장은 “신고리2호기는 지난 2012년 7월 상업운전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불시정지 없이 운영해 국내 원전의 안전성과 기술능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고리원자력본부 전경)

다음은 고리원자력본부 이인호 본부장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원자력발전소 안전에 대해 말들이 많다. 원자력을 전공했고, 수십년간 발전소에 일했던 당사자로서 한 마디 해주신다면. 
▼ 방사선에 대한 막연하게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소는 위험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현재 원전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방사선의 측정이 가능하고,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안전하게 인류에 이롭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역시 남아있는 잔열의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나친 우려 보다 더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Q. 고리원자력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안전 확보 대책과 경영방침은?

▼ 경영 슬로건부터 ‘안전 고리, 상생 고리, 행복 고리’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때문에 늘 직원들과 안전에 대해 연구하고, 개선점을 찾고 있다. 
원전에 대해 주기적으로 계획예방정비에 착수해 법정검사 및 주요기기 계통에 대한 점검과 정비, 설비개선도 시행한다.
또한 ‘방사능 방재 전체훈련’을 매년 실시하면서 혹시나 하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신속하게 발전소를 복구하고 주변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진해일로 인한 사고 상황을 가정한 훈련도 이어간다. 
직원들에게 수시로 내부 교육은 물론 외부 강사를 초청해 안전교육도 실시한다. 소방서와 함께 위험물 안전관리자 및 재난환경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위험물 안전관리 컨설팅도 진행했다. 

Q.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된 후 해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최초의 원전이 원전해체산업의 1호가 될 것인데, 현재 진행상황은.
▼ 고리1호기는 2017년 6월 영구정지 후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고리1호기의 사용후핵연료는 습식저장조에서 5년 이상 보관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전력생산에 필요한 설비들만 정지된 상태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냉각설비, 전력설비, 공기조화설비, 방사선감시설비 등은 지금 현재도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리1호기 해체는 15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인 사업이며, 해체계획서 마련 및 허가, 사용후핵연료 냉각 및 인출, 시설물 본격해체, 부지복원 및 해체완료 등 크게 4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는 1단계에 해당되며, 정부로부터 해체 승인을 받기 위해 인허가 서류인 최종해체계획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초안이 거의 완성된 상태이며, 작성된 초안은 금년 하반기에 공람과정 및 공청회를 통해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후 2020년 6월까지 최종본을 완성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염된 설비의 제염과 절단방법, 폐기물처리방법 등을 포함한 종합설계용역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해체 로드맵에 따라 최종해체계획서의 정부 승인이 목표대로 추진된다면 2022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체작업이 착수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수원은 40년 이상의 원전 설계, 시공,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인 고리1호기 해체사업 추진을 위해 가용한 모든 기술과 자원을 아낌없이 투입하여 준비 중이다. 
과거 연구용 원자로 해체와 가동원전에서의 대형기기 교체 경험을 통해 상당 부분의 해체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반면에 제염이나 로봇 기술 등 일부 해체 기술은 아직 부족한 상태지만 해체착수 전까지 모두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2015년 해체기술 평가시에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 58개 중 17개 기술이 미확보로 분류되었고, 이후 정부 및 한수원 주도로 산업계, 학계, 연구계 전문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 말까지 17개 기술 중 4개 기술을 개발 완료하였다. 나머지 미확보로 평가된 13개 기술은 고리1호기 해체착수 전인 2021년 말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해체에 필요한 핵심장비는 11개로 해체사업일정에 맞추어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개발이 완료된 기술들은 경쟁력을 키워 궁극적으로 해외 해체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계획 중이다. 
고리1호기는 지난 40년 우리 원전역사의 산증인이다. 원전해체 산업의 초석이 될 고리1호기 해체를 계획대로 추진해 고리원자력본부가 미래 원자력 산업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안전문화 장착과 선제적 위험관리를 최우선 가치에 둔 발전소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사진=고리원자력본부가 추석을 맞아 지역주민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했다.)

Q. 부산경남 지역 대표 공기업으로서 지역 상생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고리본부의 성장과 발전에는 지역 사회의 협조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고리본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적극적이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내실있게 펼쳐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도록 노력하겠다. 
먼저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와의 직접적 스킨십을 소통의 기본으로 생각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 6회의 원전소통위원회 운영을 통해 지역 여론주도층과의 소통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변지역 51개 마을과 고리본부 부서간 자매마을 결연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지역 우수학생 육성, 장학사업, 지역경제활성화, 지역복지 및 문화 진흥을 위해 사업자지원사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만 약 87억 원의 예산으로, 215건의 지역 발전과 상생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고리본부는 직원 약 1천 500여 명으로 구성된 고리봉사대를 통해 농번기 일손돕기는 물론이고, 마을 행사 지원, 불편사항 해결, 재해복구 등을 지원하는 활동을 진행하며 마을의 대소사를 책임지고 있다. 고리봉사대는 지역민이 꼭 필요한 총 6개 분야, 30여 가지로 구성된 수요자맞춤형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전통시장 활성화 장보기 캠페인’, 어르신들의 따뜻한 식사를 책임지는 ‘중식나눔 및 이동효드림 봉사’, ‘장애우 초청 나눔실천 봉사’ 등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Q.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제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현장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은 규모의 캐주얼한 간담회를 수시로 진행해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팀 소통 글램핑 등 부서 소통 프로그램에 직접 참석하기도 하고, 샌드위치나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해 직원들과 이야기를 청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낯설어 했지만 몇 번 그런 자리를 갖은 후에는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나온다.
요즘 직원들은 매우 합리적이서 업무를 할 때 효율성과 공정성을 많이 고려하고 ‘워라벨’을 중시한다. 그런 직원들의 니즈에 맞게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퇴근 후 생활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방침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과 직원들의 근무환경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주 파악해야 한다. 
최근에는 젊은 직원들로만 구성된 ‘주니어 보드(청년 임원 회의)’를 만들어 그들이 회사의 정책과 현안에 대해 참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Q. 향후 계획을 전한다면.
▼ 고리1호기는 지난 40년 우리 원전역사의 산증인이다. 고리1호기가 있었기에 원자력기술의 황무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원자력 기술자립이 가능할 수 있었다. 
최초라는 자부심으로 고리본부를 잘 운영해 왔고 이제 또 고리1호기가 원전해체를 준비하는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현재 고리본부를 넘어 한수원의 최우선의 과제는 원전해체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원전해체 산업의 초석이 될 고리1호기 해체를 계획대로 추진해 고리원자력본부가 미래 원자력 산업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안전문화 장착과 선제적 위험관리를 최우선 가치에 둔 발전소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확신을 가지고 노력하면 성공을 이룬다는 ‘유지경성(有志竟成)’의 정신으로 하나가 되는 고리본부를 만들어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운 상황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고리원자력본부 이인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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