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카페 3인의 슈퍼 짠 이야기

그야말로 재테크, 돈 모으는 방법이 화제를 모으는 시대다. 부동산 투자 불패를 쏟아내고, 주식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고, 펀드 하나 안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재테크 정보가 넘친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이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대박신화를 만들기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한 경제학자는“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주식 투자 성공에 관한 책을 출판하지만, 그들은 낮은 확률게임에서 성공한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슈퍼 짠’을 아는가. 2001년 한 포털 사이트에 짠돌이 카페(cafe.daum.net/mmnix)가 개설되었다. 그 뒤 60만 명의 회원이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들의 주된 임무는 기발한 절약정보와 쏠쏠한 재테크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다. 짠돌이 카페는 지난 4월 60만 명의 회원 중에서 슈퍼짠돌이 선발대회에서 엄선된 10명의 회원들의 짠돌이 된 사연을 <누구나 월급만으로 1억 모은다>라는 책을 통해 공개했다. 이 책은‘확률이 낮은 대박투자에 목을 맬 것인가’아니면,‘성공률 100%의 절약테크에 도전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이 책을 집필한 슈퍼 짠 10명은 모두 후자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책에 소개된 사람들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거나, 남들의 눈총을 받아가며 돈을 안 쓰는 자린고비가 아니다. 맞벌이 가정, 월급쟁이, 영세민 자녀, 28살 싱글녀, 신용불량자, 공무원 준비생, 군인, 대학생과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실제 삶 속에서 적용 가능한 합리적인 절약 노하우가 그들이 월급만으로 1억을 모을 수 있었던 비법이다. 이 책은 짠돌이 카페 10명의 자산과 가계부를 공개하여 그들이 어떻게 돈을 모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중 3명의 절약 비법을 들어봤다.

슈퍼 짠 이야기 1 - 3년 차 전업주부의 알뜰 노하우
“돈이 돈을 모으는 재미를 아십니까?”


▲ 김은정 씨는 귀찮더라도 아이에게 천기저귀를 사용해 돈을 아낄 수 있었다. 또 기저귀를 판매하는 회사에 회원가입을 하면, 무료로 샘플을 보내주는 점을 이용했다.
짠돌이 카페 회원인 김은정(30)씨는 3년 차 전업주부다. 김 씨는 2003년에 결혼한 후, 전세금 4000만 원의 자산으로 시작해 1억 원을 마련한 후 외벌이 가정으로 돌아섰다. 현재 김 씨의 전체 자산은 1억 5,700만 원에 이른다. 맞벌이 가정이 대세인 시대에 외벌이로 전향한 그녀는 어떻게 돈을 모았을까? 현재 집에서 어린 딸아이를 키우면서 생겨난 합리적인 절약 노하우는 같은 또래의 엄마들이 주목할 만하다.

Q. 현재 맞벌이를 하시지 않고, 외벌이로 돈을 모으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 특별한 어려움은 없습니다. 고정수입(260만 원)에서 일정량(저축 115만 원, 보험 35만 원)을 저축하고 나머지는 생활비에 사용합니다. 가끔 목돈 들어갈 일이 생기면 분기별로 나오는 보너스 등으로 충당해서 쓰고 있습니다. 부수입으로 설문조사나 좌담회, 경품 등을 통해서 벌고, 최근에는 모 회사 모니터요원이 되어서 6개 월 동안 부수입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Q. 돈이 돈을 모으는 비법은 무엇인가요?
- 이율이 높은 단기 적금 상품을 골라서 6개 월 정도 가입하고, 6개 월 후 만기된 원금과 이자를 다시 예금으로 돌리고, 다시 단기 적금을 가입합니다. 만기금을 자주 보게 되니, 저축을 더 하고 싶게 되더라고요. 보통 적금이 만기되면 원금과 이자를 분리시켜서 원금만 예금으로 하고 이자는 공동 생긴 것처럼 쓰게 되는데, 저는 10원 한 장 허물지 않고, 다시 예금으로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돈이 쑥쑥 불어나더라고요.

Q.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특별히 하시는 절약방법이 있나요?
- 엄마가 부지런하나 안 하나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고 천기저귀를 사용해서 돈이 덜 들어갔습니다. 또 대소변을 일찍 가르쳐서 다행히 기저귀도 빨리 뗄 수 있었어요. 교육적인 부분에서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읽어주는 동화책을 활용하고, 가까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아이에게 읽어주기도 합니다. 낱말카드나 한글 포스터, 영어 포스터는 직접 만들어주거나 일반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곳에서 얻기도 했습니다. 또 한글을 종이에 적어서 사물에다가 직접 붙여서 가르쳐 주었더니, 25개월부터 아이가 한글을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Q. 요즘 많이 하는 펀드나 주식 등의 재테크 투자는 안 하시나요?
- 주위에서 펀드를 많이 권해서 펀드 세 개 정도 가입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연초에 연말정산과 관련해서 1년 동안의 계획을 미리 세웁니다. 카드 쓰는 부분과 장기저축마련저축, 연금, 보험 등을 정산해서 세금을 얼마나 환급받을 수 있을까 계획합니다. 올 초에는 연말 정산으로 200만 원 정도 환급 받았습니다.

슈퍼 짠 이야기 2 - 아파트 4채 가진 34세 노총각
“가난은 부자로 인도하는 가장 큰 가르침”


장영진(가명, 34)씨는 80세 노모와 14평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러나 장 씨는 아파트 4채(지방)를 보유한 부동산 알부자다. 14평 아파트 외에 나머지 아파트를 모두 임대한 상태다. 그는 어린 시절 영세민 자녀로 중고등학교를 다녔을 정도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 내 집 마련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종자돈 1억 원을 모으고 나니, 돈이 돈을 부르더라고 말하는 그의 현재 자산은 2억 1900만 원이다.

Q. 아파트를 4채나 소유하고 계신데, 주택 투자를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 어렸을 때, 백만 원하는 단칸방에서 자랐을 만큼 가난했습니다. 이사만 20번 정도 했을 정도입니다. 집에 대한 아픈 상처 때문에, 남다른 애착과 욕심으로 돈이 생기면 아파트를 샀습니다. 2004년, 제가 살던 임대아파트를 분양 전환했는데, 시세보다 20%정도 저렴하게 분양하는 걸 하나씩 늘려 분양 받았습니다. 일단 계약금만 걸고 아파트를 계약했습니다. 분양가 대비 전세가격이 70% 육박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30% 대금은 은행 대출을 이용했고, 대신 돈을 모아 2년 후에 임차인을 내보내고 월세를 받거나 은행 대출금을 상환했습니다. 아파트의 강점인 레버리지를 이용해 투자했기 때문에 지금의 4채를 소유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가로 매입한 아파트 가격이 모두 올랐고, 아파트를 매입하려고 17평, 21평 월세로 받은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장영진 씨는 현재 17평, 21평, 23평, 32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Q. 종자돈 1억 원을 어떻게 모으셨나요?
- 1억을 모으는데 6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직장을 세 군데 옮겼는데, 대부분 월급(총수입 200만 원)에 80% 이상을 저축했습니다. 2002년에 처음으로 아파트를 마련하게 되었는데, 그 때 집수리를 하는 데 돈을 많이 써, 월 7~80만 원 정도 밖에 저축을 못했습니다. 그 뒤 2003년부터는 무섭게 저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생활비도 신경 쓰지 않고, 170, 190만 원 정도를 저축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돈이 모이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 17년 된 엑셀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는 장영진 씨는 오래된 차지만, 잘만 굴러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Q. 본인만의 절약 비법은 무엇인가요?
- 돈도 없는 제가 사립대학에 갔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숙사청소, 세차장, 과자 방문 판매 공장 등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그 때 학교 기숙사청소를 하면서 학생들이 버린 각종물품, 옷, 신발, 책, 이불 등을 세척해서 재사용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 버린 TV 장식장, 컴퓨터 책상, 의자, 서랍장 등 생활용품을 재활용합니다. 17년 된 엑셀 자동차도 형 친구가 버리는 것을 5년 전에 받아 현재까지 잘 타고 있습니다. 저는 절약을 아예 돈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슈퍼 짠 이야기 - 대학 졸업 전 1000만 원을 목표로
“벼룩시장과 쿠폰을 활용한 절약테크”

강하니(가명, 22)씨는 학생이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940만 원이라는 돈을 모았다. 강 씨는 대학생들이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거의 없고, 순전히 용돈(30만 원)으로 종자돈을 마련해가고 있다. 대학 졸업하기 전에 1000만 원을 모아 전세자금을 마련하는 데 쓴다는 게 그녀의 계획이다. 1000만 원이 나중에 5000만 원이 되고 1억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만의 목표를 갖고 돈을 모으라고 충고한다.

Q. 벼룩시장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판매해 100만 원 정도 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노하우가 있나요?
- 고가의 브랜드 제품은 옥션을 이용했습니다. 옥션은 등록수수료로 제품 당 300원을 내고, 물건이 판매될 경우 판매가격의 6~15%를 수수료로 떼어갑니다.(제품의 종류와 낙찰가에 따라 상이) 제가 올린 제품이 20만 원이라면 제게 남는 순이익이 17만9천800원이 되는 거죠. 옥션은 일반인들도 쉽게 물건을 올릴 수 있고, 최소한 원하는 액수 이상으로 낙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이용하는 곳은 모네타 벼룩시장 코너입니다. 모네타 벼룩시장은 주부들이 주 고객이기 때문에 고가의 제품이 아니면서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비싸게 가격을 받기보다 어차피 사용하지 않을 물건을 좋은 분께 판다는 생각으로 정말 저렴한 가격에 올립니다. 그 대신 등록수수료나 낙찰수수료 면제 및 신속한 거래가 장점이지요.

▲ 강하니 씨 가계부
Q.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쿠폰을 사용해 저렴하게 식사하는 것으로 아는데, 많은 쿠폰들은 어디서 구하게 되나?
- 평소에 잘 다니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음식점 쿠폰은 미리 잘라서 지갑에 넣어두는 편입니다. 쿠폰은 코코펀이라는 무료 쿠폰 책자(인터넷에서 출력 가능)나 또오레에 많이 있습니다. 또 ‘행복절약주식회사 OK캐쉬백’이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패밀리레스토랑 쿠폰을 회원들끼리 공유하고 있어 인쇄해서 가지고 갑니다. 여기에 제가 사용하는 통신사 멤버십카드로 20% 할인까지 받으니,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들던데요.

Q. 가계부를 어떻게 작성하고 있나요?
- 저는 먼저 의류, 식비, 건강/문화생활비, 교통비 등 항목별로 예산을 잡습니다. 저만의 노하우하면‘절약테크’와 ‘헛돈킬러’를 가계부에 활용한다는 점입니다.‘절약테크’는 각종 할인쿠폰, 적립금 사용 등으로 할인받은 금액을 -로 표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만 원 짜리 제품을 5천 원 할인쿠폰과 적립금 4300원을 사용해 할인받아 구매했다면,‘OO제품 3만 원 (절약테크) -9300원 2만700원’으로 표시됩니다.‘헛돈킬러’는 버스를 타고 될 것을 택시를 탔다든지, 충동구매를 한 것 등을 말합니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