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보면 3000까지도 가능

2, 3년 동안 주식 대체할 투자수단 없어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바짝 쫓아가고 있다. 7월 12일 1900을 돌파한 이후, 연일 상승세를 거듭했다.(7월13일 1962.93) 주식시장이 엄청난 호황을 맞이함에 따라, 직접투자든 간접투자든 주식에 발 걸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32.21%로 기타 자산의 투자수익률을 압도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 현상도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키움 증권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객 예탁금이 1월 초 8조 5천억 원에서 7월 7일에는 15조 4천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연초 46조 원 수준에 머물렀던 주식형 수익 증권은 현재 66조 원을 돌파한 상태다.‘코스피 지수는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추측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키움 증권 박연채 리서치센터장을 만났다.


▲ 키움증권 박연채 리서치센터장은 성장의 중심이 선진국에서 이머징 마켓으로 옮겨간 것이 현재 증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Q. 7월 12일 코스피 지수가 1900을 돌파했습니다. 상승의 힘은 무엇일까요?
- 첫 번째는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계 자산 중 주식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보더라도 가계 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도 안 됐습니다. 선진국에 비하면 굉장히 낮다고 볼 수 있지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계 자산 중 금융자산의 비중은 20.4%, 금융자산 중 주식의 비중은 3.7%에 머물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가계 자산 중 금융자산의 비중은 62.5%, 금융자산 중 주식의 비중은 19.2%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90%이상이 부동산이었는데, 최근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자산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글로벌 경기와 우리나라 경기가 회복되어 점차 바닥을 다져가면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기업들의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얘기죠.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중의 하나인데, 성장의 중심이 예전에는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이었는데, 지금은 이머징 마켓으로 가고 있습니다. 중국, 브라질, 인도, 베트남, 흔히 말하는 산유국들 러시아, 중동 등의 자원부국들로 성장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지요.

Q. 우리나라 증시 계속 상승할까요?
- 글로벌 경기는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겠지만, 자산 이동 현상은 앞으로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베트남 등의 이머징 마켓들의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수요는 몇 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요.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어요.

Q. 7, 8월에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던데요.
- 너무 급하게 올라가고 있으니까 조정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단기적인 예측은 어려운 점이 있는데, 조정이 오더라도 짧게 올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살려고 하는 대기자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빠지면 바로 매입하는 현상이 일어날 것입니다.

Q. 단기적인 조정이라고 있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주가는 떨어질 때 사야한다는데, 지금보다 좀 더 기다렸다가 내렸을 때 들어가면 어떨까요?

- 적어도 2, 3년 정도는 호황국면이 있을 것입니다. 시간적으로 빠질 것을 대비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주식을 갖고 있는 리스크보다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재산을 1/4로 나눠서 시간을 두고 분산해서 주식을 사거나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죠.

Q. 코스피 지수에 대한 전망이 많은데, 전망치를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지수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2008년도 코스피 지수는 2200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가 2000시대는 빠르면 올해 3/4분기 중에도 가능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300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조정 요인이 있다면, 엔 캐리 트레이드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것도 급격하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아요. 또 미국 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으로 안 좋은 모습을 보이게 되면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면서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중앙정부가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게 되면 그 때는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국내수급 요인을 보면, 큰 폭의 조정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국민 연금 등의 기관은 꾸준히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이고, 물론 그렇게 할 자금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유입 역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서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 7월 13일 코스피 지수가 2000에 바짝 다가섰다.
Q. 7월 12일 금리를 인상했는데,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었나요?
- 금리를 인상한 게 미국이나 유럽은 좀 지났는데, 자료를 보면 금리를 올리면서 오히려 유동성은 증가됐습니다. 돈의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동성이 증가된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과잉 유동성이 많다고 보고, 그 부분을 흡수하려고 금리를 인상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0.35%, 0.5% 올려서는 힘들지 않나 생각합니다. 심리적인 안정 효과만 있을 뿐이지, 돈의 증감속도가 확 줄어들어 주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Q.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에 예금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주식시장이 좋다보니까 자금 흐름이 주식으로 간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 사람들의 심리는 간단합니다. 이익을 많이 주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 2, 3년 정도는 수익률 면에서 주식을 대체할 만한 투자 자산은 없다고 봅니다.

Q. 현재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주체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일단 외국인 영향력은 많이 줄었습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헤게모니를 잡아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개인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고, 직접 투자와 간접 투자가 거의 균형을 맞춰서 들어오고 있어요.

Q. 빚을 내면서 주식을 하는 신용융자도 늘어나고 있는데, 신용융자가 향후 주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까?
- 신용융자가 줄어들어서 6조 9037정도 됩니다. 현재 주식시장의 전체 자금이 천조를 넘어갔고요. 신용융자가 1%정도인데, 우리 돈으로 10조정도 됩니다. 이 정도까지는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은 좀 더 증가해도 상관이 없는데, 너무 급격하게 증가하니까 정부쪽에서 고객 신용도에 따라 신용거래 폭을 정하는 방침을 정한 것 같아요. 신용융자는 신용 체계에 의해서 여신형태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각 증권사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뿐이죠. (최근 시중 14개 증권사들은 8월 말까지 증권사별로 5000억 원 또는 자기자본의 40% 이하로 신용융자 잔고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 올 상반기 유형별 펀드 평균 수익률
Q. 정부가 얼마 전에 주식거래에 주문 건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개인투자자들의 부담도 있을 텐데...
- 제가 알기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건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부정적 영향은 미치겠지만, 전체적인 대세흐름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정부가 걱정하는 것은 너무 급하게 올라서 거품이 꺼졌을 때, 전체적으로 부정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주식시장 30년 동안을 보면, 20년 동안 박스 권에 있다가 이제 겨우 박스 권을 탈출하는 국면에 있거든요. 주식이 갑자기 어느 날 폭락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요즘에 개인투자자들도 굉장히 현명해졌습니다. 예전 1999년이나 2000년도에 주식시장이 올라갈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목을 달라고 전화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종목 달라는 투자자들은 1/3밖에 안되고, 나머지 2/3은 어떤 펀드에 가입해야 하나, 어떻게 펀드에 가입해서 리스크를 줄여야 하느냐, 국내 해외를 어떤 포션으로 가져가야 하느냐를 자세하게 물어요. 예전보다 상당히 디테일해진 거죠.

Q. 앞으로 주도주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어떤 종목일까요?
- 성장의 중심인 이머징 마켓의 기반시설에 필요한 것들, 조선, 중공업, 기계, 석유, 화학 중심으로 아웃퍼펌했었는데, 이런 종목들이 너무 빨리 올라가는 점이 있고요. IT실적이 좋아지면서, IT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향후 3~4개월만 본다면, IT쪽으로 아웃퍼펌할 것으로 봅니다. 또 통신, 종이 목재 등 이번 주식시장 상승에서 소외되었던 종목들이 아웃퍼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기존에 시장을 유지했던 종목이 계속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송, 기계, 조선, 철강, 화학 등의 종목이죠.

Q. 자통법 통과로 증권주로 유망하다고 들었는데요.
-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자금이 옮겨가니까 금융 산업이 굉장히 좋아지고, 금융기관에 대한 수익도 좋아질 것입니다. 특히 증권업에 관해서는 굉장히 좋아질 가능성이 크죠. 그런 것을 생각하면 현대미포조선, 현대 중공업, 삼성전자, 미래에셋 증권, 대림건설 등의 건설주를 추천합니다.

Q. 올 상반기에 중소형 주 관련 펀드 상승률이 높았는데, 하반기에는 어떨까요?
- 중소형주보다는 중형주가 많이 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대형주가 좀 안 떴다는 것은 삼성전자 때문이죠. 앞으로 대형, 중형 구분 없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많이 올라갈 것입니다.

Q. 요즘 같은 장에 어떤 펀드가 적합할까요?
- 시장이 계속 좋아진다고 보면, 주식이 많이 편입된 것이 적절합니다. 당분간은 해외펀드보다는 국내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올 초에 일본 펀드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서, 일본 펀드가 많이 팔렸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본 펀드는 별 반응이 없습니다. 왜 그런가요?
▲ OECD선행지수 대비 MSCI코리아 지수 변화율
<제공: 키움증권>
- 처음에 일본 주식시장이 뜬 것은 경기가 턴어라운드 한다는 측면이었습니다. 기존까지 너무 안 올라서 이제는 올라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체에서 봤을 때 Valuation이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일본은 높은 PER(주가순익비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또 단카이 세대가 은퇴하면서 자산을 일본 주식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자율이 싸고 수익이 별로라 이들이 해외로 투자하게 된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엔 캐리 트레이드가 되는 것이죠. 일본 시장은 앞으로도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Q.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 국내 증시 및 국제적 주요 증시에 많을 영향을 미칠 텐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언제쯤 엔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 일본 금리 수준이 너무 낮고, 경제가 좋아져도 글로벌 콘텐트로 봤을 때, 일본 비중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시간을 두고 대체해도 되지는 않을까요. 일본의 금리인상으로 엔화가 단기적인 강세를 보일 수도 있지만, 일본이 세계교역 및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어, 엔저 현상은 향후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Q. 중국 지역은 어떨까요? 내년에 베이징 올림픽이 있는데, 중국 증시 버블 논란도 있고요. 올림픽을 기준으로 중국 증시에 어떤 변수가 있을까요?
- 중국은 개발할 게 무궁무진합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베이징 올림픽 때 개발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크지 않아요. 중국 SOC 및 설비투자 호조가 베이징 올림픽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2010년 세계 박람회도 있지요. 중국이나 이머징 마켓의 설비 투자가 2010년을 기점으로 피크를 이루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더 있다가 피크를 칠 가능성이 많죠. 내륙 개발과 서부개발 등은 향후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전망입니다. 심리적으로 2010년이 기점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국 인구의 흐름 속성으로 봤을 때, 2010년 이후까지 그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금 10% 성장하는 게 적어도 10년은 지속되어야 그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게 나오는 거죠.

Q. 향후 해외 쪽으로 어떤 나라에 주목해야 할까요?
-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자원이 많은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하는 것입니다. 성장이 빨리 이뤄지려면 자원이 많아야 하죠. 그런 나라들이 점차 부가 쌓이게 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나라들은 계속 투자를 해서 기반 시설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에는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입니다. 옛날에는 이런 이머징 마켓이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했습니다. 선진국에서 자본을 빌려와야 했죠. 그러나 자원시장이 올라가면서 이런 나라들이 부를 갖게 됐어요. 중국은 수출을 통해서 부를 가졌고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자원을 통해서 돈을 갖게 됐습니다. 브라질, 러시아, 중동도 마찬가지죠. 이런 나라들이 돈을 갖게 되면서 투자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사양 산업이라고 여겼던 중공업, 기계, 조선, 건설 등이 포커스 되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이런 현상이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예로 유럽 시장에서는 독일이 많이 상승했습니다. 독일이 정통적으로 중공업, 기계 쪽으로 강해 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머징 마켓과 가까이 있으면서 혜택을 보게 된 거죠. 자원이 있는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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