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늘푸른 수목장 최영근 대표[사진=시사뉴스피플]

[시사뉴스피플=김준현 대기자] 장묘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무덤을 만들어 매장을 선호하던 장묘 문화에서 화장하여 납골당에 안치하는 장묘 문화로 변화하더니, 최근 수목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비좁은 국토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활발하게 논의가 이루어진 수목장은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친화적 장묘라는 점에서 Well-dying의 선례로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수목장, 지나온 시간을 함께하는 안식처 
대한민국 최남단인 전라남도 남부 중앙에 위치한 보성은 예로부터 충신열사와 선각자가 많이 배출된 고장이어서 의향(義鄕)이라 불렸으며, 드넓게 펼쳐진 푸른 녹차밭이 유명하여 다향(茶鄕)으로 불리기도 한다. 산천수목 우거진 이 좋은 땅 전라남도 보성에 19년 11월 자연장지인 늘푸른수목장이 들어섰다. “전라남도 남부에 위치한 보성, 순천, 여수, 광양 등은 도시 규모가 큰 반면 근처에 자연장지는 부재합니다. 수목장의 필요성을 느껴 2년 전부터 계획을 세웠고, 차근차근 준비하여 이번에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늘푸른 수목장 최영근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가 수목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어린 친구들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수목장에 안치되었다. 그때 처음 수목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존 장지 문화의 문제점과 그것의 해결 방안이 수목장이라고 생각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한정된 국토 면적입니다. 위성사진으로도 많은 수의 무덤들을 발견할 수 있고, 고속도로를 지나가며 양옆 산을 보더라도 무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국 묘지의 95%는 정상적으로 설치 신고를 하지 않은 불법 묘입니다. 자신이 소유한 땅이더라도 묘지를 지으려면 법적 허가 절차가 필요한데, 이 부분을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목장은 나라에서 장려하는 사업이기도 하고, 국토의 효율화 측면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했습니다.” 최 대표는 3년 전 함평 아름수목장을 설립한 후 올 11월 보성에 늘푸른수목장을 설립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늘푸른수목장
최용근 대표는 고객들이 수목장을 고를 때 따져봐야 할 점을 알려주었다. 첫 번째는 정식 허가를 받았는지 여부, 두 번째는 접근성, 세 번째는 관리가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지금도 불법적으로 묘를 짓는 곳이 있습니다. 먼저 떠난 소중한 이를 모신 곳이 철거되는 슬픔을 겪지 않으려면 정식 허가여부를 꼭 따져보아야 합니다. 접근성도 중요합니다. 산자락에 묘를 지으면 연로하신 분들이나 무릎이 좋지 않으신 분들은 참배하러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접근성이 용이하여 후손이 편하게 참배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도권 지역에는 화려하게 꾸며놓고 고가의 금액을 받는 곳이 많습니다. 눈앞의 화려함에 현혹되기 보다는 진실성을 가지고 관리하여 믿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수목장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최 대표는 이와 같이 고객의 입장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고려하여 늘푸른수목장을 설립했다. 정식허가는 물론, 도로에 인접하여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수목장을 설립했다. 또한 수목장 직원들을 전라남도 지역민들로 구성하여 고객들이 신뢰하고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장점에 더하여 ‘저렴한 비용’ 역시 큰 장점이다. 늘푸른수목장에는 3가지 상품이 있다. 나무가 혼합된 공동목을 사용하여 가격이 저렴한 ‘개인형’, 12기까지 안치 가능한 ‘가족형’과 20기까지 안치 가능하며 좀 더 큰 소나무를 사용한 ‘대가족형’이다. 수목장 비용은 100만 원부터 800만 원까지 다양하며, 매년 관리비 2만원씩 소요된다. 10년 관리비인 20만 원을 선납하는 경우가 많다. 최 대표는 “고인을 참배하는 수목장 근본의 설립 취지를 되새겨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라고 전했다. 

편리하게 참배하는 고객의 감사 인사에 큰 보람 느껴
지역에 장묘 시설이 들어설 때면 혐오시설로 여기는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조성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설립 당시를 묻자 최영근 대표는 방긋 웃었다. “제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지역에 계신 어르신 분들과 젊은 분들이 협조를 많이 해주신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주민 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입니다.” 최 대표가 사업을 하며 넘어야 할 산은 주민의 반대가 아닌 고객들의 부정적인 시선이었다. “가족 구성원 중 9명이 찬성해도 1명이 반대하면 수목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매장 문화를 선호하는 어르신 분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이 장묘 문화의 과도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장에서 화장으로 장묘 문화가 바뀌기까지 양쪽 입장이 대립했던 것처럼, 지금도 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저희 수목장이 그러한 장묘문화의 인식을 바꿔나가는데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장을 운영하며 고객의 인식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보람된 점 역시 고객으로부터 비롯됐다. “운영한지 3년 된 함평 아름수목장에는 오시는 분들 중 단 한 분도 불만 없이 연신 고맙다고 연신 말씀해주십니다. 성묘나 벌초하러 갈 때 많은 짐을 챙겨 무겁게 산을 오르는 일 없이, 어르신과 아이들 모두 함께 참배하러 올 수 있어 정말 좋다고 하십니다. 남녀노소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보니까 수목장하기 정말 잘했다는 이야기를 거의 모든 고객들이 해주십니다. 그럴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수목장은 국가에서 장려하는 장묘 사업이며, Well-dying의 측면에서 장묘 문화는 점차 수목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존의 장묘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었고 다시금 수목장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보성과 함평에서 수목장을 운영하며 수목장의 사회적 인식 제고는 물론 국토 효율화에 이바지하는 젊은 CEO 최영근 대표의 앞으로의 역할에 기대를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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