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새로운 국제관계를 재정립 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시사뉴스피플 ,픽사베이 일러스트]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이탈리아는 불행히도 코로나19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유럽국가 중 하나이다. 이탈리아의 이러한 비극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통해 새로운 국제관계를 재정립하려는 국가들이 등장했다.

여기에 제일 먼저 뛰어든 국가는 중국이다. 이탈리아 병원에서 환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3월 14일, 중국의 적십자 소속일행과 중국에서 코로나19와 싸운 경험 있는 여러 명이 의사들, 그리고 인공호흡기, 20만 개의 마스크를 실은 비행기가 로마에 도착했다. 이어 중국적십자 책임자들이 탄 이 비행기는 여전히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평상시처럼 활보하고 있는 밀라노로 향했다.

이 중국일행들의 도착 소식을 중국 언론, 특히 국제 외신기관들 기자들이 몰려 보도했고 이탈리아 루이지 디 마이오(Luigi Di Maio) 외무부 장관도 그들을 환영하기 위해 공황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탈리아는 2019년 베이징에서 “새로운 실크 로드”에 관한 양해 각서에 서명 한 최초의 G7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 다음으로 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3월 22일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개인명령에 따라, 러시아 비행기 한 대가 100명의 군의관, 마스크, 장갑, 인공호흡기, 등 모든 가능한 장비를 갖춘 8대의 이동식 장비를 싣고 이탈리아 파트리카 디 마르(Pratica di Mare)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Luigi Di Maio) 이탈리아 외무부장관은 전 세계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 러시아 정부"의 이미지를 방송하는 카메라 앞에서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쿠바 역시 이날 54명의 의사와 간호사를 실은 비행기가 밀라노에 도착하여 인도주의적 지원에 동참했다.

이러한 중국·러시아·쿠바의 인도주의적 연대의식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물론 그들의 인도적 지원들이 정치·외교적 선전 수단의 성격도 지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비극적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에 직면해서 지역·정치적·외교적으로 우호적인 국제관계에만 의존할 수 없다.

즉, 이탈리아는 이번 ‘코로나19의 위기’를 겪으면서 이미 2015년 ‘난민문제’로 연대에 금이 간 유럽연합국들을 지역·정치적·외교적으로 진정한 우방 동맹국으로 삼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국경폐쇄와 독일과 프랑스에 의해 결정된 마스크 수출에 대한 제한은 필연적으로 이러한 이탈리아의 고민을 더 하게 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늦게나마 독일정부는 3월 23일 독일병원들이 이탈리아 환자들을 받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럽기관들이 지난 주 전례 없는 규모의 금융조치를 취하여 러시아와 중국의 인도적 지원보다 훨씬 높은 비용으로 이탈리아를 돕고 있다.

아무튼 유럽연합(EU)은 코로나19의 살인적 전파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의 보건·위생 연대가 실제로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여 ‘전염병 후 단계’를 포함한 경제적 연대가 확립되어야 유럽 전체가 소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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