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 =손영철 전문기자]

[시사뉴스피플=손영철 전문기자] “여자라고 바람피울 줄 몰라서 안 피우는 게 아니야. 부부로서 신의를 지키려고 자제하는 거지. 본능은 남자한테만 있는 게 아니야”. 국내 리메이크 드라마 ‘부부의 세계’ 복수극 중 명대사이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緣)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펼쳐지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치명적이며 섬뜩하게 풀어가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서 제작한 불륜 드라마 닥터 포스터(doctor foster) ‘마이크 바틀렛’ 원작으로 1 천만명대를 넘는 시청률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시즌1과 시즌2를 넘어 시즌 3도 일찌감치 제작 발표된 상태이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불륜과 배신의 늪이 얼마나 가혹하고 처절한 결과를 도출하는지, 복수라는 결말에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며 마치 공개된 장소인 것처럼 타인의 비극을 대리만족하게 하고 있다. 진실과 거짓, 진심과 위선이 미묘하고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사랑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이 전율과 파격 그 자체이다.  배우 모두가 사건 역할의 끈을 가지고 있어 전개를 예측 할 수 없고 시청자들은 출연배우에게 미움과 동정이라는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한다. 그저 바람난 남자와 상간녀라는 막장 드라마로 그렸다면 이토록 열광적이지 않겠지만 앞으로 여주인공이 배신한 남자를 지옥보다 더한 곳으로 파멸시킬 냉철한 복수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소름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낀다.

불륜? 결혼하여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타인과의 성적 관계를 맺는 것으로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세상은 대체로 바람을 피운다고 표현한다. 불륜은 엄격히 금지되지만 한발 담그면 어느새 인가 발이 푹 빠져 겉잡을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고들 한다. 한 심리학자는 ‘인간이 불륜을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불륜을 저지르는 이유가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인간특유의 본능이기에 막을 수는 없어 불륜도 사랑의 일종으로 봐야하며 그래도 사랑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한 실험에서는 불륜을 저지르는 것은 '바람기 DNA' 때문이라고도 했다.  남녀 상관없이 더 강력한 형태의 DRD4( 불륜, 외도, 바람끼 신경전달물질) 유전자를 가진 그룹에서 그렇지 않는 그룹보다 하룻밤 정사나 외도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두 배 더 많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일본 도호쿠대학 행동유전학의 교수의 ‘바람 피우고 싶은 뇌’ 저서에서도 위와 일맥상통한 결론을 내기도 했다.  사회적 존재이자 동물인 우리는 불륜도 유전적 기질 외에도 성장 과정이나 가족 경험, 사회의 성적 관습 및 시대의 변화로 인해 또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세인들이 '불륜'이라는 행위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양하다. 사실 필자가 취재한 지인에 의하면"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은 흔하다. 심지여 단순 바람을 넘어 배우자가 있는데도 집에까지 불러 들여서 막가는 난혼(亂婚) 생활을 하고 있다" 라고 전했다. 이런 사람의 광풍(불륜)은 생물학적 근거가 있을까? 본능보다 유전자 기질이 남다르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뿐 방패막이란 없다. 어떤 일이 자신에게 닥쳤을 때, 사회가 만들어둔 가치 체계 내에서 그 행동에 책임을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모두 각자의 선택과 판단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부부의 세계’ 불륜 드라마를 보는 감정정리의 책임도 시청자들의 각자 판단이고, 실제 불륜에 직면한 현실의 부부의 세계도 이 또한 각자의 선택에 대해 책임질 몫이 생긴다. 실제 부부의 세계는 누가 바람을 핀다 해도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 어려운 현실에 있다. 다만 더불어 사는 세상, 특히 가장 그 모습이 집약적인 부부의 세계에서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의 주체는 자신임을, 그래서 모든 댓가를 달게 받아야 함을 직시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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