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후보가 대통령 될 것”이라는 확신 100%
지난 달 중순에 방문한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의 캠프에는 일반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을 훨씬 넘기고도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기 움직이고 있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도 가득이고, 사무실 구석구석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다. 한눈에 봐도 어림잡아 50여명은 훌쩍 넘는다. 이명박 캠프의 박정하 공고부 담당은“실제 용산빌딩 3층과 10층에 상주하는 인원만 친다면 70여명이 될 겁니다. 실제 자기 책상과 자리가 있는 사람들이 그 정도이고, 나머지 캠프를 들락거리는 인원까지 하면 100여명은 훌쩍 넘을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이명박 캠프에는 차를 타주는 서비스를 하는 사람부터 중책을 맡고 있는 본부장들까지 거의 모든 사람이 자원봉사자다. 박 단장은“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이명박 예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했다. 20대 중반부터 많게는 70대 이상의 위원장, 본부장, 참모들까지 캠프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그 역할만큼이나 다양한 이력과 출신들이다.
실제 이렇게 분주하게 캠프가 운영되고 있는 곳은 현재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후보와 이명박 후보 정도다. 범여권의 경우 손학규 후보와 이해찬 후보가 그나마 가장 큰 규모로 캠프를 운영 중이지만 이 역시 아직은 비공개적인 부분이 많다. 8월 이후 현재 서대문구에서 여의도로 캠프를 확장 이전할 예정인 손학규 후보는 7월 내내‘민심장정’을 떠난 터라 캠프에서는 다소 분주함이 덜 한 편이다. 정동영 후보 역시 캠프 인원과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한 인원 수를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대부분 여의도 국회 맞은편 빌딩에 대선 예비 후보들의 캠프가 모여 있긴 하지만 범여권의 경우 대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본격적인 선대위를 꾸리지 않은 캠프들도 여럿 있어 본격적인 경선이나 대선 행보가 구체적이지 않은 상태다. 범여권의 김두관 후보 캠프 역시 소규모지만 내실을 갖춘 중진들이 모여 김 후보를 돕고 있다. 지방에 분포된 지지세력이 다수인 김 후보의 경우 서울 캠프에서 활동하는 인원은 현재 10명이 채 되지 않고, 김 후보의 수행 인원 또한 2명 이상 되지 않는다. 김 후보 캠프의 김덕문 홍보국장은“한번 움직일 때마다 대거 인원을 몰고 다니는 타 후보들에 비해 효율적으로 대선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 측 인사가 이명박 후보의 친인척 자료 유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확인됨에 따라 후보 간의 기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박 후보 캠프 소속 홍윤식씨가 이 후보의 친인척 주민등록초본 발급을 의뢰한 사례와 같이 각 후보들의 캠프에는 수많은 사람이 소속되어 있어 정작 후보 자신과 선대위원장과 캠프 총괄 담당이 모르는 인원들도 많이 있다. 각 캠프는 보통 행정팀, 수행팀, 전략기획팀, 미디어홍보팀 등으로 세분화되어 담당 부서 위원장과 본부장, 단장 등으로 조직화되어 업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제 단장 이하의 직분을 담당하는 인력들은 본부장 선에서 면접을 보고 캠프 일원이 되기도 하고, 주위 추천을 통해 캠프에 정착하기도 한다.
작은 움직임도 크게 조명되는 폴리테이너

전면에 나서지 않은 폴리페서도 다수

표면적으로 드러난 인원이 이 정도이지 실제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문 활동을 펴는 폴리페서들은 더욱 많다. 교수 출신의 손학규 후보는 300여명 규모의 자문교수단을 확보하고 있으며 정동영 후보 역시 작년 2월 당의장 경선 때부터 자문단을 꾸려와 그 규모가 200여명에 이른다. 이해찬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자문단 규모가 적은편이지만 자문단 구성 또한 일반적인 폴리페서가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직 국가기관 출신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봉사자들의 활약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대선 후보와의 친분을 사칭하거나, 대선 캠프 소속을 사칭하는 일명‘대선 브로커’들의 등장이 시작됐다. 이들은 음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들은 실제 각 대선후보 캠프의 명함을 준비하고 다니며 자신을 소개하고 사설 조직을 만드는가 하면, 자금을 끌어모으는 적극적인 사람들도 있다. 실제 대선 캠프에는 특정인의 이름을 대면서 캠프 소속 확인을 문의하는 전화가 종종 걸려오고 있어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분야에서 대선을 향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선 후보들의 캠프를 운영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여의도 사무실 임대부터 대선 후보 움직임 그 자체가 막대한 돈이 필요하고, 캠프 운영비만 해도 한 달 수천만원이다. 박근혜 캠프에서는 후원금 모집을 내건지 열흘만에 3억 6천만원의 후원금을 모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루 4천만원씩 모금을 한 셈인데 후원한 사람은 총 450명이다. 이중 40여명은 129만원 이상 되는 고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90% 정도는 소액기부자이고 익명의 기부자도 상당수 된다. 선관위는 경선 비용 모금 한도액을 23억원으로 측정하고 있어 이달 19일 경선 전까지 모금이 가능하다. 한나라당은 경선을 앞두고 합법적인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지만 범여권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손학규 후보는 100여명의 캠프 식구들에게 활동비를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모두가 자원봉사로 손 후보를 돕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는 2차 민심장정을 수행중인 손 후보는 한번 움직일 때마다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정동영 후보 또한 현재까지는 사비를 털어서 캠프를 운영하고 있지만 범여권 소속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단법인, 사조직의 회비로 자체 운영되고 있는 정 후보의 캠프에서도 다수의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있다. 범여권의 대통합과 경선 로드맵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범여권 후보들의 열악한 재정상황은 실제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캠프에 소속된 사람이라고 사칭을 하는 브로커가 등장할 정도로 대선 후보 캠프 소속은 여러 가지 의의를 가진다. 대부분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자원봉사자들이다. 지지율이 가장 낮은 후보를 모시는 캠프 사람들부터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를 모시는 캠프 사람들까지 대선 후보 캠프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시고 있는 후보의 경선 당선과 예비 대통령을 확신한다. 실제 그런 확신이 없다면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해가며 대선 캠프에 붙어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마는 그들의 확신 정도를 보면 실제 대통령을 모시는 것만큼 비장하다. NP
장인혜 기자
inhye@inewspeopl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