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치판은 춘추전국시대의 전초전이다. 가시권 안에 있는 대권예비주자들은 본심을 극도로 숨기며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 듯싶다. 여론조사를 빌리자면 지지율의 순위는 분명 존재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도래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지지율의 순탄한 항해는 결코 보장받을 수 없다. 아직은 서커스의 접시돌리기 막대위에서 위태롭게 회전하는 접시일 뿐인 것이다.
차기대권 주자들의 특징적 자질
고건 국민통합, 박근혜 복지, 이명박 경제, 정동영 통일. 요즘 각 언론사들이 각종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여야를 대표하는 차기 대권주자들을 각각 특징적인 자질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건 전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이른바 ‘빅(Big) 4’ 대권 주자들은 각각 국민통합과 복지증진, 경제발전, 남북관계 개선 등 의 과제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에 꼽혔다. 이는 차기대권 주자들이 단순 호감도를 넘어 특정 분야에 관한 한 ‘전문가’ 이미지를 어느 정도 구축했음을 보여준다. 향후 대권 경쟁에서 특정 이미지를 선점한 주자들의 방패 전략과 이를 빼앗으려는 여타후보들의 정책적 공략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얼마 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모친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많은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그중에는 대권후보로서의 가시권 안에 있는 인물들도 정치적 입지를 반영한 듯 들러 갔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조용히 다녀갔고 별다른 동행 없이 혼자 상가에 들어선 고건 전 총리역시 특별한 흔적 없이 차분히 조문을 마치고 그곳을 떠났다. 그들과는 달리 이명박 서울시장은 선거 유세하듯 화려하게 등장해서 제법 많은 사람들과 술잔을 부딪친 후 요란하게 퇴장했다. 이해찬 총리는 대정부질문 후 인지라 별로 유쾌한 소리는 하나도 못 듣고 돌아갔고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조용히 다녀갔다. 다만 여야의 예비 대권주자 가운데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만이 유일하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회창 전 총재의 모친 빈소를 찾은 여야 대권후보들의 모습에서 각자의 개성과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이 다른 것처럼 이들이 다녀간 뒤에 남긴 흔적에서 그들의 특징적 자질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것은 이미 시작된 대권가도의 밑그림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듯한 장면들이었다.
고건의 국민통합능력
“고건은 편을 가르지 않고 그에게는 정파가 없다”
그가 지역과 계층과 성별과 이념을 떠나 국민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어려운 양극화 시대에 큰 국가과제 중의 한줄기인 국민통합의 능력을 갖고 있는 정치지도자로 비춰지는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다. 고건 전 총리는 절차적 합리성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그의 이름 앞에 전직 명을 무엇으로 달아야 할 것인가가 고민이 될 만큼 많은 관직을 두루 역임했으며, 대부분의 행정적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기에 '행정의 달인'이라는 찬사를 받아 온 것 또한 사실이다. 반면에 관료로서 고건 전 총리의 이력을 두고 일부에서는 ‘처세의 달인’ ‘무사안일의 표본’이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소신파나 직언파였다면 지금껏 살아남았을 수 있었겠는가 하는 지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 전 총리가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그와 독대한 한 정치권의 인사의 말을 빌리면 “확고한 권력의지가 읽힌다”고 했다. 남이 차려주는 밥상만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 전 총리는 이 인사에게 “젊고 좋은 사람을 좀 모아 달라”고 도움을 청했다한다. 그것은 곧 자신의 의지로 직접 뭔가 작품의 틀을 짜보기 위한 의중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빠지지 않고 모든 정권으로부터 행정가로서 부름을 받았다. 역대 정권이 정국의 안정을 꾀할때 능력 있고 깨끗한 사람, 즉 능력과 청렴을 갖춘 인물로 고건을 낙점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는 기꺼이 들어가서 위기나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 또한 자신의 색깔론에서 그는 비정치인, 비정당 출신으로 어느 정권에도 줄을 서 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것은 곧 어느 정파로부터도 휘둘리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그는 특정 정권에 봉사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봉사를 해왔다고 자평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는 권위주의 시대에 반권위주의적 행보를 보여주었다. 부정부패가 대세여서 오히려 청렴한 관리가 왕따 당할 때에도, 다산의 사상을 흠모하며 깨끗한 관직을 세우려고 애썼다. 책임은 정책의 결과와 연결된다. ‘성공한 정책을 도출해 내는 것이 책임 있는 지도자의 길이지, 독불장군처럼 결단력을 보이는 것만이 책임지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라는 것이 그가 갖고 있는 소신일 수 있다. 실상 국민 대다수의 복리를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현시키는 일은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일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한 인간이나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진정한 용기의 발현이라고 보아야 할 대목이다. 고건은 정치권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권에 빚진게 없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자유롭다. 바로 그 점이 국민이 바라고 있는 새로운 통합의 정치, 상생의 정치, 민생의 정치를 그가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표출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요란 떨지 않는 그의 성향을 대변하듯 아직 그의 행보는 부드럽기만 하다.
박근혜 대표의 정치론
10.26재선거가 치러지던 날 박근혜대표는 승리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다. 이날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일과 겹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박 대표는 활짝 웃을 수 있었다. 10.26 재선거에서 싹쓸이한 여세를 몰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권가도에 가속도가 붙는 인상이다. 박 대표는 국가정체성이라고 하는 의제를 통해 다소 흩어진 당내 세력을 결집하고 ‘보수’를 표방해 정권재창출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중앙위원회는 11월8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한나라포럼’을 주최했다. 이날 참석한 박 대표는“내년 5월 지방선거와 2007년 정권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면서 “무능한 정권이 들어와 국민을 피눈물나게 했으니 다음 대선에서는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 국민을 고통에서 구해야 한다.”며 사실상 대권도전의 포부를 열었다. 이를 위해 호남과 충청지역에 대한 배려를 강화하고 젊은 디지털 정당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연설 내내 정권재창출 을 위한 자신의 의지와 대표로서 지금까지 걸어온 소회와 당이 앞으로 추진해야할 정책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고 구체적으로는 “국민들이 싫어하는 정치적 투쟁을 버리고 정책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는 과제를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당이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책투쟁으로는 감세정책이라고 못 박았다. 천막 당사 생활과 천안연수원 헌납, 부정부패 연루자 척결 등 지난 1년6개월 동안의 대표직 소회를 밝힐 때는 단호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반통일’ 정당의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북한과의 교류협력과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아픈 과거사를 꺼내 놓기도 했다. 지난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어머니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세력에 의해 돌아가신 것을 생각하면 괴롭지만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개인적 아픔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런 사적인 아픔을 갖고 있는 나이기에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을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대북정책관에 대해서는 북한핵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한 뒤 북한을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오게 하고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발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11월10일 대전 지역을 방문, 충청권 민심잡기에 나섰다. 10.26 재선 승리 후 각 지역과 계층을 상대로 한 `보폭 넓히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또 행정타운 건설 추진 이후 상대적으로 친여 성향이 강했던 이 지역 민심이 최근 국민중심당(가칭) 창당 및 자민련과의 통합합의로 한나라당으로선 부담스런 고민을 안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에 취약한 당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한 초석을 다지자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의 측근은"10.26 재선거 압승과 한나라당 지지율 40% 돌파 등에 힘입어 충청권에서도`할수 있다, 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0월 재선거를 완벽한 승리로 이끈 후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어떠한 이유라도 국민들의 마음을 저버리고 제 개인을 위한 정치는 하지 않을 것 입니다. 어느 자리에 있든 자신의 정치 목적을 위해서 정치를 한다면 반드시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실의 바탕 위에는 늘 믿음이 있듯이, 진실을 아는 사람만이 상대방을 신뢰를 할 수 있는 것 입니다.” 봉사와 희생이야 말로 정치 본연의 사명이요, 정치인만을 위한 정치와 권력 투쟁에만 급급해, 국민의 고단한 삶을 외면한다면 정치는 설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박 대표의 말을 듣노라면 늘 그의 어투는 서민적 호소력에 가깝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박 대표는 재보선 승리의 효과를 꾸준히 누리고 있다, 최근 TV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자택을 공개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끼던 백자를 기증하는 등 대중속으로 다가서는 친근한 모습을 선보인 것이 지지도 상승의 원동력으로 평가됐다.
이명박의 치솟는 인기
고건총리가 안정속에 목적을 달성해 내는 스타일이라면 이명박 서울시장은 먼저 목적을 세우고 나중에 안정을 꾀하는 적극적인 리더십을 추구하는 인물로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다. 그 이면에는 그 옛날 경제계발을 제일 선순위로 꼽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동성에 대한 향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명박 시장이 이회창 전 총재의 모친상 조문에서 보인 행보는 실로 놀랄만하다. 내노라하는 정치인들이 대거 조문을 끝내고 조용히 돌아간 반면 그는 접객실을 두루 살피며 일면식이 있는 사람들과 허심탄회하게 마주 않아 술잔을 기꺼이 기울이며 담소를 나눴다. 경영인으로 오랫동안 다져진 인화법이 아직도 몸에 배어 있어서가 아닐까싶다. 청계천 복원공사완공으로 불도저 같은 그의 리더십이 큰 화제로 떠올랐고 또한 그에게 각인된 정치적 입지는 실로 엄청나다. 준공식에서 이명박 시장은 ‘누가 뭐래도 오늘의 주인공은 이명박이다’라고 시위하듯 그의 옷은 정장차림이 아닌 하늘색 두루마기였다. 그는 리더십을 말할 때 ‘통합, 정직함은 리더의 기본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만가 지고 국가를 경영하기엔 부족하고 진정한 지도자라면 비전이 확고하고 경륜과 국제 감각을 갖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능력, 즉 최고경영자(CEO)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 한국이 처해있는 현실에서 이 시장이 가슴속에 담고 있는 지지자들에 대한 자신의 표상은 경제대통령일 것이다. 또한 여론조사에서 밝혀졌듯 한국의 경제를 책임질 가장적당한 지도자로 국민들은 이명박 시장을 지목했다. 그러나 아직까진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정치인 보다는 행정가로서의 역할을 요구받는 이 시장이 당에 복귀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현실정치에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점에서는 마이너스 요인도 있어 보인다. 특히 이 시장은 지방선거라는 큰판의 선거를 이미 경험해 당심보다는 민심에서 비교우위를 주장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이고, 근래의 외곽활동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되는 측면이 있으나 박 대표와의 직접 대결에서 확실한 민심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이 시장은 11월14일 손학규 경기지사와 함께 당내 소장파 및 비주류와 연대해 당의 공식 의결기구에서 결정된 당론(대선후보 경선룰에 관한 혁신위 수정안)을 되돌려 놓기도 한 점에서는 나름대로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이번 `반란'을 주도한 원희룡 최고위원과 직접 만나 입장을 표명하고, 관철시킴으로써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당 안팎에 어느 정도 각인했다는 얘기이다. 이 시장은 차기서울시장 불출마를 이미 분명히 했다. 그것은 곧 시장임기가 끝나는 내년 당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며 대권 예비경쟁에 뛰어들 강력한 자신의 의중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은 자서전인 ‘신화는 없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시련이라는 험한 파도 앞에서 나는 우회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이 작은 용기를 사람들은 ‘신화’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의 5계명 중 첫 번째인 ‘적과도 동침하라’에서도 볼 수 있듯 그의 이미지는 이렇듯 저돌적이다.
잠자는 용(龍) 손학규
어느 지인은 손학규 경기지사에 대해 조용한 혁명가,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현대적 의미의 CEO 기질을 두루 갖추고 있는 인물 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옥스퍼드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보건복지부장관과 국회의원을 거쳤다. 이런 일련의 과거 경력은 글로벌시대를 이끌어갈 정치엘리트로서 손색이 없다. 그 역시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이다. 지금까지 지지율 면에서 상대적으로 하락세에 있지만 박근혜 대표, 이명박 시장과 함께 차기 뉴 리더 중의 한 명으로 꾸준히 예비주자로서의 대열에 편승해있다. 그의 대중 인지도는 다른 주자들에 비해 아직 낮지만 그의 앞에 열려있는 가능성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손 지사가 가진 차기 대권 예비후보로서의 장점은 무엇일까. 경기도지사는 곧 경기도 경영자를 뜻한다. 단체장으로서 수도권경영을 통해 경제마인드를 익히고 국가경영을 준비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있고 이런 실제경험이 국가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역대국가권력은 영,호남으로 대변되어왔다. 상대적으로 소외 되어온 서울과 수도권은 우리나라 최대의 유권자 밀집지역이다. 경기 광명출생인 손학규 지사는 이 중부권 지도자로 부상할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그것은 그의 대권경쟁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그동안 차기 대선의 라이벌 후보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고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 합리적인 신사 정치인이란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 손 지사 캠프 쪽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 내심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근래 손학규의 당내지지 세력은 개혁소장파를 대변하는 새정치 수요모임이다. 수요모임은 얼마 전 손학규 지사가 정부에 요구한 외국 첨단기업 공장설립 허가권 문제에 대해 이해찬 총리가 대권후보의 무리한 요구라고 응수하자 이는 “국가경영을 책임진 총리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것”이라면서 “어렵게 유치한 외국기업의 투자를 총리가 나서서 내쫓는 한심한 작태”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수요모임의 지원사격은 회원 상당수가 경기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기 때문에 선택한 행위라 할 수도 있지만 수요모임의 정치적 선택이 손 지사 쪽에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손 지사는 향후 수요모임 등 개혁소장파와 경기도에 적을 둔 의원들을 기반으로 조직적인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 중에는 차기 경기지사와 각 단체장을 노리는 재선 이상의 의원들이 적지 않아 차기 대권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위한 손학규 지사와의 정치적 연대가 충분하고 향후 대선국면에서 다크호스 지지세력으로 돌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박근혜 대표가 재보선 승리로 대권지지율에서 이명박 시장과 손학규 지사에 앞서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로 두 사람이 당내로 복귀하게 되면 이들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양상이다. 손 지사는 “한나라당의 두 번의 대선 실패는 개인적인 실패가 아니라 시대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한나라당내의 세력분포를 살펴볼 때 딱히 누구누구 라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의원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대다수 의원들은 대부분 관망세를 보이고 있고 누구의 라인으로 분류되는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대선국면도 아닌 상황에서 스스로의 정치적 선택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지사의 앞에는 두 마리의 거마가 서있다. 그가 그틈을 비집고 들어가 당내의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우뚝 서려면 그만의 설득력 있는 색깔론을 구축해 적극적으로 정쟁에 몸을 던져야 할 것이다.
지지자들이 알아야할 숙제
대권주자들에겐 그들을 사랑하는 모임이 있다. 그러나 그들 모임의 활동이 무조건적이어선 안 된다.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애정이 그들의 대권가도에 마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만은 없기에 사랑이 있는 만큼 잘못된 점은 단호히 쓴 소리로 충고할 수도 있어야하고 바른 시선으로 현실을 직시할 줄 도 알아야한다. 그들 모임의 결성과 움직임이 당사자들과 호흡하고자하는 대중의 바람임은 분명하기에 그 바람이 왜곡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리더는 개인의 자질이다. 하지만 준비된 리더를 국가의 리더로 선택하는 것은 바로 국민이다. 국민의 폭넓은 지지가 없다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십은 창조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리더가 진정으로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고 양극화를 해소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되는 것은 국민의 선택의 몫이지, 정치인들의 정치놀음에 의해서 결정될 대상이 아니다.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인물들, 그들의 탁월한 자질과 오랜 정치적 및 국정경험으로 닦여진 경륜은 나라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들을 주시하는 폭 넓은 안목과 지지는 시대와 국민이 이제 그들에게 그 자산을 국가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하는데 쓰도록 요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컨대, 한국정치가 민주화된 이후에도 대권경쟁은 여태껏 수준 높은 민주정치에 부합하고 있지 못하다. 이것은 정치권에 잘못이 크지만, 반면 국민이 그들을 선택하는 시각 또한 성숙하지 못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때문에 유권자들도 그것을 우선해서 인기에 편승한 겉훝기식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대권주자를 냉철히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지혜의 폭을 한층 높혀야 한다. 이것은 언론의 한축에 서있는 필자의 간곡한 개인적인 바람이기도하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이 점이 극복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분명 질적으로 한층 더 새롭게 진일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