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태유 논설 위원]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유럽은 역사적으로 시대적 절망 속에서 서로 뭉칠 줄 알았다. 7월 21일 27개국 유럽연합 정상회담의 역사적 협정 역시 예외는 아니다. 4일간의 긴 마라톤회담 끝에 각국 정상들은 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일체화된 유럽을 향해 나아가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필요부가결한 거대한 재건계획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협정의 중요성은 유럽연합회원국들 사이에 유례없고 실제적인 경제적 연대를 도출해 냈다는 데 있다. 이 협정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에서 차용될 750억 유로 중, 390억 유로는 원조형태로 팬데믹에 가장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게 우선 전달될 예정이다.

이 같은 협정에 이르기까지 회원국들 간의 양보와 반대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수많은 산고를 겪었다. 특히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는 10년 전 그리스의 국가부도 사태 이후, 유럽의 고통을 상기시키면서 이 협정에 이의를 자주 표방했다. 결국 이들 국가들에게는 부담금이 삭감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또한 폴란드와 헝가리는 수혜국들 중 우파정권들에 비해 상환능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차별의식으로 이번 협정의 모순점을 지적하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결국 상대적으로 풍부한 예산을 가진 유럽연합 27국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는 길 밖에 없게 됐다.

지금 유럽의 집단연대는 유럽연합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모멘트가 된다. 코로나19 위기의 혼란의 상황 속에서 직면한 도전 이후, 안제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이가 갑작스레 가까워지면서 유럽회원국들이 실제적인 노력을 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엄격한 예산국가들과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끊은 메르켈 독일 총리는 코로나19에 피해를 입은 국가들을 향한 새로운 금융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유럽공동의 부채를 이례적으로 받아드리는데 동의했다. 유럽은 이들 프랑스-독일 도움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프랑스-독일의 쌍두마차가 이의 없는 연대를 증명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유럽국가지도자들은 유럽중앙은행에서 검토되고 있는 긴급자금에 보충해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좋은 리듬 속에서 대처하고 있다. 남은 것은 이 유례없는 조처가 팬데믹의 충격의 파장을 완화시키고 가능한 빨리 자리매김하도록 확신시키는 일이다.

특히, 브렉시트(Brexit) 이후 상호의존적인 의식이 강화된 유럽연합 27개국이 코로나19의 팬데믹이 국가권력들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민족주의 의식을 깨우는 세계적 위기 속에서 그들의 연합을 지키려는 의지는 높이 살만하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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