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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時評] 프랑스-알제리, ‘역사바로세우기’ 가능할까?
[사진=시사뉴스피플 논설위원]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프랑스와 알제리 사이에서 전례 없는 과거사청산에 대한 대화가 시작됐다. 과거사 관련 분쟁들이 프랑스와 알제리 미래관계에 늘 걸림돌이 되어 왔기에 이번 대화는 매우 긍정적이다.

프랑스와 알제리간 끔찍한 전쟁(1954-1962)이후 5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후 정리가 되지 않은 외상(外傷)이 남아 있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대통령과 압델마지드 테분(Abdelmadjid Tebboune) 알제리 대통령은 이 분쟁들의 해결을 위해 최근 몇 년간 진행해 왔던 국가적 시도들을 재개할 의지를 표명했다.

‘역사바로세우기’는 양 국가 간 진영논리가 아니라 휴머니즘에 입각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가능하다. 프랑스에선 역사가 벤자민 스토라 (Benjamin Stora), 알제리에선 국립문서보관소장이자 고고학자인 압델마드지드 쉬키(Abdelmadjid Chikhi)가 ‘역사바로세우기’의 권고안을 제안하도록 지시받았다.

동시적으로 프랑스-알제리 두 정상의 시도는 세계사의 유례없는 일로써 전례가 없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다. 역사의 진실을 바라보는 시각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양자 합의도출은 지중해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할 수 있지만 평화라는 공동의 가치를 향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현실적 상황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1962년 3월 18일 프랑스 정부와 알제리 임시정부(GPRA)가 체결한 휴전협정인 에비앙 협정(Évian Accords)이후 태어 난 최초의 프랑스 대통령인 에마뉘엘 마크롱은 알제리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새로운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세대에 속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벤자민 스토라에게 보낸 서신에서처럼 “역사적 문제는 민족의 삶의 중심에 있다”고 확신했다.

프랑스 전임대통령 그 누구도 ‘프랑스-알제리 분쟁’에 관한 가치중립적 자세를 취한 적이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2월 선거운동 중에 알제(Alger) 방문 시, 식민지정책은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규정하면서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대통령에 취임 후 2018년, 마크롱 대통령은 1957년 프랑스군에 의해 살해당한 알제리 독립운동가 모리스 오뎅 (Maurice Audin)의 유족을 찾아가 과거의 고문 살인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이것은 오뎅 개인에 대한 사과일 뿐 식민지배 전체에 대한 사과는 아니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49년 알제리 정복 당시 전사한 알제리 저항군의 두개골을 알제리로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존중하면서 진일보된 자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알제리의 ‘역사바로세우기’는 많은 난관과 역경에 부딪힐 것이다. 즉, 비이성적 감상적 낙관주의 태도만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알제리 정부는 프랑스에게 국가차원의 ‘사죄’를 요구할 것이고 전쟁 중 행방불명된 실종자 문제, 기록보관소 복원, 프랑스에 의해 자행된 사하라(1960-1966)의 핵 실험으로 인한 오염문제 등 풀어야 할 역사적 과제들이 남아있다.

게다가 프랑스 내부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역사바로세우기’ 옹호파와 반대파의 내분을 겪고 있다. 특히 프랑스 친 알제리 운동단체와 사죄와 반성과는 거리가 먼 복수심에 찬 우파 공화주의자들의 행동주의에 직면해야할 입장이다.

한편, 알제리 역시 난관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압델 마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은 ‘역사바로세우기’에 별반 관심이 없는 권위주의적인 정치군사기구인 ‘성전 보호자’ 세력에 의해 면밀한 감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이미 시작된 ‘프랑스-알제리 역사바로세우기’ 대화는 유익하지만 그만큼 깨지기도 쉬운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양국 간 당면한 현실적 역경을 이겨내고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선 불행한 과거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 자세와 상호 간 호의에 기초한 과거사 청산을 통해 진정한 ‘역사바로세우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NP

 

진태유 논설위원  sartre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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