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조원 중에 79조 원은 벌어들인 수익

지난 7월 31일 처음으로 100만 원이 넘는 국민연금을 수급자가 나왔다. 100만 원을 받게 되는 6명 중 4명이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급율이 2.5% 오른 덕택으로 100만 원 수급자가 되었다. 김은경 실장은“100만 원을 받는 사람 중 4명은 법개정으로 인해 90만 원 대에 있던 사람이 100만 원으로 상승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법개정과 관계없이 100만원을 받은 사람은 국민연금을 21만 원씩 19년 4개월을 부었다.



국민연금 기금은 현재 총 207조 원에 달한다. 이 중 128조 원이 국민들이 납부한 돈이고, 나머지 79조 원이 벌어들인 수익이다. 국민연금이 설치 된 1988년 이후 2006년 말까지의 누적 수익률은 7.70%, 기금 전체의 연평균 수익률은 6.39%이고, 기간 수익률은 4.39%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김문수 대외협력팀장은“국민연금은 원래 물가상승률은 보전하는 차원인데, 이보다 훨씬 더 수익률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상반기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시장보다 outperform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 기간 수익률은 1.49%로 낮은 수치다. 김문수 팀장은 낮은 채권 기간 수익률에 대해“채권을 시가평가하기 때문이며,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액면가 그대로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만 가지고 볼 때, 기간수익률 기준으로 25.70%를 기록했고, 이 때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14%였다. 이에 비해 코스피 지수는 21.55% 상승한 것을 봤을 때 시장수익률보다 더 높았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기금은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11%의 비중을 가지고 있지만, 2012년 말에는 20%이상 될 것이다.

아직도 내는 돈에 비해 받는 돈 많아
▲ 주요국 공적연금의 급여율과 보험료율
국민연금에 대한 가장 큰 관심사는‘고갈’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연금연구원 김순옥 선임연구원은“사실 부과방식으로 올해 돈을 거둬서 올해 다 쓰는 건강보험식으로 운영하면, 국민연금도 기금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어, 우리는 적립방식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 사업이 잘 되어 있다는 서유럽의 경우, 부과방식으로 운영되어 평균 20%의 보험료율을 감당한다. 김순옥 선임연구원은“그쪽 나라가 복지가 잘 되어 있지만, 그래서 힘들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니 국민연금을 적립기금 방식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정부의 계산에 따르면, 2070년까지 급여율 60%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달 내는 보험료율을 19% 인상해야 한다. 급여율 40%의 경우 보험료율은 11.20%였다. 국민연금 법이 개정되었지만, 급여율과 보험료율 사이에는 불균형이 존재한다.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될 당시 사회 보장 개념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지출을 먼저 정해 놓고, 그 지출에 맞춰 나중에 보험료율을 올리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70%의 급여율에 3%의 보험료율을 적용했다. 지금 급여율과 보험료율을 조정하고 있지만, 아직도 내는 돈에 비해 받는 돈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고갈에 대한 위험이 여기서 나온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연금연구원 김순옥 선임연구원은“40%의 급여율이면, 15%의 보험료율을 내야 한다. 캐나다는 소득 대체율 기준으로 25%의 급여율과 9.9%의 보험료율을 적용한다. 이 말을 거꾸로 하면, 우리나라는 9%의 보험료율을 내니까, 25%밖에 못 가져간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바보 아닌 이상 고갈 되도록 놔두지 않아
국민연금의 내는 돈과 받는 돈의 불균형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사실 법안 초기에는 60%의 급여율을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5%까지 높이는 방안도 논의되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와 맞지 않아 지금처럼 급여율을 줄인 것이다. 김순옥 선임연구원은 국민연금 급여율과 보험료율의 불균형을 지금 당장 해결하고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우리는 지금으로부터 60년 후를 내다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60년 후면 2067년이고, 반대로 지금부터 60년 전이면 1940년대다. 일제시대다. 미래를 모두 예측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적립기금에 대한 관리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전쟁이나 인플레이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60년 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국민연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합의와 재정계산에 의해 계속해서 변경될 예정이다.
▲ 국민연금의 적립방식과 부과방식
김문수 팀장은 국민연금 고갈에 대해“사실상 국민연금이 고갈되는 일은 없다. 5년마다 재정계산을 하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고갈되도록 놔두겠는가”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국민연금 기금이 급여율과 보험료율의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5년 마다 적정치를 조정해가기 위해 하고 있다. 앞으로의 재정 추계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인 문제도 걸려 있다. 지난 2003년 8월에 재정계산을 해 60%의 급여율에 15%의 보험료율이 나왔지만, 이 법이 통과된 것은 올해 7월이다. 다시 내년에 재정계산을 하게 되지만, 이것으로 인해 법이 다시 개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김순옥 선임연구원은“재정계산은 우리가 국민연금의 재정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하지 않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