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지역형 사회연대기금 설립 돼

(사진=(재)부산형 사회연대기금 제공)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재)부산형 사회연대기금(이사장 전장화)이 지난 9월 17일 2020년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 자녀 학자금 지원 사업’ 일환으로 미인가 대안학교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 1학기  66명에게 장학금 4950만원 지원에 이어 이날 2학기 65명에게 4875만원을 지원했다. (재)부산형 사회연대기금 발족에 큰 힘이 된 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 김두영 의장은 “노동자의 땀이 함께한 기금이 앞장서서 사회환원으로 이뤄진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는 새로운 노동문화를 창달한 일대의 사건이다. 앞으로 많은 노조들의 참여로 목표한 기금이 달성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노동자의 손으로 이뤄진 사회공헌
(재)부산형 사회연대기금은 국내 최초의 지역형 사회연대기금이다. 지난해 연말에 부산은행과 SK해운 노사가 주축으로 설립됐다. 재단 설립을 위해 부산은행은 10억원을 SK해운 노사가 3억원을 출연했다. 또한 부산은행 임직원은 매월 급여 일부를 기부금으로 출연하고 해당 금액만큼 은행이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출연한다. 
전국 최초로 노조들이 만들어 낸 기금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게 되는데, 올해에만 2번째 장학금 지원이 이뤄졌다. 취지가 좋다보니 부산 최대의 모 노조에서도 출연 의사를 타진하는 등 단 시간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장화 이사장은 “이 기금은 노조의 제안에 사측이 적극적으로 화답해 조성된 기금의 국내 첫 사례로서 그 의미가 크다”며 “이러한 취지를 살려 향후 공공기관 공기업 등 사회적 책임 또는 가치 실현의 관점으로 참여기관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 제공)

국적외항선 한국인 선원, 자가격리 면제
“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 소속 위원장들이 젊다. 선원들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는데 적극 앞장서고, 현실을 알리는데에도 주저하지 않는다.” 김두영 의장의 말이다. 실제 이들의 활약상이 눈에 띈다. 국민청원에서도 관련 글귀를 볼 수 있다. 2016년에는 ‘노사정 실무협의회’도 만들어냈다. 코로나19로 선원들의 자가격리 문제가 대두되자 불합리성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자연스레 김두영 의장도 관계기관을 찾아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이에 국내 항만에 입항하는 국적 외항선에 승선한 한국인 선원들은 하선 후 2주간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결과를 안았다. 
김 의장은 “사실 선박 내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지침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때문에 현재까지 한국인 선원 감염 사례는 없다”면서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과 한국선주협회 등이 선원들의 불이익이 없도록 함께 만들어 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선원들은 자가격리 시 통상임금의 70%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1일 10만원을 지급하는 노사합의서도 이끌어 냈다. 

사회환원에도 앞장
“수십년간 선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달려왔다. 마지막 소망이 있다면 ‘선원법 개정’을 이루고 싶다. 노동운동에 뛰어 든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김두영 의장이 꼭 이뤄보고 싶다는 선원법 개정은 해상이라는 특성을 고려한 선원들의 이유있는 목소리다. 육상근로자와 관련된 법안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해상은 과거와 별반 다를게 없다. 실제 주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해상노동자들에게는 딴 나라 얘기다. 

김두영 의장은 “현행 선원법을 보면 선원들의 위치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의 역할로만 해석되고 있다”며 “선원들의 근로기준을 명확히 해야한다. 육상과 같은 휴게시간 보장 등 근로여건을 개선해야만 국내 해운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는 선원을 위한 단체이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설립 때부터 부산 중구 내 조손가정에 대한 장학금 지원과 중구자원복지센터와 연계해 홀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김장지원을 현재까지 이어오는 등 계속해서 광폭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두영 의장은 노동인권 찾기와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보호, 저소득 생활지원 등에 대해 상담 및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노동인권연대 대표와 부산시정책자문위원과 남해해양경찰청 정책자문위원, SK해운연합노동조합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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