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린내 없이 담백한 맛이 최고

술 먹고 다음 날에 생각나는 음식 중에 설렁탕을 빼놓을 수 없다. 멀건 국물과 함께 한참 익은 깍두기랑 먹으면, 숙취가 해소되는 것 같이 속이 풀리게 된다. 옛날을 생각해보면, 설렁탕은 참 오래된 음식이다. 전통이 있는 음식이니만큼, 설렁탕을 잘 하는 집은 그 소문만으로도 손님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마포 옥 설렁탕’도 그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전통 있는 설렁탕집이다.

설렁탕은 쇠머리, 사골, 도가니 그 밖의 뼈, 사태고기, 양지머리, 내장 등을 재료로 하여 10여 시간 푹 끓여야 제 맛이 나는 음식이다. 설렁탕의 멀건 국물은 살코기와 뼈의 가용성분이 우러나와 유백색의 콜로이드성 용액 상태를 이룬다. 그러니 살코기만을 곤 국과는 다른 독특한 풍미가 설렁탕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설렁탕은 큰 솥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이다가 뼈를 넣고 끊이는데, 거품이 떠오르면 자주 걷어내고 누린내가 가시도록 생강, 파, 마늘 등이 들어간다. 고기류를 끓는 국에 넣어 국물이 뽀얗게 될 때까지 함께 끓인 후 뼈는 건져내고 살과 내장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다시 넣고, 고기가 손으로 뜯어질 때까지 끊인다. 이만큼 설렁탕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도 많이 가는 음식이다. 그만큼 음식에 정성이 많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뚝배기에 설렁탕을 담고 밥과 소금, 고춧가루, 후춧가루, 다진 파, 다진 마늘 등을 따로 곁들여 내년 먹는 사람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간을 맞추어 먹는다. 이 때 삶은 쇠머리, 우설(牛舌) 등을 따로 건져서 편육으로 썰면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진짜 마포 옥 설렁탕은 연희동 하나
▲ 항상 같은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김남희(좌)대표와 고객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아름(딸)
서울 연희삼거리에서 명지대 방향으로 200여 M쯤 들어앉은 대로변에 마포 옥 설렁탕이 있다. 마포 옥 설렁탕은 60년의 맛과 전통을 자랑한다. 마포 옥 설렁탕 맛이 워낙 알려져 유사한 마포설렁탕과 마포옥의 옥호를 내걸고 있지만, 진짜‘마포 옥’은 연희동 마포 옥 한 곳뿐이다.
마포 옥 설렁탕의 가장 큰 자랑은 탕 맛이다. 밥을 국물로 튀기기 때문에 유난히 따듯한 국물과 전혀 누린내가 없이 담백하면서도 달착지근한 김치는 마포 옥 설렁탕이 자랑하는 고유의 맛이다. 마포 옥 설렁탕의 국물은 수입 뼈가 아닌 싱싱한 국산 한우 사골을 매일 아침 들여와 핏물을 충분히 우려내고 첫 번 삶은 국물은 부어버리고, 너무 센 불에 뼈가 부서지도록 지나치게 고지 않고, 3~4차례 나누어 알맞은 불에 여러 차례 삶아 국물을 한 데 섞고 적절히 우러난다 싶을 때 뼈를 건져낸다.

좋은 맛 위해 24시간 영업 안 해
마포 옥 설렁탕 김남희 대표는“한우사골과 한우 A급 양지로만 우려내 색깔부터 다른 비교할 수 없는 국물과 맛이 마포 옥 설렁탕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보통의 설렁탕집은 24시간 영업을 하지만, 마포 옥 설렁탕은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만 영업한다. 김 대표는“맛이 떨어지지 않고 가장 맛있을 때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식은 국물도 변함없는 맛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마포 옥 설렁탕은 식은 후에도 변함없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포 옥 설렁탕은 40년 경력의 설렁탕 장인 김안수 실장의 손맛에서 탄생되기 때문에, 그만큼 맛을 보장할 수 있다. 마포 옥 설렁탕을 단골로 한 어떤 손님은“마포 옥 설렁탕의 특징은 자칫 탕국물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날 수도 있는 잡스러운 부위들을 제외하고 차돌, 양지, 사골 뼈만을 넣고 끓여 그 맛이 진하고 깊은 국물이 일품이다. 또 얹음 고기도 질이 좋은 차돌양지를 써서 맛이 좋다”고 말했다.

김치 종류만 4가지, 설렁탕과 환상궁합
김 대표가 뽑는 마포 옥 설렁탕만의 특색이라 함은 단연 주방이다. 조리과정을 볼 수 있게 주방이 개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사골과 양지 이외 다른 것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음식과 항상 깔끔한 주방을 손님들이 볼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마포 옥 설렁탕의 주방 타일의 칼라와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김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주방에서 매일 일하는 직원과 자주 오는 손님을 배려해 질리지 않은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마포 옥 설렁탕은 김치 종류만 4가지다. 겉절이, 배추김치, 석박지, 파김치 등을 설렁탕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김치의 숙성 기간을 걸쳐 손님상에 올린다. 또 국산 태양초로 볶은 고춧가루로 양짓고리를 찍어먹는 맛도 일품이다. 김 대표는‘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말자’를 마음에 새기며, 맛은 절대 속일 수 없는 것이므로,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암행어사 제도의 프랜차이즈 시스템
김 대표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김치와 설렁탕을 함께 진출시킬 계획이다.
그는“우리 입맛엔 우리 것이 최고다”라며 자신의 분명한 색깔만큼 프랜차이즈에 대한 큰 애착을 보였다. 본점에서 조리장과의 교육 후 철저한 사후관리를 책임지며 매장의 자리 위치선정과 인테리어까지 본점과 같은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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