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을 불어 넣어 만든 작품”

500여 년 전,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세계 최고의 다완으로 불리는 ‘이도다완(井戶茶碗)’이 있다. 자연에 순응하는 소박함과 있는 그대로를 힘차게 표현한 질박함이 조화롭게 담겨있어 우리 민족문화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바로 그 이도다완의 기법을 계승하여 자신만의 영성과 개성으로 새롭게 “이도다완과 이도다기”를 창작해 낸 백영기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았다.


▲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다선도예(多宣陶藝) 백영기(白榮基) 작가는 가톨릭 수사 출신으로 7년 전 도예에 뛰어든 이색적 인물이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다선도예(多宣陶藝) 백영기(白榮基) 작가는 가톨릭 수사 출신으로 7년 전 도예에 뛰어든 이색적 인물이다. 도자기를 독학으로 시작해 비교적 짧은 세월에도 불구하고 이도다완 재현의 경지에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백 작가의 작품은 우선 소지에서 다르다. 몇 군데로 한정 된 도토 산지의 흙보다는 직접 주변 지역의 흙을 채집하여 흙에서 표출되는 색감과 그 자신만의 개성 있는 디자인 감각은, 요즈음 몇 안 되는 산지에서 채집한 흙으로 만든 타 작가들의 비슷한 느낌에서 그의 작품은 차별성을 갖고 있으며, 그 지역적인 도자기 소지의 성격과 발색의 색다른 특징을 갖는다.
그는 “흙이 좋다 안 좋다 하는 것은 인간의 편견일 뿐 자연은 좋고 나쁨이 없는 그저 있는 그대로이다”라고 말한다. “다만 인간이 사물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이라” 말한다. “즉 어떤 흙이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흙이든지 그 흙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취향에 맞는 가장 좋은 느낌의 색과 성격이 있는데 그것을 찾아내고 또 어떻게 밖으로 드러내도록 하여 그 흙만이 갖고 있는 좋은 가치들을 살려주는 것이 도예가의 진정한 역할 중에 하나이며 그 나머지는 어떤 목적으로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것은 소장자의 몫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한 예술작품은 작가로부터 태어난 하나의 자식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훌륭한 작품을 하려면 먼저 작가 자신의 인품을 갈고 닦아 자신의 혼과 정신을 정제하지 않으면 안되며 바로 그 정제된 혼으로써 정성을 다하여 작품제작에 임할 때 진정한 예술품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만드는 차도구 하나하나에 정성과 혼이 담긴 명품으로서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선사하는 유익한 도자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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