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한국인 자신의 교회를 만들자’는 이념아래

복음교회가 태동될 당시 한국교회의 모습은 3.1운동 이후에 극심한 침체기를 맞이하면서 교회는 세상으로 향한 눈을 거두고 교회 안으로만 자신을 가두는 상황이 되어갔었다. 초기 한국 기독교계를 주도하고 있던 서양 선교사의 영향으로 인해 한국교회는 더 이상 정체성을 찾지 못하였고, 다만 서양 선교사들의 방향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한국교회의 모습은 현실의 개혁과 변화, 교회가 세계를 선도해야 할 본분을 도외시한 채 사각화된 고정주의와 열광주의에 심취해 있었으며, 자주를 상실한 채 오로지 일본 총독부와 서양 제국의 비위를 맞추는데 열심을 다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 전병호 총회장
점차 한국교회 일각에서는 나약한 스스로를 반성하고 교회의 해방과 개혁, 사회적 성숙을 향한 시도가 일기 시작했다. 1929년 창간된 최태용의‘영과 진리(靈과 眞理)’라는 잡지는 당시 근본주의의 우물 속에 굳게 갇혀있던 한국교회에 새로운 신학사상을 소개하였고, 이는 한국교회에서 신학운동이 일어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1935년 10월 3일 최태용은 그의 신앙동지인 백남용과 박지철 등과 함께 새로운 교회의 창립을 논의한 후 순수한 한국인 자신의 교회로서 그 성격과 대의명분을 뚜렷하게 나타내기 위하여, 세워야 할 새로운 교회의 이름을'기독교조선복음교회'로 정하였다.

조선인의 교회로서의 역할 주장
1935년‘한국인 자신의 진정한 교회를 만들자’는 이념과 생명적 신앙을 바탕으로 설립된‘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지난 2005년으로 창립70주년을 맞이하였다. 현재 복음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원교회로서 활발한 연합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최초의 연합기구로써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구다. 복음교회는 하나의 교파로 출발했다기보다는‘조선인 스스로의 교회’를 한반도에서 이루어 가겠다고 각성한 기독인들의 자주 선언이었으며, 서양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주입된 근본주의적 신앙과 신학에 대한 반성이요, 갱신을 통한 한국교회의 개혁 운동이었다. 당시‘신앙은 복음적이고 생명적이어라’,‘신학은 충분히 학문적이어라’,‘교회는 조선인 자신의 교회이어라’라고 선언하면서‘소(少)하나 순(純)교회’를 지향하고, 순수한 교회의 모형을 보여주자’는 신앙적 결단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복음교회는 70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세상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해방 후 농촌개혁운동을 비롯하여 군사정권하에서는 민주화와 인권운동, 통일과 환경운동 등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면서도, 현재 교인들의 영적성장과 함께 민족구원에 이바지하는 교회로서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총회장으로 선임된 전병호 총회장은“그동안 교회부흥이 어려웠지만 교회의 본래 모습을 되찾기 위하여 영적성장을 추구할 것이다”라며, 교회자체의 부흥을 강조했다. 원래 감독제로 출발한 복음교회 행정체제는 6.25이후 1대 최태용, 2대 백남용 두 감독의 순교 후 감독제에서 이사회로, 이사회에서 총회로 개편되어 오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생명적 복음을 지향하는 교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창립과 함께 민족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교회로서 작지만 반듯하고, 부드럽지만 분명한 교회가 되고자 노력해왔다. 한국적 신앙의 추구, 한국교회의 생명적 복음을 불어넣는 교회, 영적으로 성장하고 부흥하는 교회, 한국인 자신의 교회로써 훌륭한 인물을 배출함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복음교회는 각 지역 교회마다 빈민선교, 치매노인돕기, 재소자 선교, 노숙인 선교, 해외선교 등 복지와 선교를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총회장 전병호 목사는“교회성장을 위한 구제활동이 아닌 진심어린 마음으로 이웃을 돕는 봉사를 해야 한다”면서,“이웃사랑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교회가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목회자가 목회활동을 해오면서 분명 많은 갈등과 함께 많은 고난을 겪었을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 전 총회장은“목회자는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자이기에 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위한 삶을 살아야한다”고 말하며 목회자의 삶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는 것을 피력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얼마 전 설립한 복음신학교를 정규 신학대학으로 만드는 것을 가장 큰 숙제로 보고 있다. 현재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회복지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기독교대한복음교회의 70년 넘게 걸어온 외길이 큰 빛을 발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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