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사 김향숙

음악이 치료나 회복의 도구로 사용되어온 것은 사실 인류문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그러나 음악이 어느 정도의 영역까지 치료와 깊이 관여되어있는가는 각 시대마다 형성된 사회문화적인 환경과 질병에 대한 이해에 따라 달랐다. 근대 음악치료의 역사는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 71개 대학에 음악치료학과가 개설되어있고 약 5000여명의 음악치료사가 정신병원, 요양원, 아동/청소년 치료센터, 입원환자 병동, 노인질환 치료소 등 여러 시설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1997년 3월에 숙명여대 음악치료 대학원이 개설되면서 전문 음악치료사들이 배출되어 복지관, 병원, 학교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음악치료협회에 따르면 음악치료란 치료적인 목적, 즉 정신과 신체 건강을 복원 및 유지시키며 향상시키기 위해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것은 음악치료사가 치료적인 환경 속에서 치료 대상자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음악을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즉, 다양한 음악적 경험과 치료사와의 관계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체계적인 치료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 음악치료사 김향숙
김향숙음악치료의 김향숙 소장은 음악치료에 대해 "음악치료는 심리, 정서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창의력과 사회성 증진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음악은 신체적, 정서적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심리적인 안정을 제공하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며, 긍정적인 자극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음악이라는 큰 규범에 굳이 치료라는 전문용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인류는 음악에 의해 충분한 치료적 효과를 맛보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 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음악치료에 대해 좋은 음악, 도움이 되는 음악을 듣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감상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는 없지만 실제 음악치료에서는 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즉흥음악을 만들어보기도 하는 등의 창작활동을 통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음악적 경험을 가짐으로써 음악의 청취라는 수동성에서 능동성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체적, 정서적 장애로 인해 표현의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 한 개 정도는 다루어보게 하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음악교육을 통해서도 그 개인이 앞으로 가져야 하는 감성 지수와 유연성, 협동심, 자신감 등을 증진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음악치료는 음악교육보다 음악의 기능적인 면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음악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닌, 음악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창의력을 증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집중력과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그 목적이 된다.

딱딱한‘치료’의 개념이 아닌‘음악’의 개념
“장애아동들에게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만 음악적 경험을 통해 이들이 느끼는 즐거움과 만족감은 매우 큽니다. 음악의 힘과 기능은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반응과 정서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할 수 있죠. 위축된 아이들이 음악치료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하고, 연주를 통해 성취감을 얻으며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김 소장은 주로 장애아동을 상대하다 보면 힘에 부치는 때도 많지만, 그런 작지 않은 변화를 보게 되고 느끼게 되면 그 힘들었던 과정들이 다 사라진다고 전했다.

일반인들에게 음악치료는 일종의 의료행위로 인식되기도 하고 특정한 음악이 정해져 있어서 그 음악으로 치료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런 고정관념들은 사실과 다르다. 음악치료는 증상에 따라 정해진 음악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반응은 감상자의 상태와 음악적 선호도, 흥미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이다. 음악치료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음악 활동, 즉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즉흥 연주도 하고 음악을 창작하는 다양한 경험에 환자가 참여하면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치료 방법이다. 음악치료를 받기 위해 특별히 음악에 대한 잠재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평소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거나 음악과 친숙한 사람에게만 치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음악치료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거나 없거나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수단이다. 찾아가기 망설여지거나 무섭고 딱딱한‘치료’의 개념이 아닌‘음악’의 개념이 좀 더 크게 다가오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음악치료의 수요와 공급의 제도화 필요
▲ 김향숙 음악치료실에선 다양한 악기를 이용한 치료를 하고있다
“우리나라에 음악 치료사를 위한 정규 교육과정이 대학원에 개설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음악치료사들이 배출되었는데요, 병원이나 복지관, 특수학교 등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정규적인 일자리가 많이 부족합니다.”
김향숙음악치료의 김향숙 소장은 음악치료와 치료사의 대중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재 음악치료사를 위한 국가에서 주관하는 자격증 제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원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하면 인증서가 주어지고 음악치료사로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치료에 대한 인식이 날로 높아지고 교육부 산하의 대학들이 교육과정에 음악치료를 설치하는 움직임이 늘어감에 따라 제도적으로도 곧 보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음악전공자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음악적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므로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치료사는 임상치료를 위한 전문인이므로 이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한다.
김 소장은 “음악치료사란 한마디로 음악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자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필요를 알아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음악을 치료목적에 맞게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훈련 받은 사람입니다. 음악과 함께 사람을 만나면 참으로 소중한 경험, 이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동을 경험하게 됩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그녀의 밝은 얼굴은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음악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치료를 위한 특정 곡이 정해지지 않은 것처럼 음악치료의 대상자는 정해져있지 않다. 음악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여보자.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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