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모델링 시장을 주도할 전문 인력 양성의 산실

올 해 1월 평창군 오대산 일원에서 리히터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해 한밤중 전국을 강타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몸으로 진동을 느낄 정도였던 이 지진은 그 위력이 소형 핵폭탄 1개의 폭발력과 맞먹는 것이었다. 한반도 지진은 최근 10년 새 2배로 증가했으며, 역대 지진 규모 ‘톱10’ 중 4개가 2003년 이후 발생해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더욱이 지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건축물 내진설계도 미흡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규모 5.4에서 최대 7.0 지진까지 버틸 수 있도록 건축물은 88년부터, 교량은 92년부터 내진기준이 적용되고 있으나, 2005년 기준으로 볼 때 6층 이상 건물의 36%만이 내진설계가 되어있을 뿐이다.

지난 1988년 철근콘크리트공학 연구실을 설립하여 2004년 단국대학교 부설연구소로 승격된 리모델링 연구소(정란 소장)는 2002년 내진 리모델링 연구가 국가지정 연구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현재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내진설계를 도입하기 이전에 건축된 건축물을 대상으로 리모델링을 할 때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기술, 즉 내진성능을 보강하는 공법을 개발하는 것을 연구목표로 하고 있다.

리모델링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수행
▲ 단국대 리모델링연구소 정란 소장
우리나라에 내진설계 기준이 도입된 것은 1988년부터이다. 따라서 그 이전의 건축물은 수직적인 힘에 대해서만 안전하게 설계되어 수평적인 힘 즉, 지진에 대한 저항능력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올 초 ‘마르퀴즈 후즈후’ 등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동시 등재될 정도로 리모델링 분야의 전문가로 꼽히는 정란 소장은 “리모델링 연구소는 내진보강을 안전하면서도 용이하고,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공법을 개발하고자 출범했다. 또한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 건축물의 미관을 강조한 계획성 있는 공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으며, 내진보강을 다른 분야와 연계하여 리모델링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내구수명이 많이 남아있는 건축물에 대해 재건축을 하게 되면 건설폐기물이 발생해 환경파괴와 자원낭비라는 2중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연면적을 30%이상 늘리도록 하는 등 리모델링을 정책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리모델링의 중요성이 대두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모델링 분야의 인프라는 미흡하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자원낭비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을 권하는 것이 국가의 정책적인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리모델링 공사기간 동안 전세자금 융자 및 세제혜택 을 지원하는 등 이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30%까지 증축을 허용하고 있는 건설교통부의 정책의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확보 할 수 있도록 건축 허가시 적극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며 리모델링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지원을 강조했다. 또 그는 “리모델링은 국가경제 이익 창출을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리모델링 활성화에 주력해야 하며, 앞으로는 건축물을 신축할 때부터 리모델링을 고려한 설계가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리모델링연구소는 아주대를 주관기관으로 단국대학교, 대한주택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건교부의 노후공동주택리모델링연구단의 참여기관으로써 현재 제주 영구임대아파트 리모델링 시범사업을 수행하며 새로운 리모델링 모델을 제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
▲ 단국대 리모델링연구소는 2007년 5월 국제세미나를 개최해 리모델링에 관한 국제 정보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한편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는 지난해 3월 BK21 2단계 핵심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리모델링연구소의 정란 소장을 주축으로 ‘리모델링 요소기술 교육 및 고급연구인력 양성사업팀’을 구성했다. 이는 리모델링 공법 및 보수·보강기법 등 리모델링 요소 기술에 대한 실전교육을 강화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대학원생 뿐 아니라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교육하며, 연구결과를 건설 현장에 접목시키는데 필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대학원에 리모델링 전공을 개설했으며, 한국콘크리트학회 및 KAIST와 공동으로 연 2회 기술 강좌를 개최해 산업체에 기술 보급도 실시하고 있다. 사업팀은 이미 1단계 사업을 통해 리모델링 관련 교과과정 개설, 국제협력 프로그램 구축 등 기반을 마련했고, 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내년부터는 리모델링 전문 인력 배출에 주력하게 된다. 이후 사업이 마무리 되는 3단계에서는 2012년까지 리모델링 기술 데이터베이스화, 요소기술별 기술이전을 통한 산학 공동 사업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정 소장은 “리모델링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실무능력을 겸비한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산업체에 연구결과를 접목시키기 위한 산학협력교육프로그램으로 이미 교류 협약을 체결하여 산학 협동중인 대림산업, 두산건설 외에도 여타 산업체와의 연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리모델링 연구소를 통해 앞으로 지반과 건축물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우선 서울시의 다양한 지반의 특성을 파악하고, 각각의 아파트에 지진에 대한 위험등급을 적용해 주민들에게 공지함으로써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는 인포메이션 센터로써의 기능을 갖출 것이다. 아울러 리모델링이라는 특화된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여 지진에 안전한 건축물의 경제적이고 용이한 공법을 개발함으로써 리모델링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소로 부상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다”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국내 리모델링 시장을 주도할 전문 인력 양성의 산실이자 리모델링 활성화를 통한 대한민국 건설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활약할 단국대학교 리모델링 연구소의 앞날을 기대해본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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