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군 분석
서울시장, 참 이상한 자리다. 무엇이 그토록 매력적이기에 전직총리도 민선에 출마하여 거쳐갔고 장관 출신, 국회의원 출신들이 그 자리에 목을 메고 있다, 공교롭게 서울 시장을 거친 고건 전총리와 이명박 현시장은 강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소통령이라고도 불리우는 서울시장, 이제는 행정 수도의 위상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는데도 여전히 대통령 다음으로 막강한 자리로 인식하고 있다.

윤양래 기자

무엇이 매력인가
우리나라의 한해 예산규모가 203조원 규모인데 서울시의 예산규모는 14조원에 불과하다, 인구의 1/3이 밀집되어 있는 곳치고는 의외로 적다고 할 수 있겠으나 국가 예산 중  62.7%가 통일외교, 국방, 공공질서를 위한 예산인 것을 감안하면 중앙정부 예산의 1/5정도의 규모이니 대단하다 아니할 수없다. 그러나 예산의 규모만으로 그 매력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지방자치가 시행되고 나서 서울시장의 자리는 이전의 임명직과는 판이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서울시장 자리는 각 당의 2007년 대권 전초전이자 출마 후보자에게는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라고 할 수 있어 대권의 꿈을 품은 정치인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출마 자체만으로도 1,100만 서울시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홍보효과가 크다. 민선 2기 서울시장을 지낸 고건 전 총리와 이명박 현 서울시장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은 유력한 대선 주자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어 서울시 안팎에서는 첫 서울시장 출신 대통령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민선 서울시장 출신의 대권도전의 효시는 1기 시장을 지낸 조순 전 한나라당 총재다. 조 전 총재는 시장 재직 중인 1997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회의 창당으로 미니 정당이 돼버린 민주당의 총재로서 대선 후보에 나섰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큰 지지를 얻지 못하자 신한국당과 합당해 이회창 전 총재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고 대권의 꿈을 접었다. 그러나 2007년 대선을 앞둔 이번 서울시장 출신들의 레이스는 다르다. 고건 전 총리는 대선 주자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대통령 직무대행으로서 무난한 국정운영을 펼친 점이‘안정희구형’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 효과로 일부 조사에서 고 전 총리를 앞지르는 등‘급부상’하고 있는 이 시장은‘CEO형 지도자’이미지를 내세워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유리한 고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서울시장 자리가 대선 주자들의‘징검다리’가 되고 있는 건‘서울공화국’수장이었다는 상징성이라는 프리미엄에다가 수도 행정을 다뤄봤다는 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가 겹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한나라당-권문용구청장의 약진
현재 각종 여론조사의 분석에 의하면 일반 시민들은 홍준표 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조금 더 선호하는 반면, 대의원 및 당원들은 압도적으로 맹형규 의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에선 홍준표 의원(21%)과 맹형규 의원(20.5%)이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박진 의원(11.0%), 권문용 강남구청장(8.9%), 박계동(6.6%), 이재오(6.0%) 의원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대의원 및 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에서는 맹 의원의 지지도가 홍 의원에 비해 대의원의 경우 36.0% 대 23.8%로, 당원의 경우 29.1% 대 18.4%로 앞섰다. 또한 서울 시민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맹형규(23.8%), 홍준표(22.5%), 박진(14.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여론 조사기관 별로 차이가 있고 시기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이 후보군의 면면을 보면 권문용 강남구청장을 제외하고는 행정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결국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익히 알려진 정치인들이라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시장의 자리에 적합한 인물로서 검증된 것이 없다. 겨기서 권구청장의 약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개 지역적인 인물에 불과한 그가 전국적인 인물이랄 수 있는 박계동, 이재오의원 보다 앞서고 있다는 것에서 서울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수준이 이제는 명성 앞세워서는 안되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서울 시장의 자리가 대통령으로 가는 징검다리다’라는 별로 곱지 않은 평가에도 주목해야 한다. 서울시민은 차기 대통령감을 뽑는 것이 아니다. 서울을 위한 서울시장만을 위한 후보를 뽑을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 후보들의 공약 역시 이명박 시장의‘청계천 복원’신화를 그대로 베낀 듯이 한강변 녹지축 조성, 중랑천변 환경개선 등 친환경적공약이 주를 이루고 있고 강남북 균형 발전, 교통문제 해소, 국제적 도시육성 등도 대동소이하다.‘백화점식’공약제시로 인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라는 평도 있어후보간의 차별화를 기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모두가 같을 때에는 다른 사람이 유리한 법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이제는 공약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후보들이 내세웠던 공약의 실천 여부를 검증하는 시민단체도 있다. 이런 마당에 보다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후보가 세계적인 도시 서울의 수장이 될 것이다. 당내에 다크호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열린우리당-CEO를 찾아라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등에게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현대캐피털 회장 출신의 이계안 의원까지 포함하면, 3대 재벌의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이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고 있는 셈이다. 김혁규 열린우리당 인재발굴기획단장은 12일‘서울시장 후보로는 우선적으로 대기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최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기준에 따라 지금까지 윤종용 부회장, 김쌍수 부회장 그리고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을 만나 서울시장 후보를 제안했다’밝혔다. 김 단장은 제주지사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현명관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전 삼성물산 회장)도 만나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선거를 전후해 진대제 장관이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진장관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은 이미 공지의 사실이다. 진 장관이 노 대통령에게 어필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치밀한 준비를 바탕으로 윗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능력, 그리고 정통부 건물의 위치가 청와대와 가까워 전화보다는 대면보고의 기회가 잦은 것 등이 우선순위로 꼽힌다. 그러나 과연 이명박 시장으로 인해 붐을 이룬 것이 CEO출신이라고 모두 잘 할 수 있을지 그건 미지수다. 여기서 이명박시장의 추진력에 대해 말할 계제는 아니지만 CEO라 해서 누구나 다 잘 할 수 있으리라는 것도 섣부른 판단이다. 임명직 사장을 제외하고 그 공적에 대해 호평을 받는 이는 이명박시장 밖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EO 출신이 명성으로만 일관한 정치인들보다는 한결 실속이 있을 것이다.

민노당-노회찬의 입담
노회찬, 의원이 되기 전에 그를 안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런 그가 국회의원이 되고 열우당의 유시민의원과 한 TV 토론회 석상에서 노의원의 느긋한 설법이 유의원의 속사포같은 맹공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할 말을 시원하게 했던 모습이 늘 우리의 뇌리를 사로잡고 있다. 그의 화법은 이후 민노당을 대변하기에 충분 했고 왼쪽인 민노당을 우리에게 친숙하게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다. 한 때는‘노동’하면 감옥소를 연상하기에 충분했는데 노회찬으로 인해 민주노동당이 북쪽과는 별개의 우리나라의 정당이라는 것을 강하게 인식시켰다. 이제 그가 대통령 다음이라는 서울시장의 후보로 물방에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전성을 대변하는 것이 노회찬의원의 등장이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서울은 중앙정부 못지 않게 복잡다단하다. 아직은 민노당이 그런 역할을 하기에는 우리 정서에 합당치 않다.

결론은 하나다
성숙한 시민사회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서울 시장선거다. 우리는 우리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늘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열망으로만 그쳐서는 안되고 결과로서 이를 증명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사회, 시민의식, 이것이 관건이다. 성숙한 시민은 판단을 함에 있어 명성에만 압도되지 않는다. 개인의 판단이 공동체의 목표에 적합한 지를 놓고 저울질 해야 하며 그것에 부합할 때 결국 표로써 선택을 하고 응징을 해야 한다. 허명에 사로잡히지 않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되었음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선택이 되어야 한다.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