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기 폴란드통신원

Fiat 126 은 폴란드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던 몇 안 되는 자동차 중의 하나로,  폴란드이름으로'Maluch' (말루흐) 라는 명칭까지 생기며 단연 폴란드 국민차로 우뚝 서왔다. 'Maluch'란 자동차의 아담한 사이즈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작은 것' 이라는 뜻이다. 보고 있자면 TICO 보다도 작은 것이 참으로 앙증맞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자동차에 다고 가는 사람들은 정말로 다정해 진다. 특히 뒷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해야 그나마 앉아서 가기가 조금 수월해 진다. 이탈리아에서 히트친 Fiat 500 의 계보를 이어 1972년에 폴란드 Bielsko-biała에 공장이 세워지고 처음 출시 되었으며, 이듬해 Tychy 에도 생산 공장이 가동되었다. 19880년에 100만대 생산 돌파, 85년에는 2백 만대 생산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하다가 2000년도에 'Happy End"라는 명칭을 단 1000대의 한정판 시리즈로 종지부를 찍고 생산에 막을 내렸다.
현재는 Fiat Cinquicento가 초 경량급 fiat 의 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미7년 전에 생산이 중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maluch는 여전히 폴란드 도로에서 당당히 건재하고 있음을 자주 볼 수 있다.
굴러 가는 모습이 참으로 힘겨워 보이는 낡아빠진 maluch 에서부터, 자동차의 색깔이 문짝과 지붕 그리고 차체 색깔이 제 각각일 정도로 온갖 풍파와 사고를 견뎌내고 수리와 부품 교체의 흔적이 역력한 누더기 maluch, 뻔쩍 뻔쩍한 가죽 시트와  매끈한 도장으로 개조되고 튜닝 된 럭셔리 maluch 등 그 형상도 다양하다. 그나마 자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라는 은근한 애국심 때문인지, 향수 때문인지,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필자 생각은 저렴한 가격) 덩치에 안 맞게 폴란드인의 Maluch 사랑은 아직도 계속되어 Maluch 팬 들 사이에 동호회, 튜닝 정보 교환, 부품 판매 등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다. 현재에도 온, 오프라인 중고 시장에서 Maluch 를 구입할 수 있는데 상태에 따라 한국 돈10만원 ~ 6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급 자전거보다도 저렴하다. 덜덜거리는 게 좀 불편해서 그렇지 단거리 통근 길에는 안성 맞춤이다. 물론 유지비도 저렴하다.
그러나, 덩치가 크시거나, 키가 크신 분들은 구매 전에 고민 좀 해보시길.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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