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학교상 제시한 명지고등학교
‘명지고형 교과서’로 사교육 받는 학생 줄여
통계청의 '2007년 사교육비실태조사 결과'에따르면 국내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20조400억 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초등학교는 10조2천억 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웃돌았고 중학교 5조6천억 원, 고등학교 4조2천억 원에 달했다. 2007년 기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2만2천원으로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의 사교육비는 1인당은 28만8천원, 참여율은 77%, 참여시간은 주당 7.8시간으로 집계됐다.
사교육비의 대부분은 선행학습을 위한 것이었고 서울지역일수록, 부모의 교육 및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 참여율이나 교육비규모가 컸다. 특히 소득수준에 따라 상위와 하위 교육비 격차는 8배에 달해 제 기능을 못하는 공교육과 소득에 따른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고등학생은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상대적으로 낮아도 참여 학생의 사교육비 부담은 일반고의 경우 1인당 38만8천원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준으로 중학생은 31만4천원, 초등생 25만6천원으로 사교육비를 받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격차가 심했다. 또 초중고생 10명 중 7명은 사교육을 받고 있어 그렇지 않은 학생은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월평균 사교육비 부담은 20만 원대가 전체의 18.8%로 가장 많았으나 50만 원 이상도 9.3%에 달했다.
‘명지고형 교과서’와‘3무(無)정책’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 얻어
사교육시장이 한 해 20조를 웃돌 정도로 비대해졌다는 것은 이미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예다. 이명박 정부가‘공교육 2배, 사교육비 1/2’를 표방하며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공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명지고등학교(www.myongjigo.net)가 공교육의 바람직한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명지고는 1학년 10개 학급, 2학년 7개 학급의 영어?과학?사회?수학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며 학생이 원하면 누구나 영어반에 배치되고, 영어 수업 뿐 아니라 독학이 가능한 과목별 보조교과서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명지고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과서는 지난 2003년부터 2년간의 자료 수집을 거쳐 명지고 교사들이 자체 개발한 보조교재다. 일반 교과서의 교과 내용은 물론, 학생의 이해를 위한 풍부한 읽을거리와 5년간 내신 및 수능 기출문제, 시중에 나와 있는 참고서와 문제집 내용까지 정리되어 있어 학생들이 다른 참고서나 문제집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자료수집 기간만 2년을 넘겨서 탄생한‘명지고형 교과서’는 23개 과목 62권(1학년 11개 과목 32권, 2학년 12개 과목 30권)으로, 자체 개발한 이 교과서를 사용한 이후 지난 7월 학교 자체 조사결과 3월 학기 초보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15%나 감소했다. 또한 수업방식도 변화시켜 교사들이 학생들의 이해도에 따라 기본 개념을 정리해주고 질문에 답해주면서 토론식 수업이 가능해졌다. 또한 일 년에 4시간‘생애 설계’생활지도를 실천하며 무체벌?무촌지?무탈락의‘3무(無)정책’을 통해 바람직한 학교상을 제시했다.
변화의 주역은 전주대 총장 출신 박성수 명지고 교장

김경수 기자
comdor2@inewspeopl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