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를 넘나드는 투철한 봉사정신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부산 동래구를 찾을 때면, 어김없이 들리는 인물이 두 명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참 봉사인으로 지칭됐다. 수십년간 한결같은 마음을 담아 국내외에서 희망의 손길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은 20년 넘게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제라이온스협회 355-A 부산지구 장준용 제1부총재다. 또 다른 인물은 아름다운이치과 이형모 원장으로, 의료사각지대를 찾아 순수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아름다운이치과 이형모 원장. 각종 SNS나 매스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취재원을 통해서도 그의 미담을 들어왔다. 기자의 촉은 틀림이 없었다. 늘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거절의 말. 수 년이 흘러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이 원장이 반대이유로 내세웠던, ‘바쁨’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나니 오히려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본업인 치과의사로, 밀려드는 환자를 치료하기에 여념이 없는 그다. 틈만 나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무료진료도 떠난다. 국제구호NGO나눔재단 ‘월드채널’에서 헌신하며 해외의료봉사활동도 떠난다. 주민자치위원으로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내달린다. 지금까지 그가 무료진료한 환자만 2,000명이 넘으며, 봉사 수혜자는 1만여 명에 달한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세탁기 기증
자연스레 첫 질문은 봉사와의 인연이었다. 가난한 가정의 삼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오직 부모님을 호강시켜드리겠다는 일념으로 공부에 매진해 현재의 치과의사가 된 그다.
당시 도시락을 못 싸갈때면 수돗물로 배를 채우기도 했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학비가 부담스러웠지만, 매사에 긍정적인 성격인 그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장학금을 타자.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자”로 마음먹은 그다. 대학 때도 치의예과 특성상 등록금 외에 실습비가 많이 드는데, 늘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틈날 때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극복했다.
가난은 그에게 고통이 아닌, 새로운 삶의 도전이었다. 또한 직접 겪었던 현실을 되새기며,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게 됐다.
봉사의 시작은 1985년 부산대 치의예과에 입학하면서 든 동아리 활동에서다. 당시 장애인 복지시설인 선아원을 방문, 정신지체 아이들을 돌보았다. 그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은 커져갔고, 동기들과 손수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모은 돈으로 세탁기도 기증했다.
1994년 부산 금정구에 개원하면서부터는 본격적인 선행의 길을 이어가게 됐다. 부곡4동 주민자치위원으로, 본업을 살려 어르신들 무료틀니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나아가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한 무료진료도 이어갔다.
그의 열정에 하늘도 감동한 탓일까, 사세는 커져갔고 2006년 동래지하철역 앞으로 이전 개원하게 됐다. 치과의사 4명도 채용했다.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미국 뉴욕치대에서 첨단의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됐다. 또한 봉사영역을 해외로까지 넓혔다. 국내에서도 어르신들을 모시고 ‘100세 시대의 치아건강’에 대한 강연과 독거노인을 위한 식사대접 및 치과진료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캄보디아 ‘국가재건훈장’ 받아
이형모 원장은 한 가지에 꽂히면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어렵다는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공부한 그다. 대학원에도 진학해 치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치의학 박사과정도 최단기간에 수료했다. 10년 동안 세 가지 논문 발표와 2006년 치과보존학 및 보철학 전공 박사학위도 이뤄냈다.
봉사에 있어서도 이같은 성품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국제구호NGO나눔재단 ‘월드채널’ 부산지부장을 맡게 되면서 그의 열정도 빛을 발했다. 월드채널은 아시아 개발도상국 아동과 주민들이 겪는 가난과 질병 등을 돕기 위해 설립된 국제구호단체다.
이 원장이 부산지부장을 맡게 되면서 활동이 더욱 왕성해졌다. 그는 직접 캄보디아를 찾아 실상을 보고 그들을 돕는데 주저하지 않은 것. 실제 아름다운이치과를 통해 헌옷과 신발, 학용품, 컴퓨터 등을 기증받아 캄보디아로 보냈다. 그의 아내도 캄보디아를 찾아 태양열전등 기증식과 학용품전달식을 가지기도 했다.
어려움에 처해있는 캄보디아 주민들을 위해 2011년 국제신문사 대강당에서 ‘후원 음악회’와 2012년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자선 미술제’, 2013년 부산시민회관에서 유진 박 초청 ‘후원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나아가 2013년 전국 치과의료인이 참석한 대구 YESDEX 국제학술대회장에서 월드채널 홍보부스를 설치, 후원자를 모집하는 등 월드채널 대구지부를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일회성이 그친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캄보디아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캄보디아 정부는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 등급의 ‘국가재건훈장’을 이형모 원장에게 수여했다.
청소년을 위한 선행에도 나서
2014년부터는 청소년들을 위한 봉사에 심취하게 됐다. 역시나 그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가 불을 지폈다. 대표적인 것이 호통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만든 사법형그룹홈인 ‘쉼터’에서 보호관찰 청소년들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쉼터는 보호자를 대신해 비행청소년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사실상 뜻있는 운영자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원장은 ‘소년들의 재비행률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임을 알고 정기적인 후원을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2017년에는 천종호 판사가 시작한 청소년 복지사업 중 하나인 청소년회복센터 ‘반디’에 승합차를 아름다운이치과 이름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2006년부터 무궁화장학회 회원으로 참여해 장학사업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사무국장을 맡아 30주년 행사를 치러내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동래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에 가입해 사무총장과 선도분과위원장 등을 맡아 지역발전과 치안행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무료급식소에서 펼쳐지는 치과진료
국제라이온스협회 355-A 부산지구 회관 앞을 가보면, 아침부터 줄줄이 늘어선 행렬을 목격할 수 있다. 라이온들이 정성을 가득 담아 만든 식사를 먹기 위해 어르신들이 모여든 풍경이다. 무료급식소는 부산지구의 핵심사업 중 하나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잠정 휴업 상태다.
이곳에서도 이형모 원장의 아름다운 손길이 함께한다. 이 원장은 충렬라이온스클럽에 2009년 가입해 현재 2020~2021 기획부총재를 맡고 있으며, 2018년부터 무료치과검진과 틀니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
이 원장은 “배식시간이 오전 11시부터인데 8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보게 됐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변함이 없었다”며 “기다리는 시간동안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았고, 치아건강 강연과 진료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형모 원장의 좋은 취지에 직원들도 동참하게 됐다. 직원과 치위생사들은 이 원장과 함께 치아진료 및 무료급식봉사에 적극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곳을 찾은 어르신들은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던 치아진료를 무료로 보게 되면서 크게 만족하고 있다.
한편, 아름다운이치과는 임플란트와 교정치료에 특화 돼 있는 병원이다. 이외에도 투명교정과 치아와 잇몸미백, 심미보철, 앞니성형, 레이저치료, 시린이, 입냄새 등의 진료에도 앞서 있다.
무엇보다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데,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 장비, 멸균 및 소독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이치과는 부산 경남 최초로 ‘치과용 CADCAM’과 ‘전자차트’를 도입했으며, Trione system(보철물 제작 밀링기) 도입 역시 초창기 멤버다.
특히 매달 전직원이 다른 주제를 가지고 전체회의를 가지며 남다른 의료서비스 실현시키고 있다. 이날에는 외부강사를 초청한 강의도 이어지는데, 직원들이 보다 전문성을 갖고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