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왜 우주에 가려고 하는가 > 인간은 지구 안에서 살기 위해 지구 밖에서 그 해결책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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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우주에 가려고 하는가 > 인간은 지구 안에서 살기 위해 지구 밖에서 그 해결책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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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혜 기자
입력 2008.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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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을 좌우하는 우주 개발
지난 달 19일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지구로 귀환했다. 8일 저녁 우주선에 탑승해 지구를 빠져나간 지 11일만에 이소연씨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우주에 첫 발을 내디딘 이소연씨의 활약은‘우주’라는 공간을 직접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우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에게 우주는 어떤 세계일까. 왜 사람들은 우주에 가려고 하고, 우주의 모습에 신비감을 느끼는 것일까. 자고로 인류가 살아온 이래 우주에 대한 관심을 버린 적은 없었다.
우주선이 발사되고, 우주비행을 해 국제우주정거장에 안전하게 도킹되는 순간 모두를 전 국민이 TV로 지켜볼 수 있었고, 우주에 머무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김연아 선수는 이소연씨와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교과서를 통해 보고, 은하나 별자리 사진을 보고, 달에 착륙한 최초의 사람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우주에 대한 실질적인 개념을 갖지 못했다. 아직 우리나라가 우주인 배출, 인공위성 사업과 같은 우주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탓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주에 대한 호기심의 원천인 천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매우 낮은 것도 한 몫했다. 그러나 이번 한국 최초의 우주인 배출과 이소연씨의 우주여행을 함께한 국민들은 TV방송과 여러 매체를 통해 우주 개발의 필요성과 우주 산업의 중요성, 우주의 신비로움과 우주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에 더욱 더 관심을 기울이는 동기를 마련했다. 이소연씨를 지칭하는 수식어로‘우주인’이라는 용어와‘우주비행자’라는 용어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고, 방송사의 지나친 우주 관련 보도에 국민들이 간혹 식상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1년 여의 혹독한 준비과정을 거친 후 우여곡절 끝에 우주에 갔다 온 이소연씨의 업적과 우리나라의 우주인 배출 최초 시도는 단연코 자랑스러워할 만 하다. 1957년 구소련과 미국의 경쟁구도로 시작된 우주개발은 유럽과 일본이 뒤를 이었고, 이를 통해 정치적,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도 했다. 과거 우주개발은 막강한 국가의 이미지를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고, 우주개발이 주는 위상 또한 대단했다. 그러나 실상 우주개발은 인간생활과 매우 밀접하고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고 행해지는 중차대한 사업이기 때문에 현재는 우주정거장 건설이나 행성탐사 등은 국제협력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주 밖 실험으로 고부가가치 창출
하늘로, 우주로 다가가고 싶어 하는 것은 그곳에 우리가 모르는 세상이 있다고 믿기 때문일지 모른다. 적어도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도 없다. 그러나 세상은 보다 현실적인 이유를 들이대며 우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주에서의 과학실험과 이에 따른 결과물을 획득하여 인간 현실 생활에 반영하고 이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그 현실적인 이유다. 지구는 자원이 유한하다. 고갈될 가능성이 있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우주개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주개발은 전기전자, 통신, 재료, 기계, 화학공학, 우주, 물리 및 천문 등 첨단과학기술의 집합체다. 우주는 지구에서는 수행할 수 없는 무중력 상태에서의 신재료․신물질 혹은 신약 생성과 같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지구가 유한한 공간과 자원만을 가지고 있다면 우주에는, 다른 행성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존 자원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대기권 밖에서 고효율의 태양광 발전과 지구로의 전달체계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면 청정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 이는 지구 환경 훼손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지구 밖, 우주의 공간에 생명의 존재에 대한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현재 우주에는 관련 국가의 과학자가 무중력과 초진공환경을 활용하여 지상에서 불가능한 과학실험을 통해 신약개발, 신소재 개발 등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면서 세계의 우주기술 개발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다양한 우주실험을 하고 있는데,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상태에서 강도는 높으면서 무게는 엄청나게 가벼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든지, 효능이 높은 고순도 의약품을 제조한다든지 하는 식의 수차례의 시도와 실험을 반복한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우주의 신비를 푸는 우주 과학의 전당인 셈이다. 이러한 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인류에게 유용한 결과물을 제공한다. 인간은 지구 안에서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지구 밖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키워온 것은 천문학
▲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2007 올해의 우주사진으로 뽑힌 나선성운 모습이다. 지난 2월 미국우주항공국NASA의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적외선 이미지로 거대한 눈을 연상케 해 ‘우주의 눈’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눈 중앙의 붉은색 부분은 별이 죽을 때 내뿜는 마지막 가스층이다.
인간이 처음부터‘우주’라는 것에 탐닉한 것은 아니다. 인류는 처음에 하늘을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하늘을 바라보던 중 유성이 떨어지면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던 시절을 지나 인간은 좀 더 자세히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고, 해와 달, 별들의 변화를 관찰하게 되었다. 이것이 천문학이다. 이는 이미 고대 이집트시절의 일이다. 사람들은 정착생활을 하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기후의 변화의 강의 범람시기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었고, 그 해답을 천체들의 움직임에서 얻었다. 이렇게 시작한 천문학은 인간이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했고, 오랜 시간 천문학이 학문으로 발달해오면서 수학과 과학이 접목되어 인간은 우주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물건과 시스템과 제도들이 인간이 우주를 개발함으로써 얻어진 결과라면 그 옛날에는 천문학을 통해 인류의 삶을 발전시켜왔다.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과 시간 제도는 당연하고, 현대 수학의 많은 아이디어들이 천문학 연구 결과로 나온 것들이다. 그리스 천문학자인 히파르쿠스는 삼각 측량법을 개발했고, 로그 대수는 큰 숫자를 다루는 천문학 계산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도입된 단위다. 또한 아이작 뉴튼이 만들어낸 미적분학은 천문학 계산을 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다. 이밖에도 천문학은 항해사와 항법사들이 지구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항해, 항공운항 기술을 제공했고, 이것은 오늘날의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천문학자들이 개발한 영상 처리 기술 덕분에 의료계에는 레이저 시술이 도입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천문학의 엄청난 계산을 하기 위해 특수한 부호나 계산법 없이도 전자식 컴퓨터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인간은 매일 통신 위성과 기상 위성에 의존하여 삶을 연명하고 있다. 비행기, 트랜지스터, 라디오, 레이저 등의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도구와 시스템을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 천문학이고 우주다. 과거 천문학을 통해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 졌다면, 지금은 풍요로워진 인간의 삶 덕분에 천문학은 그 발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천문대에서의 관측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전자공학, 기계공학, 컴퓨터공학이 활용되고, 전세계의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 보다 효율적으로 우주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과거에 한 업적에 대해 천문학이 이루었던 시간과 노력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결과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
▲ 미 우주선 아틀란티스호가 이륙하는 모습으로 아틀란티스호는 11동안 NASA가 계획한 업무인 지구의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인간은 그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우주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은하들의 대집단’이라는 표현이가장 적합한데, 거대한 망원경으로 하늘 저 멀리 관측한 결과 현재까지‘은하’보다 더 큰 천체는 없고, 따라서 우주는 그 은하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은하는 무엇인가. 은하는 별들의 모임을 말한다. 약 1천억개의 별들이 타원이나 나선형, 혹은 불규칙하게 모여 있는 모습으로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우주를 접할 때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사진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상에는 빛 보다 빠른 속도를 가진 물체는 없고, 멀리 있는 은하가 더 빨리 멀어지고 있다는 법칙인‘허블의 법칙’에 따라서 우주는 끝이 있는 공간이자 개체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주는 현재에도 팽창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허블의 법칙에 의하면 멀리 있는 은하가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기 때문에 어떤 은하가 멀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그보다 더 멀리 있는 은하는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으므로 두 은하의 사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모든 은하들 사이는 멀어지기만 하는 것이다. 우주가 은하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모든 은하들의 거리가 멀어진다면 우주는 당연히 그 크기가 늘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인공위성, 발사체, 유인우주선까지 우주는 지구로부터 관측된다. 지구인의 입장에서 우주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지구는 자전을 하고 태양을 해마다 공전한다. 따라서 우주 관측은 매일 매 시간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우주 관측은 매우 복잡하다. 탐사를 위해 좌표계는 관측자의 위치나 우주에 있는 물체들의 위치, 행성 주위를 도는 것과 행성 간을 이동하는 우주 물체들의 위치를 파악한다. 우주공간 속에서의 어떤 연구나 실험은 지구와는 그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설계에 있어서 매우 까다롭고 정확해야 한다. 부속품 하나라도 대기권 밖의 강한 자기장의 영향에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직접적으로 내리 쬐는 뜨거운 태양광선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우주를 관측하는 도구는 위성체와 발사체로 나눌 수 있다. 위성체는 소위 인공위성을 말하는데 지구에 중력적으로 묶인 궤도에서 지구를 돌면서 상업적, 과학적,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용되는 우주 비행체를 말한다.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원심력과 지구가 잡아당기는 만유인력이 평형을 이루면서 인공위성은 그 궤도를 유지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무궁화위성에 이어 위성을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우주 관측 형태인 발사체는 우주선을 지구 궤도로 올리거나 지구 중력장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로켓 장치를 말한다. 이는 무인우주선 형태로 각 단의 추진제 탱크와 발사체 구조물은 하중을 줄이기 위해 연료가 소모되자마자 분리되어 떨어져 나간다. 이후 1981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기존의 발사체에서 상당히 발전된 형태다. 기존 발사체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주요 부품을 회수하여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여러 차례 비행할 수도 있다. 비로소 우주선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는 우주왕복선은 사람과 화물을 수송한 뒤 하늘로 날아가 우주를 탐험하고 지상에 착륙하도록 설계된 유인우주선을 말한다. 최초의 우주왕복선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981년 개발했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우주로 간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어느 지역은 홍수로, 어디는 가뭄으로, 빙하의 해빙으로 인해 해류의 변동이 일어나고 갖가지 기상이변으로 인해 지구에서 인간의 삶은 위협 받고 있다. 지나친 산업화와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온 자업자득의 결과이지만 인간은 현재 이러한 난관을 해쳐나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우주’를 활용하고 있다. 우주 개발이 가져다줄 수 있는 신세계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기존의 호기심에서 우주를 탐색하고 찾아갔다면 이제 인간은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주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가 우주에 가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