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빛을 전하는 전령사 되고 싶어

선생은 이 같은 사람들의 얘기가 큰 상처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어렸을 적 방앗간을 했던 그녀의 집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굿을 했었는데 보통 2박 3일로 큰 굿이 열렸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도 그녀는 그 굿에 익숙해져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눈으로 익숙해진 기억은 무속에 대한 동경으로 변하기 시작 했고, 그 후 그녀는 대학을 다니면서 호기심 반 모험 반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역학과 동양철학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정수현 선생이 무속에 대해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게 된 계기를 제공한 것은 바로 프랑스 유학시절이었다. 소전공과목에서 개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 신비로움에 빠져 개의 기원과 전설을 살펴보다 태초의 인간이 숨쉬기 시작한 때와 같이 시작한 개의 기원이나 전설에 이미 무속이 시작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특히 프랑스는 음의 기운이 매우 강렬한 땅이었기에 숨겨진 그녀의 신기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동물매개치료 효과의 접근방법’과 ‘치매노인 환자의 상담심리와 치매노인 환자 가족의 상담심리 접근방법’의 논문을 마치고 귀국한 정수현 선생은 대학에 출강을 하며 여러 가지 논문으로 바쁘게 지던 중, 우연히 무속인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대뜸“신기가 꽉 찼네, 신굿을 받아겠어”라는 무속인의 말에 어디서 우러나왔는지 모를 기대감에 벅차 그 길로 무당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날을 더 이상 바랄 게 없던 인생의 최고의 날로 기억한다는 정수현 선생은“이 오묘하고 신비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누가 알겠느냐”며, “무당의 삶은 주어진 운명이며, 선택받은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녀는“무당의 세계는 참으로 맑고 깨끗하기 때문에 금기되는 것이 많다”며, “옥수 한 그릇을 떠서 바칠 때도 예의와 절차가 있으며 음식을 한 가지 놓더라도 순서와 절차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공을 살려 여러 대학에서 사회복지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정수현 선생은 치매에 걸린 노인들을 위해 요양원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녀는“무속인 하면 선입견을 가지고 멀리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무당은 단지 신의 말씀을 전하는 전령사일 뿐, 특별하게 다를 게 없다”며, “선택받은 자라는 생각으로 무당의 길을 축복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굿을 통해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서 있게 해주신 무속대학원 송영수 이사장님과 화가 신 화경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는 정수현 선생, 우리 고유의 재래문화 유산을 지키며 사람들에게 희망의 전령사가 되고자 오늘도 그녀는 은빛 칼날 위에 몸을 맡긴다.
문의 무당 할매당 010-2700-1197 NP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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