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토, 유럽연합이 치명적이고 대규모의 피해를 러시아에게 주겠다는 위협이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시사뉴스피플 진태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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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유럽연합(EU} 27개국 국가 정상회담이 12월16일 벨기에 브뤼셀(Bruxelles)에서 끝이 났다. 이 회담에서 EU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엔 난관이 너무 많다는 것만 서로 인식하고 별 소득 없이 폐막했다.

현재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수만 명이 집결하여 일촉즉발의 상황을 유발하고 있다.

유럽동부 지역의 위기가 확대되는 상황에 직면한 유럽 지도자들은 이 긴장과 갈등의 중심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outine) 러시아 대통령에게 올바른 접근방식을 모색하도록 촉구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대한 외교와 제재 사이의 균형에 대해 명확하고 공통된 노선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의 마지막인 이번 유럽평의회는 러시아 대통령이 10월 말부터 수만 명의 군인을 집결시킨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한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열렸다.

게다가 바이든 (Biden)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군의 철수를 단호하게 요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후속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가 나토(NATO)에게 우크라이나와 조지아(Georgia)를 통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했지만 서방은 이를 거부했다.

푸틴 대통령의 전략은 소련 붕괴 30년이 지나면서 유럽 대륙의 새로운 안보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상 이전에 먼저 유럽을 길들이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따라서 21개 국가가 NATO 회원국에 속해있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저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분열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파놓은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지금까지 주요 유럽 동맹국들과 협력카드를 사용해 왔다.

러시아는 미국에 이미 협상목록을 건넸고 이에 미국은 EU에 즉시 알리고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유럽동맹국들의 완전한 약속 없이 행동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리상 서부유럽과 러시아의 중간지대에 자리 잡은 우크라이나는 내부적으로 친서와 친러의 양극단의 세력이 2014년부터 지금까지 분쟁을 지속시키고 있다.

이런 우크라이나 국내사정을 이용한 러시아는 이미 크림반도까지 접수한 마당에 자원이 풍부한 우크라이나를 탐내고 있어 이 분쟁은 멈추기 힘든 상황임에 분명하다.

이러한 논리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돈바스(Donbass) 분쟁해결을 위해 4개국(프랑스, 독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의 협상 프레임워크(framwork)인 "노르망디 형식(format Normandie)"을 재활성화하려는 시도를 지지했다. 이 협상 프레임워크는 러시아의 봉쇄로 인해 2년 동안 중단되어왔다.

이 협상 프레임워크를 통해 러시아와 유럽·미국 간의 협의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전향점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유럽은 러시아와의 관계설정을 자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하며 미국에 주도권을 부여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러시아와 직접적으로 상대할 의무가 있다.

이번 유럽 ​​정상회담이 끝날 때 쯤 마크롱(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와 함께 러시아와의 위기극복을 위해 다양하고 협조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즉, 러시아가 도발하면 분명하게 제재를 하겠다는 신호를 주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외교 재활성화를 통해 관계개선을 추진하며 우크라이나의 경제 및 민주적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신호들이 당분간은 먹혀들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러시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미국, 나토, 유럽연합이 치명적이고 대규모의 피해를 러시아에게 주겠다는 위협이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 전체가 단결하여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고 구소련 국가들의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확고한 대가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함에도 러시아 앞에서 겁먹은 생쥐처럼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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