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루시, 러시아의 전초기지 역할
벨로루시와 러시아는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강력한 유대관계를 유지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서로간의 경제적 의존에 엮여
벨로루시 루카센코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위해서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가 절대적
벨로루시, 러시아와 NATO 국가 사이의 완충 지대 역할
그러나 벨로루시 국민은 러시아인보다 우크라이나인과 더 가깝다 생각...
러시아와 벨로루 시의 앞날은 불투명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벨로루시는 국경을 넘어 자체 군대를 보내지 않았지만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진입하기 위해 자신의 영토를 통과하는 것을 허용했으며 이번 전쟁에서 분명히 러시아의 전초기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러시아에 대한 벨로루시의 지원의 결과로 벨로루시 역시 엄청난 경제 및 금융 제재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벨로루시 많은 국내 기업들이 파산됐고 은행들은 SWIFT 시스템에서 제외되었으며 여러 수출제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로루시에서 독재정권을 수립한 알렉산더 루카센코(Alexander Lukashenko) 국가원수는 이웃 러시아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라고도 불리는 벨로루시와 러시아는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강력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벨로루시의 러시아화는 영토가 러시아 제국에 통합된 19세기 말에 시작됐다. 오랜 기간 동안 벨로루시 언어는 러시아어로 대체되고 금지되었으며 벨로루시 문화는 억압받아 왔다.
이런 러시아화는 소비에트 시대에도 계속되었으며 오늘날 벨로루시 문화는 러시아에 의해 강력한 지배를 받게 됐다. 실제로 벨로루시 도시에선 주로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특정 모임이나 반러시아 세력들에서만 벨로루시어를 사용하고 있다.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또한 서로간의 경제적 의존에 엮여있다. 벨로루시에는 석유매장은 없지만 정제시설을 갖추고 있고 러시아는 벨로루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벨로루시는 가공품을 재판매하는 순환적 경제구조가 고착되어 있다.
소련이 몰락한 후 1994년 선출되어 장기집권하고 있는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은 벨로루시 경제 붕괴를 피하기 위해 이러한 의존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
러시아와 벨로루시 간의 통합계획이 1997년부터 논의되어 왔지만 종국에는 실현되지는 못한 두 나라는 협정을 통해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협정은 벨로루시가 러시아에 의존하는 것을 제도화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양국 간에는 관세동맹과 경제협정이 존재하며 시민들은 양국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
이러한 강력한 유대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로루시 대통령은 유럽연합에도 접근하여 러시아에 거리를 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두 나라 사이에는 여러 의견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벨로루시의 독립성을 언급했다. 그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비난했지만 결국 2021년에는 이 영토를 러시아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외교적으로 벨로루시가 중립적 태도를 지향하려 노력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벨로루시는 러시아의 강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이고 틀에 박혀 있지만 일정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나름의 특정 자치를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위해서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가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서유럽국가들이 루카센코 대통령에 대에 적대적이지는 않았지만 2020년의 계기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이 26년간 장기집권을 이어서 또다시 6선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선거과정에서 루카센코 반대자들이 체포 투옥되는 공포분위기 속에서 그는 80%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 같은 선거결과는 부정선거의 결과였다. 부정선거에 저항하여 대규모의 시위가 뒤따랐고 정부당국에 의해 폭력적으로 진압됐다.
현재 루카센코 정권하에서 1000명 이상의 정치범이 억류되어 있고 오로지 권위적 독재만이 존재하여 반대를 위한 저항은 곧 죽음일 뿐이었다.
이로 인해 벨로루시는 유럽연합에 제재를 받게 되었고 러시아와는 화해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이것만이 유일한 생존방식이었으며 루카센코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푸틴에게 의존할 수밖에 처지게 됐다.
푸틴 대통령이 벨로루시의 주요 시위를 진압하는데 도움을 주게 되면서 수렁에 빠진 루카센코 정권이 러시아에 순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
러시아는 국경에 있는 모든 국가를 통제하기를 원한다. 러시아 입장에선 벨로루시가 국제적으로 특히 유럽에서 밀접한 동맹국으로 우크라이나를 경계할 수도 있고 러시아와 NATO 국가 사이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
러시아는 무엇보다 국경에 있는 모든 국가가 NATO나 EU에 속하지 않도록 통제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 벨로루시 정부는 국민의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 벨로루시 국민은 러시아인보다 우크라이나인과 더 가깝다는 사실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벨로루시인들은 이번 분쟁에서 정부의 입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기도하고 심지어 벨로루시 자원봉사자들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합류하여 러시아 군대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은 러시아와 벨로루시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