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안마사 공방 2라운드

Q. 2006년 5월, 헌재가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사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 3조 제 1항 제 1호’(보건복지부령)는 과잉금지, 법률유보 원칙에 위배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결정을 내렸다.
-2006년 위헌판결이 내려졌을 때도 시각장애인 안마사 3명이 생명을 잃었다. 안마사가 시각장애인과 일반인이 같이 영업을 경쟁한다는 것은 저희(시각장애인안마사)로서는 초등학교 야구선수와 프로야구선수와 게임을 하는 것처럼 불가능하다. 만약 위헌 판결이 내려진다면 거의 모든 시각장애인들은 일자리를 다 잃을 것이고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이들이 상당수 나올 것이다. 직업이라는 것은 단순히 생계유지의 문제가 아닌, 한 인간의 자아실현의 근간이다. 때문에 단순히 밥을 먹고 사는 수단이라 보면 안 된다. 시각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일반인이라도 직업은 삶의 의미이며 존재의 의미다. 우리에게 있어서 안마는 단순히 생계수단이 아닌 삶의 의미이자 꿈이자 희망이다. 안마는 우리에게 있어서는 직업 선택의 폭이 없는 유일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유일한 직업을 두고 정상인과 경쟁했을 때, 자본주의 국가에서 우리는 자연도태 될 수밖에 없다.
Q.대한마사지협회에서 무자격 안마시술로 규정하는 행위에는 지압, 스포츠 마사지 등도 포함되어 있다. 가장 흔한 스포츠마사지의 경우 관련 자격증까지 있지 않나.
-안마는 라디오를 고치는 것이나 벽돌을 찍어내는 것과는 다르다. 그 대상이 인체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안마는 의술이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고 인간의 신체를 다룬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위다. 잘못된 시술을 할 경우 한 생명이 왔다 갔다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안마사 제도는 그동안 시각장애인만 교육받도록 법으로 되어 있었고 교육기관도 특수학교, 안마사협회에서 운영하는 안마사수련원 두 곳 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어디서, 누구에게서 교육을 받았겠나? 그 사람들에게는 전문적인 교육기관도 없으며 전문적인 선생도 없다. 무엇을 누구에게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어떻게 했는지 존재하는 것은 스포츠마사지협회만 존재한다. 민간 자격증을 자기들 협회에서 마음대로 발급해주는 역할밖에 더 했겠는가. 그 사람들이 어디서 무슨 교육을 받고 왔는지 의문이다. 실제 얘기를 들어보면 일주일 교육받았다는 사람도 있고 한 두 시간 세미나에 참가했다가 몇 십만 원 주고 자격증을 받았다는 이들도 있다. 인간의 신체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의료법상의 안마사로 명확히 되어 있으며 제한규정이라던가 철저하게 의료인과 똑같이 적용을 받고 있다.
Q. 안마사가 되기까지 교육과정에 대하여.
-안마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교육지침에 의해 정규교육을 받도록 되어 있으며, 약 2500시간 이상 교육을 받는다. 안마수련원도 2500시간이다. 특수학교는 학령기 학생들이 배우며, 중도에 실명한 사람들, 나이가 들어서 교통사고, 산업재해, 당뇨병 등 실명한 사람들의 경우 사회복귀를 위해 안마수련원에서 교육을 받는데 이들도 역시 2500시간 이상 교육받는다. 안마사의 교육과정은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약간의 한방학, 실습, 침술학 등의 의료의 기초과목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Q. 이미 지난 2006년 헌재가 현행 의료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어 이전의 판결을 뒤집는 것이 쉽지는 않으리라 본다.

Q. 안마시술을 원하는 수요자를 충족시킬만큼의 충분한 인력이라고 생각하나.
-현재 국내의 안마사자격증을 가진 이들은 만여명 정도다. 스포츠마사지업자들은 마사지업에 종사하는 일반인들이 처음에는 백만명이라고 주장했다가 지금은 70만명이라 주장한다. 우리나라에 5천만 인구 중 경제인구는 이천만명이 조금 넘는다. 스포츠마사지업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20-25명 중 한명이 마사지사라는 말이다. 마사지샵이 전국 10만개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경제기획원 통계에 보면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것이 130만개. 그렇다면 가게 13개마다 마사지업자라는 말인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2006년 위헌판결이 났을 때 포털사이트에서 찬반 앙케이트 를 실시했을 때 7:3으로 시각장애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쪽 우세했다. 보통 설문조사는 만여명이다. 만약 스포츠마사지업자들이 100만 70만명이라면 그 이상 나왔어야 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인터넷 접근이 어려워 앙케이트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이를 추정해보면 실제 스포츠마사지등에 종사하는 이들은 한 3천여명밖에 되지 않는 듯 하다. 시중에 마사지사들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퇴폐마사지들이 많은 것이다.
Q. 마사지업에 종사하는 일반인들이 내세우는 ‘직업 선택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명제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근거다.
-미국의 경우, 공공시설에 있는 자판기 등의 운영권을 시각장애인에게 우선적으로 준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법은 있지만 관공서에 시각장애인들이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은 없다. 우리나라나 미국은 같은 법이 있지만, 미국의 경우 시각장애인이 그 자판기를 운영하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지 못하게 되면 일반인도 운영할 수 있지만 언젠간 또 다른 시각장애인이 나타날 가능성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건 그 나라의 문화다. 그런 아름다운 문화와 전통이 우리나라에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린아이가 교통위반을 하는 것을 보호해줘야 한다. 어린아이가 교통위반 했다고 처벌할 수 없지 않나. 이 기회에 장애인들을 보호하고 배려해줘야 한다는 법적 정신이 국민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법 앞에서 기회균등은 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들은 취직이 어렵고 직업생활이 어려우니 그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해줘야지, 얄팍한 욕심으로 이것마저 빼앗지 않았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합헌으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마는 직업 그 전에 생존 그 자체로, 그것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산다.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이번 기회에 국가는 국민들을 자기보다 소수이고 약자를 보호할 줄 아는 국민으로 만들어야 한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갈 것이냐 시장원리, 경제 원리에 의해 살아갈 것이냐 중요한 문제다. 국가는 이번 기회에 국민을 바꿔야 한다. 어느 교수가 “법도 일반인들이 볼 때는 딱딱하고 논리적인 것만 있다고 생각하지만 법도 온정이 있고 따뜻한 가슴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난한 자를 보호하는 것이 법이다. 이번 헌법소원을 밥그릇 싸움이라 보아선 안 된다. 인간이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사는 것이 아름다운가 생각을 해야 할 때다. NP
장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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