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편집국]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하지 못한 일을 정권을 잃고 이제 새로 하겠다는 건 몽니이고 잘못된 것이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몽니’의 사전적 의미는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 부리는 성질을 뜻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로 표현하고 있는데, 여당의 원내대표가 내년 민생을 책임질 예산안에 대해 ‘심술’을 거론한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적시하는 것이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도전이 말한 “한정된 재화를 어떻게 나누는가”가 기본이다. 그러나 현 야당을 보면 정치를 시작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가뜩이나 삼중고로 국민들의 삶은 바닥을 치고 있는데, 나눠야 할 재화 조차 못나누게 막고 있는 꼴이니 말이다.

예산안 문제는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조건없이 수용해야 하는 것이 도리다.

현재 야당이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법인세 인하는 안된다는 주장. 지금 전 세계가 경제불황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와 맞물려 가는 한국은 더 힘들 수 밖에 없다. 정부로서는 당연히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들의 활력을 제고하는 세제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 재벌특혜, 부자 감세가 아닌 국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편일 뿐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는 곧 국가 전체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라며 “투자가 유치돼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도 여야가 갈등인데, 이 문제 역시 예산안 가결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없다. 민생과는 전혀 다른 문제인데, 추후 슬기롭게 여야가 풀어나가야지, 이를 빌미로 국민들의 삶에 손을 놓는 것은 직무유기일 뿐이다.

국민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안다. 불필요한 발목잡기는 민생을 망치는 것임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주 원내대표가 말한 “국민들이 이런 행태를 낱낱이 기억했다가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주시길 바란다”는 메시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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