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열공학실험실에서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이르러

최근 들어 건축자재와 생활용품 등으로부터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실내 생활공간이 고기밀화되면서 절대적인 환기량 부족에 따른 실내공기 오염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실내공기를 개선하기 위한 환기량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만큼 에너지 절약형 환기장치 개발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 유성연 교수는 일본에 비해 시간적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최고의 기술을 개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및 고유가에 대비한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공기조화시스템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충남대학교 BK21 메카트로닉스사업단 열공학실험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열공학실험실은 현재 배기열 회수용 플라스틱 열교환기 및 이를 이용한 환기장치, 공조기용 에너지 절약형 냉각/재가열 시스템, 냉방부하 예측을 이용한 빙축열시스템 제어기법 등을 개발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절약형 공기조화시스템의 개발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공기조화장치의 국산화를 목표로 설립된 열공학실험실은 그동안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환기장치, 가스보일러용 열교환기 등의 개발에 주력해왔다.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시키는 고효율 플라스틱 열교환기
공기조화란 인체가 쾌적한 상태를 느낄 수 있도록 공기의 온도·습도·청정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공기조화장치의 발전단계를 보면 난방과 냉방장치, 가습과 제습장치를 거쳐서 마지막 단계가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환기장치다. 일본에서는 건강이나 업무·학습 능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실내공기질의 중요성이 일찍 부각되어 이미 10여년 전부터 환기장치가 사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아파트, 학교, 지하상가·대합실·병원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환기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법규가 시행되면서 환기장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충남대학교 열공학실험실(www.cnu.ac.kr/~heatlab)의 유성연 교수는 일본에 비해 시간적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최고의 기술을 개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유 교수가 이끄는 실험실이 개발한 고효율 ‘플라스틱 열교환기’는 환기장치에서 나가는 열의 60~80% 정도를 잡아줌으로써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유 교수는 “플라스틱 열교환기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알루미늄 열교환기에 비해서 열성능이 우수하고 제조가격이 훨씬 저렴하며,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종이 열교환기에 비해서 내구성이 뛰어나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로 열전달 촉진기술을 접목하여 개발한 플라스틱 열교환기에 대해 5건의 국내특허를 등록하고 1건의 국제특허를 출원한 유 교수는 ‘플라스틱 판형 열교환기의 성능에 관한 실험적 연구’로 대한설비공학회에서 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지원한 에너지자원기술개발사업으로 플라스틱 열교환기를 이용한 에너지 절약형 환기장치를 (주)가교테크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유 교수는 “이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환기장치와 배기열 회수용 열교환기의 수입 대체와 수출을 기대할 수 있고, 대부분 버려지고 있는 막대한 양의 주거용과 상업용 건물의 환기 배기열을 회수하여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냉방에너지를 30% 이상 절약할 수 있는 냉각/재가열 시스템
유 교수가 이끄는 열공학실험실은 또한 기존의 공조기에 플라스틱 열교환기 기술을 접목하여 냉방에너지를 30% 이상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형 냉각/재가열 시스템을 개발했다. 공조기에서는 제습을 위해서 실제 냉방에 필요한 온도 이하로 공기의 온도를 낮추고, 냉각/제습된 공기를 재가열하여 온도를 높인 후 공기조화 공간으로 공급한다. 이때 냉각공기와 재가열 공기 사이에 열교환기를 사용하여 열교환을 시켜 냉각에너지와 재가열에너지를 동시에 줄여 이중의 에너지 절약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될 경우 냉방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여름철 냉방수요 때문에 발생하는 전력피크 저감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실험실이 개발한 또 다른 기술인 냉방부하 예측을 이용한 빙축열시스템 제어기법은 운영자의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냉방부하 예측에 의한 빙축열 시스템의 효율적인 제어방법을 제시했다. 유성연 교수는 “기존의 빙축열 시스템은 값싼 심야 전력으로 냉동기를 가동하여, 얼음의 형태로 냉열을 저장하였다가 주간 냉방에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운전과 관리에 전문기술인이 필요하다”며 “실무에서 빙축열 시스템을 운영하는 시스템 관리자들은 대개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운영자의 운전미숙은 에너지 낭비와 기계설비들의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술개발의 배경을 밝혔다. 현재 이 제어방법은 2건의 국내특허를 등록하고 국제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며, 이 제어방법을 대덕연구단지의 연구소 건물에 적용하여 과학기술부 감사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세계적 인명사전에 등재된 유성연 교수가 실험실 이끌어
‘가스보일러용 판형 열교환기’와 ‘와류발생기를 사용한 고효율 납작관형 휜-관 열교환기’를 (주)두발가스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개발하여 상용화에 성공하였으며, ‘환기장치용 종이 열교환기’를 개발하여 상용화하는 등 공기조화장치용 열교환기 분야에 많은 업적을 쌓아온 유성연 교수는 그간의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Marquis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인 인명사전인 ‘Who’s Who in the World’와 과학기술인명사전인 ‘Who’s Who in Science and Engineering’에 1998년부터 현재까지 연속으로 등재되는 영예를 누리고 있다. 유성연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제적 지위가 올라가면 사회적 지위는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라며 “이공계 엔지니어나 연구원들의 기술개발 성과에 대한 보상을 파격적으로 해주면 이공계 기피현상이 줄어들고, 이공계 출신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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