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에스살람 일대에서만 지난 1년간 알비노 19명 희생
탄자니아의 알비노는 국민 3000명당 1명꼴이다. 일부 주술사들이 알비노 환자의 안구와 피부, 뼈, 머리카락 등을 재료로 부자가 되는 마법의 약을 조제해 먹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혹세무민하면서 알비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살인극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어부들 사이에는 알비노의 머리카락을 섞어 짠 그물을 던지면 고기가 더 많이 잡힌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그렇지 않아도 태양빛이 작열하는 아프리카에 알비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따돌림을 받거나 화상·피부암 등에 시달리던 이들은 최근 이러한 ‘마녀사냥’으로 공포 속에 살고 있다. 이들은 따가운 햇살과 주위의 눈총을 피해 밤에 주로 하던 산책도 중단했고, 유사시를 대비해 호루라기를 들고 다닌다. 탄자니아 정부도 전국의 알비노 명단을 작성해 보호에 나섰다. 알비노 아이들의 등·하굣길까지 챙겨 주고 있지만 ‘알비노 사냥’은 인접국까지 번지고 있는 추세다.
알비노의 피부나 신체 부위를 주술치료에 동원하는 주술사 기승

‘알비노 사냥’ 인접국까지 확산되는 양상 보여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에서는 최근 토속신앙을 기초로 한 비과학적인 미신들을 척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특히 유전자 이상으로 돌연변이와 비슷하게 태어난 사회적 약자들에게 미신과 악한 풍습을 적용시켜 이들에게 협박을 가하거나 살해하는 행위가 늘어감에 따라 탄자니아 정부가 서둘러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카야 키퀘테(Jakaya Kikwete) 탄자니아 대통령은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 주술사나 무당, 혹은 광적인 토속신앙 신봉자들을 색출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특히 선천적으로 증후군을 앓거나 건강이 좋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을 신앙이라는 미명 아래 살해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을 일제히 단속해줄 것을 주문했다. 일례로 탄자니아에선 알비노(선천성 색소 결핍증)와 같은 선천적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죽이면 가정에 평화가 오는 동시에 낚시에서는 월척이, 금광에서는 쉽게 금을 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자카야 키퀘테 대통령은 이러한 현상에 분노하면서 더 이상 이러한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을 재확인했다. 키퀘테 대통령은 “이것은 완전히 무분별한 폭력이며 잔인한 행동”이라며 “즉시 중지돼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알비노 환자들을 죽이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매우 폭력적인 미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광기에 휩싸여 사회적 약자들을 토막살해 해서 손가락 등 신체 일부를 가져단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다”며 이 같은 행위가 근절되도록 다양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말에는 이웃 케냐에서도 한 알비노 여성이 살해된 뒤 양쪽 안구와 혀, 가슴이 잘려나간 변사체로 발견되고 콩고에서도 알비노 신체 밀매가 성행하는 등 문제는 인접국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NP
장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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