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던 시절 지나, 지금이야말로 처음 시작하는 기분
#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바로 지금

Q. 겹경사에 최근 심경이 어떤가
- 그동안 5년간의 공백기를 갖다가 영화‘색즉시공 2’를 촬영하면서 다시 예능프로 활동을 활발히 시작했다. 데뷔 당시만 해도 너무 어린 나이였고, 멋도 모르고 시작했기 때문에 굉장히 어설픈 면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지금이야말로 방송다운 방송을 하는 기분이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다. 최고인 것 같다.
Q. 오는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케이스다. 너무 오랜 친구였기 때문에 누구보다 편하고 대화도 잘 통한다. 그래서 여러모로 상의를 많이 하는 편이고, 지금 내게 있어 가장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최근 예능프로 활동으로 시간에 많이 쫓기다보니 결혼 준비는 천천히 진행하고 있다.
Q. 오랜만에 새 소속사가 생긴 것으로 안다
- 99년부터 소속사가 없이 혼자 활동했었다. 당시만 해도 혼자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역시 혼자 방송 일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일에 있어서 한계에 부딪힌 경우도 많았고, 여자 입장에서 벅찬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최근 소속사가 생기고 나서 활동 영역대가 훨씬 넓어진 기분이다. 소속사가 있으니 이런 면도 커버해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식구라는 울타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를 지금에서야 많이 느끼고 있다.
# 철없던 옛 시절, 지금도 후회로 남아

Q. ‘쿨’로 데뷔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
- 사실 첫 데뷔는 중학교 때다. 그 때 당시 왕조현과 같은 홍콩배우가 한창 인기를 끌었는데, 유명홍콩배우의 사진을 코팅해서 파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책방을 많이 다니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단골책방의 주인아저씨께서 쪽지를 하나 건네주시더니 부모님께 갖다드리라고 하시더라. 그게 바로‘여학생’이라는 잡지표지모델 추천서였다. 그 분이 그 잡지의 편집장이셨던 거다. 그 계기로 가수로까지 데뷔하게 됐다.
Q. ‘쿨’활동 중에 팀을 탈퇴했는데
- 당시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아직 때가 아니라는 말만 들어야했다. 어린 마음에 반항심이 들었는지 문을 박차고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많이 후회했다. 그 당시에는 뒤에 일어날 일은 전혀 생각지 않고, 당장 코앞에 놓인 상황만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많은 굴곡들이 있었지만, 후회를 겪음으로 해서 개인적으로 얻은 것도 많다. 뒤돌아봤을 때 후회가 없도록 매 순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 그걸 왜 그렇게 늦게 깨달았는지 모르겠다. 이제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지 잘 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Q. 다시 앨범활동 계획은 없나
- 앨범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지 내년 정도에 활동할 것 같다. 워낙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해서 그동안 한 번도 노래와 안무연습을 쉰 적이 없다. 방송생활을 하다보면 여러 분야에서 기회가 오기 마련인데, 열심히 해야지만 그 기회가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수활동에 있어서도 감각을 잃어버리게 되면 정작 기회가 왔을 때 놓쳐버릴 수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 준비해오고 있었다.
# 주연보다는 빛나는 조연이고 싶어

Q. 지금에 오기까지 특히‘색즉시공’의 여파가 컸다
- 색즉시공을 하면서 나의 새로운 면을 많이 발견하게 된 것 같다. 아직 내 자신에게 배우라는 명칭이 완벽히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 계기로 연기에 대해 관심도 많아졌고,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지금은 가수가 됐건, 배우가 됐건, 혹은 예능프로에서 감초역할을 하건 어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Q. ‘색즉시공’때문인지 코믹한 이미지로 굳혀진 것 같은데
- 개인적으로 코미디를 좋아하고 또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코미디에도 무조건 보이는 것만으로 웃기는 코미디가 있는가 하면,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웃길 수 있는 코미디나 감동을 주는 코미디 등, 그 종류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많은 매력을 가진 장르가 바로 코미디이고, 코미디에 있어서는 유채영이라는 이름을 듣고 싶을 만큼 애착이 크다.
Q. 코믹한 이미지로 최근 예능프로 섭외 1순위다
- 언젠가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원래 네가 특별나게 예쁜 것도 아니고, 어차피 예쁘게 나갈 게 아니라면 아닌 건 빨리 버리는 게 좋다고. 너만이 갖고 있는 매력과 장점을 살려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 좋지 않겠냐고 말이다. 어머니 말씀이 정말 맞는 말 아닌가. 그래서 그렇게 마음먹다 보니 더 편하게 방송에 임할 수 있었고,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많이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 지금처럼 앞으로도 솔직한 모습 그대로이길

Q. 솔직한 모습도 좋지만, 간혹 해가 된 적은 없나
- 방송을 할 때 인위적으로 꾸민다거나 거짓으로 얘기하면 금방 들통이 날 정도로 내 자신이 어색하다. 그런데 사실 이번에 성형얘기를 하면서 너무 솔직한 것도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누구나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성형을 많이 하는 추세고, 그저 있는 사실 그대로를 얘기한 것뿐인데 그게 와전돼서 부작용으로 눈도 못 감는다는 기사가 나왔더라. 결혼을 앞둔 사람 입장에서 그런 말들이 나돌면 마음이 어떨지는 생각안하고 그렇게 했다는 것에 많이 속상했다.
Q. 그렇다면 지금 모습에 후회가 될 것도 같은데
- 물론 너무 많이 오버한 것을 보고 후회한 적도 많다. 게다가 평소에는 말수가 적은 편이라 주변에서도 깜짝 놀라곤 한다. 나도 모르는 또 다른 내가 있는 건지 방송만 시작되면 나 자신도 나를 컨트롤하기가 어렵다.(웃음) 하지만 방송을 할 때마다 항상 처음 시작한다는 마음이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해보고 싶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 MC?(웃음)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아 더 경험을 쌓아야겠지만 나중에는 꼭 내 이름을 걸고 토크쇼 같은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 방송 외적으로는 개인적으로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신혼집을 예쁘게 꾸며보고 싶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해 쓰고 있는 시나리오도 몇 개 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한국적인 색깔을 낼 수 있는 훌륭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웃음)
그 어디에 있어도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색깔의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유채영. 그러나 그녀는 이미 카멜레온과도 같은 신비한 매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가녀린 몸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을 그녀에게 외친다. 유채영, 파이팅! NP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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