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 정이안 기자 정리]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SNS상에서 특정 코인(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한 가상자산을 ‘코인’이라고 부르고, 코인과 달리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해 이더리움, 퀸텀 등 다른 암호화폐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차용하는 가상자산을 '토큰'이라고 한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토큰’을 ‘코인’이라 칭하므로 본 지면에서도 ‘토큰’ 대신 보다 익숙한 ‘코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토록 한다)을 홍보하면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채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의 사기는 피해자가 직접 돈을 입금하는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다. 게다가 수익금은커녕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런 유형의 사기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가짜 거래소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사람들을 속이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또한 다단계 판매 조직을 이용하여△투자자 모집 시 수당 지급 △원금 보장 약속 △고수익 배당금을 앞세워 특정 코인 가격 상승을 미끼로 유사수신 행위를 벌이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식 리딩방에서 1대 1로 특정 코인 매수를 추천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투자자문업자 내지는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코인 마케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과거 비상장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을 코인 판매에도 활용함으로써 다수의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이들이 코인 매도 시 설명하는 ‘판매 포인트’는 대략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유명 해외 거래소에 실제 상장되어 XX달러에 거래 중이다. 따라서 과거 사기 논란이 많았던 비상장주식과는 차원이 다른 투자 상품이다.
2. (각종 이유를 들어) 당신에게만 특별히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준비된 물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현재 거래소 가격 대비) 사는 즉시 YY% 이상의 수익률이 보장된다.
3. 재단이 Z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유명 기업, 학교, 병원 등과 MOU 체결 등으로 각종 호재가 많아 향후 발전 가능성이 상당하므로 코인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4. 올해 W월이 되면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다. 상장빔으로 수 배~수십 배의 가격이 형성될 것이고, 상장 시 국내 거래소에서 즉시 매도할 수 있다.
5. 다만, 예수보호기간을 두어야하기 때문에 매수하는 즉시 거래소에서 매도할 수 없고, 락업(Lock-up) 기간 이후부터 매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이들의 ‘판매 행태’ 다.
바람잡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법은 속칭 ‘바람잡이’ 들을 활용하는 것인데, 코인 마케터들은 처음에는 백만 원 단위의 소액(주로는 100~500만 원 사이)의 코인을 매수케 하여 구매자들의 경계심을 풀어 둔다. 이후 00회사 소속 직원이라는 자들이 여럿 등장해 구매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전화를 걸어 ‘MM코인 사셨죠? 저희가 (구매자가 산 가격보다 높은) 00 가격에 즉시 매입할 테니 수량을 00개까지 맞춰주세요. 00개에 맞춰야만 우리가 매입할 수 있습니다’ 라고 요청한다. 이에 구매자는 수개월의 보호예수기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당장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일단 그들의 제안에 솔깃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이 처음에는 누구라도 의심스러울 수밖에는 없는데, 이에 자신에게 코인을 판매한 담당 마케터에게 해당 사실에 관해 질문을 한다. 그러면 해당 마케터는 ‘그 회사에 수량에 맞춰 파세요’ 라고 하거나 ‘그 회사 말고 다른데다 파세요, 그 회사는 별로에요’ 라는 등 이 ‘바람잡이들’이 마치 실제로 구매자의 코인을 매입할 것처럼 구매자를 부추기고, 이를 신뢰한 구매자들은 코인을 서서히 구매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액수는 점점 늘어나 어느새 억 단위를 넘어가고, 그 과정에서 마케터와 바람잡이들은 ‘계약서’, ‘보장서’ 등등의 문서들을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며 구매자들을 더욱 부추긴다. 하지만 구매자들이 수억 원어치 코인을 사고 나면, ‘바람잡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각종 핑계를 대며 ‘코인을 사 줄 수 없다’고 하고, 이에 당황한 구매자들이 ‘환불해 달라’ 고 요구하기 시작하면 이들은 홀연히 종적을 감추고 만다(이들의 실제 판매 행태는 담덕법률사무소 유튜브 채널에서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최근에 사용되는 코인 사기 수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투자 판단을 통해 매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구매자의 선택이고, 그 선택의 결과 역시 구매자의 책임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 투자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이들의 위와 같은 ‘판매 행태’는 어떠한가? 이를 두고 ‘사기적’이라고 표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하지만 매수인 역시 고수익이라는 미끼에 덥석 고액 투자를 결심할 것이 아니라 본 지면이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주변인들의 조언을 들어보는 등 ‘과연 나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까’에 관하여 충분히 고심해보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