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도입과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한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로펌은 두 갈래 길로‘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합병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로펌들이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병-결별을 반복하면서 합병일변도였던 로펌 M&A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법무법인 대륙과 아주가 하나로 합쳐 자원개발 전문로펌으로 새롭게 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법무법인 대륙아주’(www.deryooklaw.com)는 국내 변호사 81명, 외국변호사 25명으로 국내 10대 로펌으로 진입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정진규 대표변호사는 이날“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 두 로펌이 앞으로 자원개발 자문 업무에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해외시장 개척의 선두주자임을 자처하는 법무법인 대륙과 아주의 이번 합병은 두 로펌의 대표변호사들이 사적으로 함께한 자리에서 의기투합한 것이 계기가 됐다. 2002년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열면서 국내 로펌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에 첫 발을 내딛었던 법무법인 대륙과 지난해 베트남과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동남아와 러시아권에 잇달아 해외사무소를 열며 해외시장 개척에 강자로 급부상한 법무법인 아주의 합병으로 이들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며, 국내 로펌의 해외진출 확대라는 측면에서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와의 합병 통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정진규 대표변호사는“이번 법무법인 아주와의 합병 통해 대륙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대륙은 중국 상하이, 소주를 비롯해 런던, 뉴욕사무실까지 4곳의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법무법인 아주의 경우 8개의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어 이번 합병을 통해 11개국 12곳의 해외사무소가 운영되는 셈이다. 최근 들어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기업의 수가 급증하면서 그와 동반된 현지 법률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많은 로펌에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1~2곳의 해외사무소 운영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12곳의 사무실을 운영한다는 것은 법무법인 대륙아주로서는 새로운‘도전’이다. 국내 로펌 중‘최초’의 도전을 많이 시도했던 법무법인 대륙은 국내 최초로 기업의 화의신청을 해 인가를 받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기업들은 도산하면 회사정리절차나 파산절차로 처리되는 것을 당연시했지만 대륙은 사문화된 화의법을 활용해 지난 1997년 진로그룹에 대해 화의신청을 권유하고 이를 총괄 기획.조정함으로써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또 IMF 경제위기 이후 부실채권을 해외에 성공적으로 매각해 부실채권 매각에 교과서를 만들어냈다. 당시 정부는 대규모 공적자금을 금융기관 등에 투입한 상황이라 부실채권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다. 1999년 당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담보부 부실채권 국제입찰의 법률자문업무를 맡았던 대륙은 액면가 기준 1조300억원의 부실채권을 론스타에 할인율 약 50.6%로 매각하는 성과를 냈다. 이 외에도 국내 최초로 CRC(Corporate Restructuring Company)로 알려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를 탄생시켰으며 2001년에는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REITS)제도를 도입했으며, 대우건설측 대리인을 맡아 금호아시아나와의 M&A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M&A의 강자로 떠올랐다.
올 연말 중앙아시아 지역서 자원개발분야에 대한 성과 기대돼
대륙의 강점은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정신과 에너지·자원개발을 비롯해 M&A 등 몇 가지 분야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진규 대표 변호사는“대륙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은 이제 일상적인 업무일지도 모른다”며“끊임없이 변화하는 국내외 환경에 맞추고 새로운 블루오션 영역을 개발하는 것은 대륙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저희 로펌만의 이익을 넘어 국익까지 염두에 둔 바탕이 있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대륙이 상하이 진출한 이후 상하이 인근 소주에 삼성을 비롯한 기업 700여 업체가 진출하면서 소주에서의 법률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기업들은 상하이까지 가서 대륙의 법률자문을 받기 어렵다며 자발적으로 소주에 사무실을 내고 대륙변호사를 요청했다. 이는 해외 법률 서비스시장에서의 대륙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지난 5월 한승수 국무총리가 자원 확보와 사업 확대를 위한 협력강화를 위해 중앙아시아 순방을 했을 때 대륙의 김대희 변호사가 동행했으며, 대륙 자체 내에서도 4명의 전문변호사로 구성된‘에너지팀’을 운영하면서 자원외교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이번 아주와의 합병을 통해 아주의 중앙아시아 사무소와 연계하면서 이 같은 노력은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연말이면 블라디보스톡을 비롯한 하바로스크, 사할린 등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석유개발권 등 자원개발 분야에 대한 상당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정진규 대표변호사는“아주와의 합병으로 100명이 넘는 규모가 됐다. 대형화와 전문화 그리고 법률시장 개방으로 인한 해외로펌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 즉‘블루오션’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며“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타 로펌에서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영역을 개척하여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글로벌을 위한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