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1년만에 인도가 유럽연합(EU)에 수출하는 석유제품이 두 배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인도가 새로운 석유강국으로 부상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사실은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과한 외교적 제재들의 약화로 인한 결과일 뿐이다. 다시 말해 제재의 약화의 틈을 탄 인도가 많은 국가에서 금지된 석유를 싼 가격에 구입하여 정제하여 다시 되파는 방식일 뿐이다. 

제재는 처음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재래식 전쟁의 전주곡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대응의 핵심이었다.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기반이 되는 탄화수소 수출의 봉쇄는 경제 또는 정치적 인물과 단체를 제재하는 것보다 러시아를 더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방국가들의 전략은 의심할 여지없이 러시아 재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서방국가들과 우크라이나는 그들이 비난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을 치르기 위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자금 조달은 해결했지만, 적절한 지정학적 맥락과 강력한 국제적 단합 없이 러시아를 완전히 굴복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제재를 통해 얻은 마지막 외교적 성공은 2015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 오바마 집권 시 파기된 합의를 2015년 재개한 이란 핵 협상을 꼽을 수 있다. 성공요인은 강력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 막강한 외교 무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는 광범위한 국제연합을 구축하지 못한 채 미국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압력으로 일관했지만 이란을 꺾을 수 없었다. 

지금도 역시 너무 많은 제재의 허점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산업적 봉쇄도 별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석유를 밀반입하는 ‘유령선’이 세계 전체 운송 용량의 10-20%를 차지한다는 외신보도도 있다. 따라서 그것은 인도를 시작으로 서양에 의해 특히 호의적인 주요 국가를 포함하여 이러한 제재를 무시할 수 있게 한다. 

러시아는 여전히 고강도 전쟁으로 특히 수요가 많은 무기 산업에 필수적인 전자 부품을 조달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해 서방의 제재조치는 양방향으로 위태로워졌다. 외교적으론 러시아에 대한 봉쇄가 서방이 러시아 영향권에서 그들을 떼어 내려 하는 카자흐스탄과 같은 제3국들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오랫동안 제재 정책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유엔의 식량 석유 프로그램과 같이 이라크에서 그랬던 것처럼 민간인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기 때문에 도덕적 이유로 비판을 받아왔다. 제재를 받는 나라들(북한, 이라크, 러시아, 등)은 이것에 적응하거나 오히려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금 유럽연합국가들은 제재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도 부재한 상황에다가 그 실효성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