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 획득으로 세계 7위 기록

지난 8월 8일,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성대한 막을 올렸던 2008 베이징올림픽이 길고도 짧았던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204개국 1만여 명의 선수들이 참여했던 지구촌 최대의 축제는 2008년 잊지 못할 명장면을 선사하며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특히, 우리나라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로 종합순위 7위를 기록하며 역대 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 유도 - 5연속 한판승, ‘작은 거인’최민호
한국의 첫 금메달은 개막식 다음날에 나왔다. 5경기 연속 한판승으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유도 60kg급에 출전한 최민호는 결승에서도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를 2분14초 만에 업어들어 메치기 한판으로 눕혔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근육 경련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기에 이 날의 금메달은 더욱 값진 선물이었다. 경기 내내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던 최민호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매트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내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 수영 - 수영의 새 역사 쓴‘마린보이’박태환
한국의 마린보이 박태환은 올림픽 역사상 동양인 최초로 자유형 400m를 제패했다. 그랜트 해켓과 라슨 젠슨 등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박태환은 3분41초8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두드리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태환은 이틀 뒤 벌어진 자유형 200m에서도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며 금메달 1, 은메달 1라는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 양궁 - 한국양궁은 강했다, 3명의 남녀 궁사들
기대했던 대로 여자 양궁 단체전에 나선 황금트리오(박성현, 윤옥희, 주현정)는 올림픽 7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세계신기록(231점)을 세우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여자 양궁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중국을 224-215로 손쉽게 물리치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남자 양궁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남자 양궁대표팀(박경모, 이창환, 임동현)은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물고물리는 접전 끝에 227-225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 남자 양궁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여자 양궁과 함께 올림픽 3회 연속 동반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 사격 - 4년 전 아픔 딛고 일어나다, 진종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사격 50m결승전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던 진종오는 단 한 발의 실수로 금메달을 헌납해야만 했다. 뼈아픈 기억을 뒤로 한 채 4년간 절치부심한 그는 같은 무대에서 총점 660.4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앞서 이미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진종오는 이로써 두 개의 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 역도 - 세계를 들어 올린 사재혁과 장미란
남자역도 77kg급에서 인상 163kg, 용상 203kg로 합계 366kg을 들어 올려 세계에서 가장 힘센 사나이로 인정받은 사재혁은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선수단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라이벌 중국의 무솽솽의 불참 선언 이후 장미란의 금메달은 기정사실화되었지만, 75kg이상급에 출전한 그녀는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을 들어 올려 277kg에 그친 2위 선수보다 무려 49kg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 배드민턴 - 환상의 짝꿍, 이용대-이효정
세계랭킹 10위의 이용대-이효정조가 랭킹 1위 인도네시아의 노바 위디안토-나트시르 릴리야나조에 맞서 2-0 완승을 거두며 8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정재성과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에서 초반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이용대는 이 날의 금메달로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경기가 끝난 후 카메라를 향해 던진 윙크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기도.

▲ 태권도 - 역시 대한민국 태권도는 강했다
괜히 효자종목이 아니었다. 금메달 획득의 막중한 임무를 띠고 먼저 경기에 나섰던 임수정과 손태진은 주위의 부담 속에서도 당당히 금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어 황경선은 무릎 부상에도 불구, 여자 67kg급 결승전에서 캐나다의 카린 세르게리를 2-1로 물리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으로 헤비급에 나선 차동민은 종료 20초를 남기고 오른발 돌려차기를 성공시켜 극적인 5-4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올림픽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하며 전 세계에 한국 태권도의 힘을 알렸다.

▲ 야구 - 퍼펙트 우승, 신마저도 우리 편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올림픽 야구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야구 최강자인 쿠바와 결승전을 치른 한국은 이승엽의 선제 투런홈런에 힘입어 3-2로 승리, 값진 금메달을 획득했다. 야구대표팀은 3-2로 앞선 9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포수 강민호가 퇴장당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구원 등판한 정대현이 상대 6번 타자 구리엘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한국 야구 100년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