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 귀농인은 2만 5,697명, 2002년 이후 다시 증가세 기록
경북도와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06년까지 전국 귀농인 수는 2만 5,69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북도로 귀농한 가구수는 5,320명(20.6%)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남도와 전남도가 각각 4,336명(16.8%), 4,097명(15.9%) 순으로 많았다.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귀농지원도 다양해져

한편, 귀농인구는 40~50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의 경우, 지난해 40~50대가 391가구(62%)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이 136가구, 39세 이하가 99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전남지역은 20대가 3가구, 30대 58가구, 40대 106가구, 50대 66가구, 60대 24가구 등으로 역시 40~50대 중장년층의 귀농 행렬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처럼 중장년층의 귀농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안정적인 소득 창출도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태암 경북도 농수산 국장은“최근 조기퇴직 등으로 50~60대의 귀농 현상이 증가하면서 자치단체마다 귀농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농지 및 농가구주택구입이나 임차가 용이해지면서 영농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늘어나는 귀농인들을 잡기 위한 각 자치단체들의 귀농지원제도 또한 귀농인구의 유입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귀농인 100가구를 선정, 1가구당 귀농정착금 500만원을 지원하고, 35~45세 미만 귀농인에게는 2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의 창업농 및 신규후계경영인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남도는 영농경영규모에 따라 최대 1억 원을 융자해주고 안정적인 주거 생활을 위해 집수리 비용 250만원을 지원하는 등, 정착자금으로 월 30만원씩 8개월간 230여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도도 연간 소득 1억 원이 넘는 농가에 대해 귀농인 위탁교육비 명목으로 연간 600만원을 지원해주며, 시군별로 농촌빈집수리비로 가구당 천만 원을 지원하고 농기계구입비와 교육비도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도시민유치담당 부서 신설 1년 만에 전남지역 귀농인구가 418명이나 늘어났다”며, “행복마을 등 전원주거단지의 조성이 완료될 경우 은퇴자들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귀농 만족도 대체로 높아, 하지만 귀농 전 철저한 준비 수반돼야

한편, 귀농을 선택한 사람들은 귀농 전 어느 곳으로 갈지, 가서 무슨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땅과 집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을 확실하게 정립해야 한다.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귀농은 막연히 꿈을 좇아 도시에서 농촌으로 거주지를 옮겨가거나 다른 직종에서 농업으로 직원을 바꾸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그동안 도시에서 살아가던 생활방식을 농촌에 맞게 새롭게 바꿔야 하는 중대한 결정임과 동시에, 삶의 근본적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선 주변 텃밭 가꾸기나 주말농장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틈날 때마다 영농 관련서적을 읽으며 농사에 대한 기초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 사이트 등을 검색하면 귀농교육과 관련된 곳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귀농학교나 농촌진흥청 소속 농촌지도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있는 농업기술센터도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들러 볼만 하다. 현재 삼성경제연구소가 후원하고 있는 벤처농업대학에서도 귀농자들의 체계적인 비즈니스를 돕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사를 짓겠다는 기본 마인드와, 귀농 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까지의 고생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심이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연간 1억 원 이상의 소득 올리는 부농(富農) 증가추세

한편, 상주시에 이처럼 부농이 많은 이유는 일단 농업 인구가 많고, 농업 면적도 넓기 때문이다. 현재 상주시의 인구는 10만 7천여 명. 이 중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그 절반에 가까운 4만 3,326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2년 전 제주시와 북제주군이 통합된 행정 제주시의 농업인구(5만 6,107명)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상주시의 면적은 서울시의 두 배쯤인 1,254㎢로, 전국 기초지자체 중 3위. 경제 면적은 275㎢로 전국 4위에 해당한다. 상주시 농업기술센터의 이준구 농촌지도과장은“면적도 넓지만 지대가 다양한 게 특징”이라며, “평야가 있는가 하면 해발에 따라 중간지, 중산간지, 산간지 등이 다양하게 분포돼 농업 분야가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농지는 3.3㎡에 3만 5천 원 선으로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이 때문에 지난 5년간 251명이 상주에 귀농했다. 지대는 다양하고 땅값이 저렴해 축산에서 채소, 과수, 벼농사, 특작 등 지역특성을 살려 다양한 대규모 농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상주엔 전국 1,2위를 다투는 작목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복합 영농 때문에 상주시의 농업분야 총생산액은 지난해 7,689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하니‘상주에 가면 전국 농업을 다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런 이점을 살려 상주시는 지난 2006년부터‘억대 농업인 5,000가구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부농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귀농성공사례집 발간,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생의 제 2막 열다

농촌진흥청의 오승영 농촌생활과장은“농촌은 도시가 갖지 못하는 삶의 공간으로서 그 가치와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시민들에게 새로운 출발점을 제공할 수 있다”며, “귀농인들이 도시나 직장에서의 경험이나 아이디어를 토대로 농촌생활에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농촌사회 활력은 물론 최근 문제화되는 에그플레이션을 해소하는데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영숙 연구사는“농촌의 고령화 및 공동화를 고려할 때 젊은이들의 정주와 귀농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건?의료 및 문화 환경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농촌의 전통문화 및 청정 환경자원을 활용한 어메니티 등의 연구를 보다 강화하여 경제적 안정을 유도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도농복합형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유지와 사회 경제적 활력 증진 등, 살맛나는 농촌건설을 위해 귀농예정자가 성공적으로 농촌에 정착하도록 필요한 교육 및 법적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 귀농성공사례 >
# 사례 1 - 버섯과 함께 시작한 제 2의 인생
지난 1998년 경기도 광주로 귀농을 결심한 정낙헌(54)씨는 느타리버섯 봉지 재배를 통해 지난해 약 8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평소 은퇴 후 농촌에 정착하려던 생각이 실직으로 구체화 되었다는 정낙현씨는 경기도원에서 실시한 귀농교육을 이수하면서 본격적인 으로 귀농을 준비했다. 그는 광주시 및 농업기술센터의 지원과, 고품질 버섯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을 농촌정착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 사례 2 - 전원은 우리 부부의 평안한 일터이자 쉼터
지난 2001년 경상북도 성주로 귀농을 결심한 박증일(52)씨는 유기농 콩과 고추 재배, 유기농 양계(산란전용) 생산을 통해 지난해 약 1억 3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20여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족 간이나 개인적으로 삶의 여유가 없어 귀농을 결심하게 된 박증일씨는 92년부터 고향의 작은 텃밭을 가꾸며 귀농을 준비해나갔다. 그는 농업기술센터의 지원과 함께 그동안 바래왔던 여유로운 전원생활의 만족감을 농촌정착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NP
# 사례 3 - 자연 건강과 함께하는 인생 이모작
지난 2002년 충남 서산으로 귀농을 결심한 김정규(50)씨는 마늘, 생강, 특용작물 재배를 통해 지난해 약 1억 8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평소 소득증대 및 농촌의 전원생활을 꿈꿔왔던 김정규씨는 귀농 전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매월 실시하는 벤처농업교육을 통해 귀농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아갔다. 그는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산물만을 사용하여 신뢰를 얻었다는 점을 농촌정착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 사례 4 - 화성 와인의 세계화를 위하여
지난 2003년 경기도 화성으로 귀농을 결심한 김승원(48)씨는 26톤 규모의 포도재배를 통해 와인가공 농업회사 법인을 운영함으로써, 지난해 50톤의 와인을 제조, 올해 초에는‘포리버’라는 와인 제품을 첫 출시했다.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삭막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껴 고향으로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는 김승원씨는 귀농 전 2년간 직장생활을 지속하면서 주말을 이용해 송산포도농장에서 틈틈이 재배기술을 습득했다. 그는 주말영농을 통해 영농기술을 사전에 습득했다는 점과 함께, 마을 주민들과의 긴말한 유대관계를 형성했다는 점을 농촌정착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 사례 5 - 직거래로 안정 이룬 행복한 농사꾼
지난 2005 전라남도 나주로 귀농을 결심한 김경호(37)씨는 산란계(유정란) 생산과 농사를 통해 지난해 약 4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직장생활 중 소박하고 공동체적인 삶을 찾다 귀농을 생각하게 된 김경호씨는 귀농 전 틈나는 대로 귀농인을 찾아다니며 귀농생활의 장단점을 파악해갔다. 또한, 3개월간 광주전남 귀농학교를 수료하면서 귀농을 위한 정신적인 준비도 마쳤다. 그는 친환경농사와 더불어 일찍이 마을 주민들과의 유대관계를 형성했다는 점을 농촌정착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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