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을 불태우는 한 선비의 올곧은 인생”


예로부터 우리 문인들은 멋진 그림과 그에 어울리는 문장 및 글씨체를 구비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아왔다. 이러한 시서화일체사상(詩書畵一體思想)을 구현하고 있는 시서화 삼절(三絶)인 지송 유병익 화백은 특히 새우도의 일인자다.“새우는 선비의 기질을 나타내는 단결과 화합, 전진의 상징”이라 밝힌 유 화백은 30년 넘게 새우도만을 고집해왔다고 한다.“새우도의 핵심은 눈에 있다. 눈매가 잘 살고, 뒷발의 움직임이 정확히 묘사된 그림은 생동감이 넘친다”고 설명한 그는“새우도는 어느 순간을 포착하느냐에 따라 그 묘미가 새롭다”고 전했다. 서(書)로써는 용(龍)자를 즐기는 유 화백은“지도자의 표상인 용(龍)자에는 잡귀를 막아 국태민안을 가져온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지켜온 새우도의 대가
▲ “새우는 선비의 기질을 나타내는 단결과 화합, 전진의 상징”이라 밝힌 유 화백은 30년 넘게 새우도만을 고집해왔다고 한다.
지난 34년 동안의 노원구청 공보담당관실 생활을 마치고, 94년에 정년퇴임한 유병익 선생은 이후, 도봉구 창동에서 자신의 아호(雅號)를 딴 지송서화연구원을 열어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서화 공부에는 끝이 없음을 강조한 유 화백은“사람들은 작품을 감상할 때, 그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작가가 흘린 눈물의 깊이를 헤아려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40여년 전, 서화에 입문하던 시절에 여러 전시회를 다녔지만 새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없어, 직접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다년간 새우의 노는 모습과 생태에 관해 연구해왔다”고 밝힌 유 화백은“애정을 갖고 접한 새우는 볼수록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40년을 넘게 그림을 그리는데도 매 순간 긴장되는 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유 선생은“혼신을 다 해 그림을 그릴 때에 진정 보람을 느끼고, 또 그 자체를 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매년 각종 전시회에 작품을 내 이웃돕기 기금을 마련하는 등 선행을 거듭하고 있는 그는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도 꾸준히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또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서예를 교육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노인복지 회관이나 교회 등에서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유 화백은“내가 하는 일을 더 이상 선행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공직을 떠난 후, 끊임없이 예술혼을 불태우며 새우도와 용자에 전념해온 유병익 화백.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개척, 동양은 물론 미국과 프랑스 등에도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로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그에게선 칠순이 넘은 나이를 느낄 수 없다. 아직은 건강에 자신이 있다는 그는“매 작품에 집중하고 화필에서 손을 떼지 않는 것이 건강관리 비결”이라고 말했다. 무언가 몰두할 수 있는 일거리가 있는 한 삶 자체가 소중하고, 아름답게만 느껴진다는 그를 통해 진정한 예술혼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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