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고 있는 가자지구 [사진=티비화면 촬영 캡쳐]
불타고 있는 가자지구 [사진=티비화면 촬영 캡쳐]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10월7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평화의 환상을 무참하게 깨 버렸다.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당국의 무능함과 이스라엘 사회의 극우로의 이탈 사이에서 평화적이고 정치적인 해결책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에서 시작한 대규모 공격에서 민간인과 군인을 무차별적으로 겨냥하면서 다른 전쟁과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10월7일 현지시각, 이스라엘 측에서는 700명의 사망자와 2,300명 이상의 부상자 및 100명 이상의 인질이 납치됐고,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약 500명의 사망자를 포함하여 수많은 학살의 유혈사태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 속에서 또다시 중동전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마스'의 이번 공격은 정교하고도 그 규모가 컸으며 폭력과 잔인함에서 상상을 초월했다. 과거에는 강력하고 고도의 장비를 갖춘 이스라엘 군대가 가자 지구의 고립지대로부터 이처럼 파괴된 적이 없었다. 하마스의 테러 작전은 이스라엘이 보복할 근거를 정당화시켜 주었으며 비난받을 수밖에 없으며 자행된 만행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불과 30년 전에 체결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자국 내 자치정부 비슷한 존재로 인정한 오슬로 협정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몇 년 전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끝이 없다고 여겨져 왔다. 즉,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자치 영역으로 인정해주었지만 평화를 위한 이 시도는 실패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분쟁이 지속됐다.  

사실, 이 기간동안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인 정착이 지속 확대되면서 많은 문제와 갈등이 발생하여 불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국제사회의 유일한 대화상대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무능할 뿐만 아니라 심지여 반유대주의 봉기와 ‘하마스’에 의한 공포와 전쟁위협 속에서 그의 지도력은 무력화됐다.  

이스라엘 사회 역시 점점 더 많은 부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영토를 신성시하면서 민주적 성격을 타락시킬 위험을 무릅쓰고 극우 쪽으로 계속 이탈하고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과 같이 공존하는 평화는 더욱더 환상에 불과하게 됐다. 

따라서 폭발의 순간만 남았고 그 기회를 하마스가 선점한 것이다. 사실, ‘하마스’의 이스라엘를 향한 기습이 있기 전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도발적인 작전 증가, 젊은 세대의 팔레스타인 무장 투쟁의 갈망, 전쟁 범죄에 대응하는 전쟁 범죄, 반복되는 도발 등 비대칭적 분쟁의 특징적인 전조들이 선행되었다. 이스라엘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집권 연합은 유대인 우월주의자들의 극우적 성향을 드러내면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는 요원해 보였다.  

이처럼 교착상태에 빠진 “평화를 향한 절차”를 지지해오던 서방국가들도 이 ‘악순환’에 무관심해졌다. 다만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기조는 어느 진영이던 자유로운 거주자유권을 우선적으로 지지했다.  

아무튼 ‘평화의 대한 환상’은 10월 7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오슬로 협정’의 파괴자는 이스라엘 ‘극우’와 팔레스타인 ‘하마스’ 임에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평화는 커녕 공포와 폭력만을 제공했을 뿐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평화 약속’은 언제나 공수표가 되어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이 대가를 치르게 됐고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의 광란은 대학살에 다름없는 승리가 될 뿐이다.  

이스라엘은 이란 영향권에 남아 있는 국가(레바논과 시리아)를 제외한, 여러 아랍 국가 간의 ‘정상화의 모색’이 정치적 관점을 다시 열고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답을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불완전하지만 현재 중동의 일촉즉발의 상황보다는 훨씬 평화적이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문제는 이미 진전을 이룬 국가들(모로코,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에 의해 완전히 부수적인 것으로 잘못 인식되었다. 그러나 평화는 모두를 위한 평화여야 한다. 여전히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세계의 모든 국가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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