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홍콩 전시박람회 센터(HK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에서 열린 ‘2008 홍콩 섬머소싱쇼(Summer Sourcing Show)’에서 국내 대학생들이 70만 달러의 수출 계약 및 상담 실적을 달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인천광역시의 지원으로 참가한 인하대학교(총장 홍승용)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은 산학협력 기업인 ‘델코(DELKO)’와 ‘LT전자’의 제품을 출품했으며, 이번 박람회는 38개국 2624개의 업체가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70만 달러의 수주실적, 학생들의 열정으로 일궈낸 성과
▲ 인하대학교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 박민규 단장
지난 해 7월 산업자원부로부터 ‘글로벌 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에 선정된 인하대학교는 국제통상, 영문학, 행정학과 재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무역 기초·실무, 어학 관련 자격증 취득, 해외연수 등을 실시해왔다. 특히 학생 당 평균 3회 이상의 박람회에 참가하며 상품의 특성과 해외 마케팅 기술을 익히는 등 현장 교육에 주력했다. 그 결과 ‘2008 홍콩 섬서소싱쇼’에서는 모든 해외마케팅 과정을 외부의 도움 없이 학생들 스스로 수행, 70만 달러의 수주실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박민규 단장은 “학생들이 1년간 열심히 준비한 것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직접 부딪쳐보자 하는 각오로 참가한 것이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내게 되어 무척 기쁘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6개월의 사업기간을 남겨둔 사업단은 앞으로 이번 홍콩 박람회와 같이 현장 실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1년의 훈련과정을 통해 글로벌무역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초는 완성했기 때문이다. 박민규 단장은 “학생들이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며 얻는 성과는 자신감을 얻는 것과 부족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트레이닝이 필요한 법이다. 당장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것을 왜 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막연하게 교과서에서만 배우던 것을 현장에 나가 부딪쳐 봄으로써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과정이 있어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자신감을 갖고, 부딪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하나씩 배워나간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현장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사업단은 이번 홍콩 박람회에서 만난 바이어에게 메일발송과 상담, 계약진행, 물품발송 등 사후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2기 학생들을 위한 메뉴얼 제작과 공모전 준비에도 한창이다. 1기에게 멘토는 기업이었다면, 2기 학생들에게는 선배가 직접 멘토가 되어 현장에서 노하우를 주고받는 효율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차별화된 글로벌무역전문 교육기관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박민규 단장은 “어학은 물론, 무역 전반에 걸친 실무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배우려다보니 중도에 포기하려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그들의 능력을 끄집어냄으로써 설득하고 이끌어 오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모두 겪은 1기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2기 학생들을 격려하며 직접 지도하고 용기를 심어주는 모습을 보니 무척 뿌듯하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물류와 무역을 연계한 특성화대학으로
▲ 인하대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
인천광역시는 송도경제자유구역 등 지리적, 환경적 특성상 외국인 투자유치가 절실한 실정이며, 인하대학교는 국내 최초의 물류특성화 대학으로 꼽히고 있다.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부 역시 대학특성화의 일환으로 설립되어 현재 일본 등 해외와의 교류를 통해 어학과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민규 단장은 “현재 17개 대학 사업단 가운데 지속적인 경쟁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내는 몇 개의 대학을 선정, 무역특성화대학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 지식경제부의 장기적인 비전이다. 따라서 인하대학교는 투자유치를 강화하고, 물류와 무역을 연계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정착시킴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무역전문가의 산실로 키워나갈 계획이다”라며 더욱 큰 비전을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를 발판삼아 학생들이 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재교육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그야말로 기업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인하대학교가 앞장서겠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 홍콩 섬머소싱쇼(Summer Sourcing Show)에 참가한 인하대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 학생들이 직접 바이어를 유치, 70만 달러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사업의 실적은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정책과 시스템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현장실무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 기업 역시 대학생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하는 등 대학과 함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에서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학사운영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산학협력이 아닐까.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