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태유 본지 논설위원]
[사진=진태유 본지 논설위원]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한 협상의 문이 열렸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분열이 예상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이 협상은 미국의 공화당이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 입장에선 더욱 긴박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사가 됐다.  

12월14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을 위한 협상 개시에 청신호를 보내며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먼저, EU가 우크라이나가 자유롭게 번영하는 민주적인 유럽에 합류하기 위해 10년 넘게 표명한 희망에 화답을 한 것이다. 반면에 러시아에게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행동이 서구의 불화, 분열, 그리고 궁극적으로 붕괴로 향하게 하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EU가입 전망은 우크라이나가 올 가을에 러시아 점령지를 향한 반격에 실패한 이후 더욱 절실했었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반격 실패의 무력함은 미국정부에 불신을 품게 하는 계기가 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결정적인 군사 원조를 차단하려는 불간섭주의의 유혹에 사로잡힌 공화당을 자극했다. 또한 러시아와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들은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 유럽에서의 첫 고강도 전쟁에 대한 경제적 비용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이런 연유들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여부가 유럽 서방 전체 국가의 공통사가 됐다. 

게다가 유럽연합은 몰도바와 일정한 조건 하에 헤르체고비나에게도 가입 협상의 문을 열었고, 또한 러시아의 압력에 시달리는 그루지야를 유럽연합 가입승인을 함으로써 사실상 러시아에 대한 지정학적 방어태세를 갖췄다.  

분명,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시간도 걸리고 장애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단 12월14일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을 전제로 한 협상을 위한 유럽연합의 투표의 결과가 가결되면서 우크라이나에게 한껏 기대를 부풀게 했다. 이제, EU는 수많은 역경을 견뎌 나가야 하며 전례 없는 유럽확장의 전망에 대해 창의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사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에 좋은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특히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EU 가입 협상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즉 EU 회원국 확장 문제는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헝가리가 끝까지 반대하면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헝가리는 이번 12월14일 투표에 불참함으로써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의 원조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1월에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반-유럽적 행동을 취하는 헝가리와 같은 이중행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실제적인 결정방식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지금 만장일치제 결정제도는 평화시에 계획된 것이지만 중대한 위기에 처했을 때 위협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연합은 만장일치제의 합의규칙을 불가피하게 수정해야 하고 유럽 프로젝트 역시 재고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