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

[시사뉴스피플=손영철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를 열고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또 각 부처에 철저한 대응을 지시하며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뜻도 거듭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발언 ]

의대 증원에 반대하여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을 결의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28차례나 의사단체를 만나 대화하며, 의료개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의사들을 위한 사법리스크 감축,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정책 수가 등 보상체계 강화, 지역의료기관에 대한 투자 지원 등을 함께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주 전공의 사직 등 집단 휴진이 예고되면서 수술이 축소되거나, 암 환자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안보, 치안과 함께 국가가 존립하는 이유이자, 정부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책무입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국가는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의사는 군인, 경찰과 같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더라도,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

의료개혁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2022년 7월에는 빅5 병원 중 한 곳의 간호사가 병원에서 일하다가 쓰러졌는데도 의사가 없어 수술받지 못하고 사망한 안타까운 일까지 있었습니다.

우리 필수 의료의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필수의료가 아닌 비급여 진료에 엄청난 의료인력이 유출되어 필수의료에 거대한 공백이 생긴 현실을 우리 국민은 늘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의료개혁이 시급한데도, 역대 어떤 정부도 해결하지 못한 채 30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의료서비스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인력은 더 현저히 줄어들었고, 그 결과, 지역 필수의료도 함께 붕괴되었습니다.

지역필수의료체계의 붕괴는 지역에 사는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매우 위험해졌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 27년 동안 의대 정원을 단 1명도 늘리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2006년부터는 의대 정원이 줄어서 누적 합계 7,000여 명의 의사를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의사 증원만으로는 지역 필수의료의 붕괴를 해결할 수 없음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 증원이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필수조건임은 분명합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의사 증원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와 좌절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제 실패 자체를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일각에서는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허황된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이 숫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2,000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 의대 정원을 증원을 해도 2031년에나 의대 첫 졸업생이 나올 수 있고,

전문의를 배출해서 필수의료체계 보강 효과를 보려면 최소한 10년이 걸리며,

2035년에야 2천 명의 필수의료 담당 의사 증원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의대 증원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의대 증원으로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맞지 않습니다.

서울대 의대 정원은 현재 135명이지만, 1983년에는 260명이었습니다.

40년 동안 의료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반해, 의대 정원은 절반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경북대, 전남대, 부산대 등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 의과대학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정원이 더 많았던 그때 교육받은 의사들의 역량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뛰어난 의술과 역량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의학교육에 있어 더 필요한 부분에 정부는 어떤 투자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의대 증원은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정부는 국민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 추진에 온 힘을 쏟을 것입니다.

암수술, 중증진료에 뛰어난 역량을 가진 지역 병원들의 성과를 널리 알려 ‘묻지마 서울 쏠림 현상'도 시정해 나가겠습니다.

대한민국 의료 역량은 세계 최고입니다.

그러나 환자와 국민들이 지역에서 마주하는 의료서비스의 현실은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의료인 여러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의료개혁에 동참해 주기 바랍니다.

지역 필수의료, 중증 진료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하고, 사법 리스크를 줄여 여러분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아울러, 전국 어디에 살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의 공정한 의료 접근권을 반드시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의대 증원은 국가 미래 전략 산업인 첨단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을 위한 의과학자와 의료 사업가 양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이 분야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사들의 진출이 필수적이고, 엄청난 고소득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우리나라의 중요한 미래 성장 동력이 됩니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