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오늘은 어떤 쓴소리를? 연일 대정부 불만 여과없이 쏟아내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초등학생도 그 이름을 알 정도로 유명인사이다. 연일 정부를 상대로 거침없는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는 그가 오늘은 어떤 쓴소리를 했을까 궁금할 정도이니까. 각 초청강연, 인터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언론 매체를 통해 그가 비판하는 정부 정책은 모두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정부의 집권 능력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김문수 도지사의 집중력과 솔직함 그리고 정책을 꿰뚫어보고 그에 대한 대안책을 제시하는 문제해결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항간에서는 그가 차기 대권주자로의 도약을 위한 목소리 키우기 작전에 들어갔다고 오히려 그를 향해 쓴소리를 하는 혹자들도 있으나 김문수 의원, 역시 속된 말로 '물건은 물건'임에 틀림없다.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는 경기도지사인 그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말이었다는 것이 지배적이지만, 최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연이은 비판은 얼마 전 수도권 규제 완화 논쟁을 둘러싸고 김 지사가 이명박 정부를 향해 "배은망덕하고 중국 공산당보다 못한 정부"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에 대한 연장선상의 모습이어서 수도권 규제 완화가 경기도에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 짐작하게 했다.

▲ 최근 김 지사는 경기도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 정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거듭해 찬반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지사의 정부 규탄, 날로 강도 높아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8월 26일 의정부시청 앞 잔디공원에서 열린 '군사시설 규제완화와 지원 대책 범도민결의대회'에 참석해 이 같은 결의문을 낭독함과 동시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으며,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의정부 예술의 전당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청와대까지 들리도록 큰 소리로 함성을 지르자"며 직접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김 지사는 "온갖 규제로 55년 동안 희생, 봉사해 온 경기도는 보상은커녕 그린벨트, 국사시설 등으로 헛간 하나 못 고치는 현실에서 살았다"면서 "국방과 안보 나아가 대한민국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최전방인 파주, 연천, 양주 등에 신도시와 공장을 짓고 4년제 대학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 지사 및 범도민대책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군사시설의 통합, 이전 계획을 및 보상대책 마련 ▲군사보호구역 대폭 축소 ▲접경지역 및 공여구역과 주변지역에 대한 국비지원 및 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 배제 ▲ 경기 동•북부지역에 대학신설 허용 및 전철 등 열악한 교통망 확충 ▲'지역발전정책' 즉각 폐지 ▲최전방 낙후지역 발전대책 마련 등 6가지를 낭독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 7월 21일 정부가 발표한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 규제 완화’ 에 대해 김 지사는 ‘배은망덕하고 중국 공산당보다 못한 정부’라며 청와대를 당황하게 한 것은 지나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김문수란 이름 석 자를 전국 방방곡곡에 알리고 하는 일종의 쇼, 나아가 다음 차기 대권이나 경기도지사의 연임을 위한 작전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이제까지 계속 해오던 말이었고 새삼 비판의 방법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그러한 비판을 일축해버렸다.

김 지사가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진짜 이유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렇게 경기도를 위해 원색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김 지사의 고향이 경기도 어디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김 지사의 고향은 놀랍게도 경상북도 영천이다.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 경영학과에 70학번으로 입학했지만 학생운동에 가담한 ‘죄’로 제적당해야 했고, 그 후 노동자들의 대변인으로 생활해오다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을 목격한 후, 사회주의 운동가에서 자유주의 시장경제 지지자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 후 부천 소사구에서 제 15대부터 17대까지 의원을 지내며 정치적 입지를 다진 그는 2006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경기도를 위해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 정부를 당황하게 하는 정치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도지사가 되고부터 그는 한나라당임에도 불구, 정부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김 지사는 우선 정부가 내놓은 행정개편,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에 특히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 ‘선 지방발전’을 외치는 정부가 도를 없앤다는 것 자체가 탁상공론이라는 것. 한마디로 도를 없애고 시, 군에서 운행하는 버스 노선까지 정부에서 담당하겠다는 한마디로 중앙집권적인 정부로 가려 하는 정부에 대해 강하게 비판함과 동시에 서울시장과 인천시장은 가만히 있는데 왜 경기도지사가 나서서 그러느냐는 볼멘 소리에는 “보름달같이 꽉 찬 서울과 한국의 두바이로 성장하고 있는 인천은 지금도 충분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서울보다 더 인구가 많은 경기도에는 서울의 57%밖에 되지 않는 경찰 인력이 배치돼 있고, 전국 미군기지의 90% 이상이 경기도에 있으며 심지어는 도민들이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이 없는 시, 군도 8개나 된다”며 경기도에 대한 정부 태도의 형평성에 대해 또 한번 비판했다. 또한 아직 정권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장기간의 촛불 집회,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 원달러 환율 폭등, 인사 개편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 등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직언과 비판은 셀 수 없을
▲ 파주, 연천 등 경기 북부 지역은 그린벨트, 군사작전구역 등으로 인해 발전이 매우 더딘 곳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김 지사는 이곳에 4년제 대학 설립, 공장지대 건립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정도이다. 이렇게 정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은 국민들이 보기에 너무 심하다는 지적과 함께 왜 그렇게 정부를 비판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김 지사는 그러한 이유에 대해 그냥 ‘충언’이라고 간략하게 말한다. 경기도를 걱정하고, 국민을 걱정하며 나아가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 하는 ‘충언’으로 봐달라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경기도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지방은 더 어려운데 너무 경기도만 싸고 도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수도권에 전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모두 수도권에서 태어났는가? 그렇지 않다. 약 85% 정도는 비수도권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올라온 경우이다. 이들이 발전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과연 다른 지방도 잘 살 수 있을까? 지방을 더 발전시키고 경기도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지 않는 것은 정말 지극히 공산당적인 생각이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도 시도하지 않았던 하향 평준화 정책을 지금 우리가 하려 하고 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덧붙여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다음 대통령 선거 출마나 도지사 재선에 대한 생각은 아직 없으며 지금까지 정부에 대한 비판을 지속해 온 것도 그것을 염두에 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상황을 빗대 우회적인 비판을 하기도
한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정부에 대한 비판 외에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발언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수원 경기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민방위대 창설 제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 지사는 “북한처럼 공산주의를 계속 고집하게 된다면 반드시 망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적지 않은 파문을 가져온 것. 이어 김 지사는 “북한은 원래 우리보다 자원이 풍부해 1960년대까지는 우리보다 공업이 더 발달한 상태였다. 인구도 적고 토지도 넓어 우리보다 여러 모로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소련 및 동구권 공산국가의 몰락을 지켜보면서도 계속 공산주의를 고집했기 때문에 결국 지금처럼 되고 말았다”며 “한때 공산국가였던 중국도 공산주의를 버리고 경제에 힘써 지금과 같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공산국가를 지향한 나라치고 제대로 된 나라는 단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김 지사가 북한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은 이유는 북한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는 여러 가지 규제에 묶여 인구에 비해 발전다운 발전을 할 수 없는 경기도에 대한 우회적인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린벨트, 군사지역으로 묶인 곳에 공장이나 주택을 지을 경우, 엄청난 벌금을 각오해야 하기에 섣불리 그 곳에 무언가를 지으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이미 수도권 규제 완화는 가시화되고 있지만 경기도 전체 면적의 22%가 그린벨트와 군사지역으로 묶여있음에도 불구, 그 중 3%만 해제된 데에 따른 정부에 대한 일종의 또 다른 비판인 셈이다. 물론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해 우회적인 표현이 아닌 직설적인 발언도 눈길을 끈다. “미국이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가 이렇게 발전하기 어렵다”면서 “미국과 철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함은 물론이고 제2의 한국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의 강력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최근 미국에 대한 젊은이들의 강한 불신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까지 지속되어 왔던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100일 이상 촛불집회라는 것 때문에 나라가 불안해져서는 안 된다”면서 “촛불집회가 이렇게까지 장기적으로 지속됐던 원인을 정부는 다시 한번 자각하는 것은 물론,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불법이나 마찬가지도 집회가 진행된 것을 방치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 정부가 과연 정부인가’하는 반성도 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치안이 불안한 상황에서 북한의 어떤 도발이 발생할 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서울의 인구와 맞먹지만 서울 인구밀도의 약 6.4%인 지역 경기도. 아직 경기도 동두천시, 하남시, 의왕시에는 경찰서다운 경찰서가 없다. 서울 땅의 17배지만 경찰 병력은 서울의 58%인 곳.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왜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강력한 비판을 하는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물론 전국 방방곡곡이 고른 발전을 한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경기도의 속내를 살펴보면 왜 경기도가 발전해야 하고 경기도가 발전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지방의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본다면 김문수 경기도 지사의 발언이 마냥 쓴소리로만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서민들을 ‘바닥사람들’이라고 폄하 발언한 것 등 지나친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종종 있지만 경기도를 아끼고, 나아가 나라를 아끼려 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발언이 경제 악화, 물가 상승, 고유가 등으로 어려운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김 지사의 발언이 국민들에게는 달콤하게 들릴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