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경영 시스템 전문가

거주 지역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지 않는 한, 누구나 행정구역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자리하게 된다. 그리고 24시간 자신이 속한 지역의 행정시스템 안에서 움직인다. 직접 경험하는 행정 현실은 어떠한가. 행정 시스템에 관해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은 많지만, 사실 그 시스템과 실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직접 그들에게 묻도록 하자. 때로는 시기의 대상인, 온갖 가십과 비판의 중심, 강남구. 강남구의 김 상 돈 부구청장을 만났다.


기자 일행이 부 구청장실로 자리하자마자 던진 첫 질문은‘구정 쇄신의 목표’이다. 김 상 돈 강남 부구청장은‘新 경영 시스템’을 목표로 꼽았다. 新 경영 시스템은 과거의 느린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 시키는 것이다. 행정에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작은 비용으로 고 효율을 실현 하고자 한다.‘비용을 절감 시키면서도 고 효율을 얻는다’. 상당히 좋은 말 인 듯 보이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생긴다. 과거에도 같은 목표는 분명히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비용을 많이 들이면서 저 효율을 얻고자 하는 행정은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 다시 물었다.‘新 경영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고자 하십니까.

新 경영 시스템 전문가

김 상 돈 부구청장은 크게 세 가지 면에서 新 경영 시스템을 설명했다. 민간으로의 효율적 아웃소싱, 내실 위주의 경영, 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인사제도 등이 그것이다. 아웃소싱의 도입은 90년대 후반 이미 미국에서 이슈화 된 것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을 축소화 하고자 하는 것이다. 조직의 축소는 곧 공무원 수의 감축을 말하기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이에 대해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 머릿수만 늘여 비대해진 행정은 시스템적으로 낙후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무원 수를 줄이고, 경쟁력 있는 사기업에 아웃소싱 함으로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내실 있는 행정의 길이라는 것이다. 빠른 행정 처리에 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과연 결재 과정의 신속한 의사 결정이 말처럼 쉽게 가능한가. 그는 졸속 행정을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 주민 의견 수렴과 효율적인 자문위원회의 운용을 강조했다. 강남구만의 독특한 인사시스템에 관해 그는‘격려제도’에 관해 설명했다. 공무원 사회에서 경력과 서열을 중시했던 것에 대한 폐단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격려 제도는 이 폐단을 고치기 위한 것으로 공무원이 행정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켰거나, 제도개선을 했을 때 등의 공적을 객관적 평가를 통해 점수화한 것이다. 기여도에 따라 공적자의 기여도 정도를 1,2,3 등급으로 순위를 부여해 소관 사무의 국장이 등급 (AAA~D)을 부여한다. 유공공무원 공적 심사위원회는 이것을 바탕으로 격려 등급을 의결한다. 이 결과는 구청 내 전자게시판을 통해 통보되고 누적된 격려점수는 승진과 전보로 인사에 반영된다. 승진임용의 예를 들면, 지방자치단체는 승진임용직위에 결원이 생겼을 시 승진서열명부에 따라 법정 배수 범위 내에 든 자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인사권자는 인사 위원회 절차를 거쳐 재량으로 승진 임용자를 결정한다. 승진직위 1명이 결원된 경우 승진후보자명부 서열상 1번 ~ 4번까지 4배수 내의 대상자를 선정한다. 인사권자는 인사위원회의를 거쳐 누구든지 승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인사권자는 재량권을 남용할 수 있고 공정한 승진은 보장 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승진 임용 비리 발생의 소지가 있어 간부 승진 임용 시 금품수수사례가 빈번히 포착되었다. 강남구는 격려제도를 통해 임의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서열명부를 통해 승진 후보자를 선출한다. 서열명부의 점수 외 에도 개인의 객관적 업무실적평가점수가 승진에 반영되며 인사권자의 재량은 객관화된 격려점수로 대치한다. 이 제도는 인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공무원들에게 일하고자 하는 의지를 심어주고 있다. 강남구 공무원은 열심히 일하면‘빽’이 없어도 승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김상돈부구청장

앞서 가는 행정, 강남 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강남구 대치동 지역은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 불린다. 사교육 때문에 생기는 가계부담은 사교육 뿐 아니라 공교육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강남구는 이런 문제에 새로운 해결책을 내 놓았다. 인터넷 수능 방송이 그것이다(edu.ingang.go.kr). 강남구 인터넷 수능 방송은 등록회원이 2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강사 선발도 학생들의 의견 조사를 바탕으로 전국 최고의 강사진으로 꾸몄다. 의견조사는 2005년 10월, 강남구내 9개 학교 1,152명과 수능 강의 이용 학생 1,744명 등 총 2,89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강사는 영역별 최고득표결과 순으로 선정되었다. 최고 득표 강사들이 직접 하는 강의는 수준 높은 강의를 만들어 냈다. 강의교재는 1만 4천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을 PDF 파일로 제작하여 무료 제공한다. 이것은 강사와 출판사가 수익구조를 포기함으로서 가능 했던 일이다. 그런데 상위권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수능 방송 컨셉이 교육 기회 불균형을 촉발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의 대답은 그것이 EBS 수능 방송과의 차별화 전략이라는 것이었다. 강의 컨셉을 다르게 잡음으로써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회원의 70%가 상위 20%이다. 강남구 인터넷 수능방송은 시청 학생 중 2005 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과목 만점자 2명과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점수자를 배출하였다. 그는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PC 원격지원 서비스 프로그램도 설명했다. 이는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컴퓨터를 원격 제어, 프로그램 설치 등을 돕는 것이다. 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직원이 상주하며 학생들의 공부 시간대인 자정 전 후 에도 이용 가능하다.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 방송은 강남구만이 아닌 도서 지역 학생들에게도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국의 도서, 벽지 지역 학생들과 국민 기초 생활 수급권자의 자녀 등 총 12,300 여명의 학생들에게 강의 수강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강남구 행정의 Noblesse Oblige를 위한 실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 주민들의건의에답하는부구청장
도시의 구조적 교통 문제해결, 신 교통 강남 모노레일

마지막으로 도시의 구조적인 문제인 교통문제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현재 강남은 교통 수요에 비하여 대중교통 수송 능력이 부족하고, 대중교통 체계가 미비한 실정이다. 실제 승용차 분담율도 서울시가 26.9%인데 반해 강남구는 33.3%이고, 전일 평균속도도 서울시 22.4km/h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17.2km/h 에 그친다 (2003년 서울시 속도결과조사). 강남은 출근 및 업무 통행 비율이 높은 중심업무지역 (CBD)이다. 남부지역 도시에서 서울로 통근 통행하는 승용차 의존도도 과다한 실정이다. 교통관련 보직 경력이 많은 교통 전문가라지만 역시 서울 내에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 있는 대답을 했다. 대답은 모노레일이었다. 그는 모노레일이 대기 오염과 소음이 없어 도시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며 역설했다. 교통이 복잡하기로 소문난 강남구의 어디에 모노레일을 설치해야 할까. 자칫 교통문제를 더 악화 시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었다. 그러나 대답은 간단했다. 중앙 분리대 위에 기둥을 설치하되 슬림한 모델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도로 교통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강남구는 2004년 11월 말레이시아 엠트랜스(MTrans) 사와 강남 모노레일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2001년 서울시 기본 방침에 따라 민간제안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지방공기업법 제 77조 3조에 따라 강남구가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모노레일은 소형 모델을 사용해 총 10개의 정류장을 가지게 된다. 노선은 총 6.7 km로 신사~영동대교남단~경기고교~삼성역~학여울역에 이르는 지역을 경유할 것으로 계획 중이다. 설치된 모노레일은 기둥이 노출되지 않도록 덩굴로 감싸 도시 경관을 보호하게 된다. 김 상 돈 부구청장은 차량 기지까지도 양재천, 탄천과 연결해 공원형태로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모노레일이 운행되면 하루 약 6만 7천명이상이 이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대중교통 중심의 패턴을 바꿔 새로운 교통모델을 창조해 낼 수 있으리라고 보여 진다. 김 상 돈 부구청장과의 만남은 행정가와의 문답을 통해 구체적인 답을 들었다는 의미가 있었다. 더구나 책으로 꽉 찬 소박한 부 구청장 실은 열심히 일하는 행정가의 면모를 엿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꽉 찬 책장만큼이나 실속으로 꽉 찬 강남구 행정을 실현시키기를 기대한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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