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태유 논설위원[사진]
진 태유 논설위원[사진]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6월6일부터 9일까지 열린 유럽선거에서 서유럽국가들은 극우로 치닫는 정치적 성향을 보이는 반면에 러시아의 위협의 사정거리에 있는 친유럽적인 공산주의 이후의 중앙과 동유럽은 극우적 성향이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유럽의 정치적 동서분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의 27개 국가에서 6월6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선거에서 극우세력이 이전 입법부보다 더 많은 의원이 당선되어 유럽의회를 주도하게 됐다. 보수당과 중도 우파 당선자들이 가세한 유럽 인민당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정치집단인 반면 사회민주당은 입지를 잃었으며 녹색당과 자유당은 급진적 우파의 강세에 비해 뚜렷한 후퇴를 했다.  

극우의 부상(浮上)은 서유럽, 특히 지난 세기 동안 전체주의 또는 권위주의 정권을 경험한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더욱 극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랑스는 가장 눈에 띄는 경우였으며, 극우당인 국민연합(RN)과 다른 급진적 우익 정당과의 합친 투표결과는 40%를 능가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우파 연합당인 이탈리아의 ‘형제당’(Fratelli d'Italia)이 선두에 올랐다. 형제당 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유로존 해체를 주장하는 ‘대안당’(AfD)은 ‘기독교민주동맹’(CDU)-’보수카톨릭세력대표’(CSU) 연합에 뒤져도 독일, 특히 동부 주(州)들에서 40%의 득표율을 기록하여 독일의 우경화에 돌파구를 마련했다. 벨기에에서는 민족주의자들이 여당정부에 큰 승리를 거두었다.  

오스트리아에선, 유럽 정부를 호전적이라고 비난하며 전쟁 개입에 대한 국가적 후퇴를 촉구하고 있는 극우 정당인 ‘자유당’(FPÖ)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일하게 네덜란드에서만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좌파정당에 패했다.  

반면 공산주의 이후의 중앙유럽과 동유럽의 극우 정당들과 반자유적인 보수세력들은 날이 갈수록 약세를 보이고 있다. 폴란드는 중도우파 야당연합이 15일 총선에서 집권 ‘법과 정의당(PiS)’에 승리했다. 동유럽의 대표적인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 PiS의 8년 집권이 국민적 심판을 받은 것이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친러, 포퓰리즘 성향의 정치인 로버트 피코가 진보당에 패배했다. 헝가리에서도, 극우주의자 오르반의 피데스는 확고하게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 해 2월에 오르반의 여당에 도전하는 페테르 마자르의 신당 ‘존경과 자유’ (TISZA)당이 창당되었고, 불과 몇달이 지난 뒤 제 1 야당으로 이번 선거에서 무려 30%의 표를 얻어 유럽의회에 7명의 의석을 갖게 되었다. 

루마니아에서, 사회 민주당과 자유주의 연합은 겨우 15%의 득표율을 얻은 극우 정당을 크게 이겼다. 극우에 대한 무관심은 사회 민주당이 주류인 북유럽 국가에서도 두드러졌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러한 선거결과들은 중동부지역 유럽국가들의 포퓰리즘 정당들의 권력 행사가 유권자들에게 환멸을 준 결과이기도 했다. 게다가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러시아의 위협은 자연스럽게 친유럽 정당을 지지하게 되었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이 새로운 동서 민주적 분열이 유럽연합과 그 구성원들의 단결을 촉진하고 중동부지역 유럽국가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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