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한 행위임과 동시에 타인을 위한 희생”
현재 전 세계 임상시험 시장규모는 약 40조원 육박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제약 산업은 제한된 지역적 개발 개념에서 벗어나 글로벌 동시개발, 시판 허가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화 추세는 신약개발 시점부터 다양한 인종의 임상시험 자료를 필요로 하는 등, 특히 임상개발 과정에 있어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임상시험 단계의 질적, 과학적 우수성을 보유하는 국가가 미래의 신약개발 산업을 주도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거세게 일고 있다.

< 인터뷰 - 국가임상시험사업단, 신상구 단장 >

- 21세기 성장 동력 산업 중 BT(생명공학) 분야는 국가 경쟁력을 위해 필수적인 분야라고 본다. 특히, 신약개발 및 성공과 관련해 임상시험이 차지하는 분야는 절대적이기도 하다. 이점을 인식한 정부의 지원 및 관심, 학계, 산업계의 노력을 바탕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따라 의료산업의 지역균형발전과 임상시험 인력개발 및 핵심기술개발을 위한 총체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본 사업단이 발족한 것이다.
Q. 본 사업단의 운영방안은 어떻게 되나?
- 사업단은 크게 지역임상시험센터 지원단과 전문 인력 아카데미, 신기술개발단 3개의 분과로 나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각 분과 아래 세부사업을 위한 소분과가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04년‘임상시험기반지원사업 프로그램’을 마련, 서울대병원과 인제대 부산백병원을 시작으로 국가차원의 지역임상센터가 운영되었다. 현재 12곳인 지역임상시험센터는 내년까지 3곳을 추가확보하고, 전문 인력 3만 명 양성, 국내 임상시험 및 국제임상시험 유치 활성화를 첫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Q. 국내 임상시험의 승인현황은 어떠한가?
-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임상시험의 출발이 늦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의료여건이 미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01년에 접어들어 국내 제약 산업 보호라는 소극적 사고에서 벗어나 해외개발 중인 약물의 국내 임상시험과 다국적 글로벌 임상시험의 참여를 허용했다. 세계 제약 산업의 제한된 지역적 개발 개념에서 글로벌 개념으로 바뀌면서 그 흐름에 조금 늦었을 뿐이다. 2002년 임상시험승인(IND)과 의약품 제조, 판매 허가(NDA)를 완전 분리하면서 다국적 임상시험을 유치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면서 2002년 55건에 불과하던 임상시험 승인건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Q. 국내 임상시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경우 올해 국내 임상 승인 총 건수는 300건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신약 개발의 경우 상위단계로 갈수록 성공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따라서 임상시험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BT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다국가임상시험에 대한 제도적 틀을 마련한 이후, 6년여 만에 연간 140건의 글로벌 임상참여를 기록하면서 신약 글로벌 임상 세계 25위 국가로 발돋움했다. 한국의 고급 의료수준과 임상시험에 대한 산,학,관의 참여가 적극적이었던 결과라고 본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EU 국가에 버금가는 임상시험 강국인 호주, 캐나다 수준까지 한국의 임상시험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비록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국내 임상시험의 시장규모는 약 3천억 수준이라고 본다. 최근 다국가 임상시험의 유치가 활발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시장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최근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임상시험 수요가 아시아 지역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 속에서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와의 MOU 체결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본다. 아시아에서 임상시험의 질과 속도, 그리고 인프라 측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본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핵심임상연구기관(CRS) 선정, R&D 심포지엄, 임상시험교육센터(PMECK) 설립 등, 투자활동이 진행될 것이다.
Q. 국내 임상시험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점은 없는지?
- 한국은 세계임상시험 시장에서 전례없는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역임상시험센터의 경우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경향이 있어 지역적인 분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확보할 3개 지역임상시험센터의 지방 유치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또한 국내 임상시험의 수준에 비해 광범위한 홍보활동이 부족하다.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하거나 국제세미나 등을 통해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다.
Q.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임상시험의 이익은 경제적이 아닌 환자적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 안전하고 정밀하게 계획된 ‘신약’을 시판에 앞서 죽어가는 환자에게 투여해 많은 목숨을 살린 예는 수도 없이 많다. 임상시험은 건강하고 보다 나은 인간의 행복을 위한 산업분야인 것이다. 그동안 ‘인체시험’에 비유돼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임상시험 참여는 환자 자신을 위한 행위임과 동시에 타인을 위한 희생이 될 수도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전환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NP
< 신상구 단장 프로필 >
1974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76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석사과정 졸업
1982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박사과정 졸업
1983년~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1997년~2005년,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
2005년~2007년,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장
2004년~현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 제1 IRB 위원장
2007년~현재,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국가임상시험사업단장
김연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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