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수학 명장 프로그램을 통한 4차 산업 기반 활동에 앞장서

안산 고잔 고등학교 창의과학캠프[사진=시사뉴스피플]
안산 고잔 고등학교 창의과학캠프[사진=시사뉴스피플]

[시사뉴스피플=김시동 기자] 과학중점고등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한 형태로 수학, 과학 심화 교육에 중점을 둔 일반계 고등학교를 말한다. 지역마다 과학중점고등학교는 많지만, 안산의 고잔고는 좀 특별하다. 고잔고는 바른 인성과 미래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며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잔고에서는 2, 3학년에 6개의 과학 중점 학급을 운영하며 특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과학·수학 명장 프로그램이다. 
2017년부터 진행된 명장 프로그램은 5개 영역에 걸쳐 18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양한 체험과 연구 주제를 탐색해볼 수 있어 학생들도 명장 프로그램을 첫 순위로 꼽는다. 이 프로그램은 연구 활동, 4차 산업 기반 활동, 스팀 활동, 나눔 활동 등 다양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개 영역 2학점씩 총 10학점 이수 시 과학, 수학 명장으로 인증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이 직접 과제를 연구하고 명장 노트를 필수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학생 스스로가 선택해서 참여한다는 것과 이수했을 때 만족도와 자부심이 높아 자율주도학습이 자연스럽게 실현되는 선순환 효과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인문사회 명장제로 확장 운영하고 창의 인성 교육에도 힘쓰고 있으며 과학 교육과 인문사회 교육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4차 산업 기반 활동은 3D 프린터, 아두이노, 목공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3D 프린터 활용 교육은 최근 각광받는 3D 프린터 산업에 대해 알아보고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코딩하고 출력까지 해봄으로써 다양한 산출물을 만들어 내어 학생들의 호응이 가장 좋은 프로그램중 하나이다. 4차 산업 기반 활동은 단발성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배운 내용을 학생 과제연구 주제로 삼아 산출물 제출은 물론 교외 대회에도 참가하는 등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과중반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지원자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원래는 90명 모집 정원이었으나 올해는 180명 정도가 신청했을 정도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프로그램을 2번씩 진행하며 많은 학생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넓혔다. 

미래 과학 교실 운영과 중학생들을 위한 창의 과학 교실 개최

고잔과학고등학교 박상구 교장[사진=시사뉴스피플]
고잔과학고등학교 박상구 교장[사진=시사뉴스피플]

미래 과학 교실에서는 첨단 과학 장비를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영재 과학교육원을 방문해 진행하는 이 수업의 장점은 대학교 때 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활용해 심화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실제로 종합 전형에서 좋은 성과를 낸 학생들이 많다. 점차 대학과의 계약이 많아져 프로그램의 운영이 더 원활해져 가고 있다.
 스팀활동의 경우 융합 및 전공 탐색 특강으로 한양대 에리카 교수님이 전공에 맞춰서 생명,인공지능 분야 등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단순히 교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업과 관련된 논문을 검색해보고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 보고서를 제출한다. 또한 선생님들은 이런 결과물을 생활기록부에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은 학생대로 수업에 열정을 가지고 임하고, 선생님들은 이러한 학생들의 성과를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알뜰하게 살펴보면서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간다. 
 고잔고에는 또 하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바로 인근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교실 운영이다. 이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고잔고 학생들이 직접 일일 강사가 되어 화학, 생명, 정보 등의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이 가르친다고 하여 수업내용이 만만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수업 내용은 대학교 1학년 수준이다. 하지만 중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고잔고 학생들이 내용을 재구성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뜨겁다. 그래서 2학기에는 초등학생들도 초청하여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교육의 불신을 해소하는 고잔고 과학중점반

 

미래과학교실[사진=시사뉴스피플]
미래과학교실[사진=시사뉴스피플]

아직까지 특수 목적고나 외고에 비해 일반고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이러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고잔고에서는 교장 선생님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대입 경험이 많은 선생님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 덕분에 학생들은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에만 참여하고도 외부 컨설팅 없이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공교육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게 되었다. 
 지금의 결과를 내기까지 선생님들과 교장 선생님이 보여준 열정은 두말할 것도 없다. 고잔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있는 곳에 교사가 있어야 한다는 ‘사제동행’을 마음 깊이 새기며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주말에도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 
교장 선생님은 교사들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내며 과중반 프로그램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을 해준다. 이러한 분위기는 학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다른 학교보다 학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남다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간의 돈독한 관계인데, 학교 체육 대회때 아이들이 먼저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께 축구 시합을 같이 하자고 손을 끌 정도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그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선생님과 학부모, 교육 과정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학업과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학교. 그런 학교를 만들어가는 게 제 꿈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겸손하게 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미 그것은 완성되어 있었다.

과학 인재 양성보다 더 중요한 인성교육 

 고잔고는 과학중점고로 이름이 높지만 인성교육에도 큰 힘을 쏟고 있다. 
 “인성교육은 어떤 특정한 프로그램을 짜서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우리가 밥을 먹듯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식이 많고 좋은 대학 가는 것도 인성이 바탕이 되어야 빛이 나는 것이죠.”
학생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일차 목표라는 교장 선생님의 말처럼 고잔고에서는 인성교육이 일상화되어 있다. 모든 것은 ‘관계’에서 비롯되고,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배려가 필요하다. 학생들간의 관계, 교사와 학생들의 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 기본을 가르치는 일이 어쩌면 진정한 인성교육이 아닐까 싶다. 고잔고에서 이러한 인성교육이 밑받침되어 있지 않았다면 애당초 명장제와 과중반의 자유로운 탐구정신도 지금처럼 빛을 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쪽으로 최대한 지원하고 지도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삼는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자유롭게 학문을 탐구하고 창의적인 결과물들을 도출해내며 끊임없이 자신들만의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다. 고잔고의 특별함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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