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열 DMB국회방송 회장/ 국회의정저널 자문위원)
​(박무열 DMB국회방송 회장/ 국회의정저널 자문위원)

[시사뉴스피플=편집국] 물이 얼기 시작할 때 또는 얼음이 녹기 시작할 때의 온도. 1기압 아래에서 섭씨 0도를 이른다. 이는 빙점/氷點에 대한 물리학적 해석이다. 빙점하면 생각나는 작품도 있다. 1964년에 출간된 사랑과 용서에 대한 기독교적 시각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축한 미우라 아야코의 작품 ‘빙점’이다, 인간 삶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 미우라 아야코는 생전, “한국이나 중국에 가게 된다면, 나는 그 나라를 발바닥으로 밟고 걸어갈 수가 없습니다. 무릎을 꿇고 얼굴을 땅에 대고 기어갈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우라의 집을 방문하는 한국과 중국에서 온 방문객들에게 먼저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이전에 당신 나라에 대해 일본이 했던 침략과 폭력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용서를 빌고 난 후에야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필자 또한 그런 마음을 담고 살았던 작가의 심성에 고개 숙여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사람은 현명하고 똑똑하지만, 반면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다. 그렇듯이 역사도 되풀이된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서는 전쟁의 역사와 나라를 위한 구국 영웅의 역사, 그리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었던 문명의 역사 등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금도 국가, 민족, 체육, 문화 교류로 인해 나타나는 갈등과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왜 평화롭게 살 수 없을까. history repeats itself 반복되는 역사 때문일까.

소설이 역사의 큰 흐름에서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 거꾸로 각 시대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소설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가 개인의 인생관을 통해 조명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임을 보여준다. 역사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이해하기 쉽게 명쾌한 대답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역사가뿐만이 아니다. 정치를 포함한 모두의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을 아우르고 있다.

수백만 명이 루비콘강을 건넜다. 하지만 역사가들은 오직 카이사르가 건넌 것만을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역사적 사실은 그 시대의 규준에 영향을 받은 역사가들의 해석상 선택의 결과로 등장하고 결론을 맺는다.

필자는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말할 수 없는 과거의 사실들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은 현재의 사회 현실적 상황이 놓인 문제의식과 가치관의 중요성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미래를 내다보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진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 206개국, 1만여 명이 참가한 제33회 파리 올림픽이 지난 7월 26일부터 열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전쟁 중이다. 경기 종목 중에는 태권도가 포함됐다. 대한민국 선수가 참가하고 있는 전체 종목이 모두 소중한 결과를 얻기를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다.

필자는 대한민국 태권도와 관련하여 올해 8월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김운용컵국제오픈태권도대회 대회장을 맡았다. 故 김운용 전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대한민국 태권도를 전 세계에 알리며 스포츠외교에 한몫한 인물이다. 태권도는 1994년 9월 4일 제103차 프랑스 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0C)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과 함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20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이 끝나면 곧바로 대한민국에서 국제오픈태권도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국제대회 운영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비롯하여 올림픽만큼이나 중요하게 스포츠 강국 이미지를 구축하게 될 것이며, 태권도를 통한 국제 스포츠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옛말에도 국가의 지도자가 위엄이 없으면 나라를 다스리기 어렵다고 하였다. 예는 선비의 귀의처라 하였고 예가 쇠하면 선비도 줄어들고 상(賞)이 어그러지면 선비도 임금을 위해 죽지 않다는 말이 있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선비는 나라의 기둥이다. 그 기둥을 얻고 그 근본을 거둔다면 정사가 행해지고 원망이 없어질 것이며, 간언을 막으면 영웅이 흩어지고 계책을 따르지 않으면 모사(謀士)가 떠난다고 하였다.

사람이 모이면 그 나라가 강해지고 현인이 떠나면 그 나라가 미약해진다. 따르는 국민에게 상을 베풀고 거스르는 국민에게 위엄을 가한다면 모든 현인이 모이고 모든 악인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공이 있는 자에게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자에게 반드시 벌을 준다면 구하는바 천하가 다스려질 것이라고 하였다. 

오기(吳起)가 무후(武侯)에게 말하기를, ‘덕에 달린 것이지 지세의 땅의 형세가 험하고 수비가 견고함에 달리지 않았으니, 임금이 만약 덕을 닦지 않는다면 배 안의 사람이 모두 적국(敵國)이다.’라고 하였다. 파리에서 들려오는 우리 선수들의 승전고를 통해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쳐보면 어떨까.

필자는 앞서 일본의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의 심성을 언급한 바 있다. 또 역사와 전쟁과 영웅 그리고 현실적 상황이 놓인 문제의식과 미래를 보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반복되는 역사를 만들 것인지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필자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 용서를 구하며 미우라 아야코의 참회하는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대한민국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정식 채택되게 된 계기가 어떠했는지 세월이 흘러 아는 이들이 많지 않음에도 역사는 잠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미래를 걸어야 할 길 위에서 길을 묻는 건 미래를 위해 사는 젊은이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또 미래 세대를 위한 가치관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필자는 걸그룹 아이돌 ‘버스터즈’를 홍보대사로 위촉하였다.

개인의 경제 독립이 금융 강국을 만들 듯, 대한민국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온 정열을 쏟아부었던 故 김운용 총재의 넋을 기리며 대회를 준비하는 국민 모두의 마음을 담아 성료의 꿈을 꾸어본다. 작은 힘이나마 정부와 국민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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