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태 회장의 기업가 정신과 사선경영 “모두 BTS가 되길”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7월 19일 부산 남구 그랜드모먼트 클래식홀에서 이취임식을 가졌다. 신임회장으로 ㈜파나시아 이수태 회장이 취임했다. 이 회장은 “부산을 나눔명문도시로 이끌어주신 최금식 회장님께 존경과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사랑과 나눔의 행복 바이러스가 더 멀리 퍼져나가 우리가 느끼는 행복이 부산시민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며,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
최근 부산시를 이끄는 저명한 인사들이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박형준 부산시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은택 남구청장,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이갑준 사하구청장, 사랑의열매 김병준 회장, 부산아너소사이어티 클럽 정성우 회장, 부산사회복지협회 오흥숙 회장 등 300여 명이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부산사랑의열매) 회장 이취임을 축하가기 위해서다. 사랑의열매는 나눔문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민간복지기관으로, 소외 계층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주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서울 다음으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을 많이 배출했으며, 인구 대비로는 1위다. 지난 7월 22일 기준 메디힐 골프단 이채은 프로가 가입하며 누적회원 367호다.
자연스레 이번 이취임식에 관심도가 모아졌고, 부산의 나눔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할 인물이 누구인지 조명받게 됐다. 주인공은 ㈜파나시아 이수태 회장이다.
이 회장은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인사로, 그가 경영하는 기업은 ESG 경영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는 2019년 12월에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으며, 아내인 강희경 기부자는 지난해 가입하며 부산에서 43번째 부부 아너소아이어티 회원이 됐다. 이날 이수태 회장의 취임식에는 아들인 ㈜파나시아 이민걸 대표이사와 며느리 김현민 기부자가 아너소사이어티 부부 회원으로 가입했다.
다음은 부산사랑의열매 이수태 회장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취임하게 됐다. 회장님의 나눔경영이 필요할 것 같다.
▼ 우리나라는 과거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는 국가였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다졌던 경제부흥의 주춧돌이 다져져 이제는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기업들의 역할이 컸는데, 과거에는 주주의 이익만을 따졌다면 IT업체가 성장하면서 직원들의 복지를 생각하게 됐고, 나아가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의 경제학자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냈는데, 여기서 보면 위대한 기업은 훌륭한 결과를 선보이고, 지역사회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며, 영원히 번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선진국가라면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사안이다.
사실 나눔은 기업들에게도 이로운 영향을 끼친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기업들의 제품을 소비자들은 선호하기 마련이다. 또한 투자도 이어지고, 사세가 커질 수 있다. 때문에 경영환경이 어렵더라도 사회환원은 무조건 해야 하는 기업들의 숙명이다.
사랑의열매에서 ‘희망 2024나눔캠페인’이 2개월간 진행됐는데, 고물가와 고금리에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며 역대 가장 많은 기부액이 모아진 사례가 있듯, 남다른 지역 사랑을 표출하는 부산의 나눔문화를 믿고 있다.
Q. 부산사랑의열매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많은 이유가 있나.
▼ 6.25 전쟁 당시 부산은 타 지역 사람들을 품은 곳이다. 베풀고 하는 것에 관대한 정신이 많은 사람이 부산시민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자갈치 아지매’는 삶의 역동과 강인한 정신력의 표상인데, 부산사람의 면모가 특유의 열정으로 일을 하며 상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지역 리더들의 역할도 크다. 동명목재 강석진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후배 기업인들에게 롤모델이 됐고, 그를 따라 사회환원에 다각적인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부산 사람만이 가지는 남다른 희생정신이 있기에 부산사랑의열매는 언제나 밝을 것이다.
Q. 회장님이 생각하는 나눔은 무엇인가.
▼ 우리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이 인간다운 삶이라 할 수 있다. 나눔은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경주 최부잣집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고 하지만, 최부잣집은 300여년 동안 조선 최고의 부자로 명성을 누렸다. 이는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마라”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 6가지 가훈에서 비롯됐는데, 이웃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덕을 베풀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국립부산과학관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데, 소외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과학나눔교육과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후원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울산 북구 8개 지역아동센터 학생 90여 명을 대상으로 ‘파나시아와 함께하는 과학 꿈나무 캠프’를 열었는데, 이들의 밝은 웃음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만족스러웠다.
나눔이란 ‘이타자리(利他自利) 자리이타(自利利他)’로,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결국엔 나를 더 이롭게 하는 것이며, 남을 이롭게 하면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최근 와이지톰스 박창식 대표이사가 363호로 부산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는데, 그도 말하길 기부를 통해 더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나눔을 통한 기쁨, 뜻 있는 많은 사람들이 누려보기를 희망한다.
Q. 회장님이 경영하는 ㈜파나시아는 위대한 기업에서 착한기업으로 향하는, ESG 경영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설명해준다면.
▼ 알래스카에 가면 1950년부터 연도별로 엑시트 빙하의 경계선을 그린 표지판을 볼 수 있다. 그 시간 동안 빙하의 길이가 엄청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구의 온난화로 설명되는데, 화석기반에너지에서 친환경에너지로 가야 함을 말해준다. 현재의 여건상 쉽지 않은 것이지만, 탄소중립을 위해 전 국가가 나서야 한다.
㈜파나시아의 경우는 탄소포집 기술에 나섰다. 결실을 얻어 최근 국내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실증 선박을 출항시켰다. 순수 국내기술로 황산화물 저감과 이산화탄소 포집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기술로, 차세대 대한민국 해운업계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이번 실증사업은 시간당 1t, 하루 총 24t의 이산화탄소를 선박에서 포집하는 프로젝트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외에도 수소추출기,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등 친환경 설비 전문 기업으로 적극적인 ESG 경영을 위해 한국형 탄소 중립 달성 환경 캠페인 K-RE100에 참여하기도 했다. 시민들을 위한 탄소중립 숲 조성, 사내 플라스틱 줄이기 챌린지 진행, 초등학교 미세먼지 없는 교실 숲 조성 등 대·내외적으로 환경 보호 및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넷제로를 실천하고 있다. 여기에 사내 ESG추진단을 설립해 개별 ESG 활동을 집적화하고,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 임직원 ESG 교육 프로그램 운영, 외부 의뢰 ESG 경영 진단 등 ESG 내재화와 ESG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이같은 노력들이 결실을 얻어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 ‘ESG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Q. 끝으로 회장님의 경영방침은 무엇인가.
▼ 기업가 정신과 사선경영을 토대로 파나시아를 경영하고 있다. 기업가의 덕목은 비전과 통찰력, 철학을 두루 갖춰야 한다. 항해하는 배의 선장으로 어떤 악천 후에도 순항할 수 있도록 미리 예견하고, 올곧은 판단으로 나가야 한다. 시장의 변화를 읽는 능력, 조선업의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며, 기후 변화에 따른 친환경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냈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에서 선박이 내뿜는 오염된 공기 속 황산화물을 정화하는 장비인 스크러버, 탄소포집 기술 등 시장에서 획기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제품들을 만들어 냈다.
이는 사선경영이 뒷받침이 된 것이다. 사선은 중국의 병법에 나오는 선견(先見), 선수(先手), 선제(先制), 선점(先占)을 말하는데, 고객의 니즈를 먼저 읽은 아이템으로 먼저 움직여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확보하고, 신뢰성과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국내외 지적 재산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 끝으로 관련 기술을 독점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토대로 BTS(Business Top Star, 팬덤을 형성하여 이로움을 확산하고 경제를 확장시킨다)를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