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핫플레이스 킨텍스 ‘피문어와 회나라’

피문어 쫄깃하고 달콤한 맛에 감동...길죽으로 썰기한 회  ‘식감감동’

고양시에서 피문어 맛집으로  알려진 피문어와 회나라 매장 전경[사진=시사뉴스피플db]
고양시에서 피문어 맛집으로  알려진 피문어와 회나라 매장 전경[사진=시사뉴스피플db]

[시사뉴스피플=박태현 ]사람이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사연의 만남을 하게 된다. 이번 맛집 탐방은 좀 더 다른 만남이라 며칠 지난 데도 기억이 아직 아련함으로 남아 있다.
제법 입맛이 까다롭다는 환갑을 넘긴 한 의학자가 추천 할 만 한 맛 집이 있다고 해서 가보니 횟집이었다.

요즘 일산에서 제일 핫 하다고 하는 킨텍스에 높게 죽죽 뻗은 새로이 들어선 아파트와 상가 모습이 핫 플레이스로 보였다.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니 따라서 상권도 들어오고, 횟집 잘하는 곳도 킨텍스 ‘꿈에 그린 상가’에 들어 왔다는 곳이 ‘피문어와 회나라’ 맛집이다.  
주차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오니 ‘피문어와 회나라’가 바로 보였다. 
매장 수족관에는 다양한 물고기와 조개 등이 준비되어 있고 강원도 피 문어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피 문어가 수족관에 살아 움직인다. 매장은 크지는 않지만 실속 있게 꾸며져 있고 앞에는 바 형태의 테이블이 있어 장소를 알차게 사용하고 있는 주인의 공간 활용의 센스가 돋보였다.

피문어
피문어

필자는 횟집이 무슨 특별한 맛을 낸다고 반 신 반의 하며 들어가 보니 역시 그저 평범한 횟집, 그런데 같이 간 한 의학자는 조금만 있어 보라고 한다.
이 집 상호가 말하는 피 문어와 회를 시켜 놓고 앉아서 있으려니 밑반찬이 나오는데 밑반찬 사이에 시큼하면서도 달 큼 한 냄새를 풍기는 김치가 나온다.
냄새에 끌려 젓가락을 들고 시식을 하였는데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그래! 이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맛 고향의 맛이라는 생각이 순간 스쳐 지나간다.
어렸을 때 밥상에 빠지지 않던 그 맛, 삼시 세끼를 이 김치와 함께해 온 어린 시절 먹었던
그리고 어머니의 생각이 저절로 나는 그 맛이다.
조금 후 메인 요리인 피 문어와 회가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외가가 여수 이었던 나는 외가에 갈 때 운이 좋으면 귀한 피 문어를 먹곤 했는데 다른 문어와 맛이 다르다 .
꼬챙이를 둥그렇게 머리에 끼어서 말린 마른 피 문어는 성장기 어린 아이들과 노약자 뿐 아니라 특히 산모의 기력회복에 좋다 하여 고아서 그 국물을 마시거나 죽으로도 먹었다.

피 문어는 다른 문어와 모든 면에서 비슷하지만 살의 밀도가 더 있어 쫄깃한 맛이 더하다는 것을 미각으로 알 수 있고, 익히거나 말리면 빨간 색으로 변하는 것은 혈액 속에 구리 성분이 풍부하여 산소 운반에 뛰어 나서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문어는 "성질이 평이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문어의 효능에는 간 기능 개선에 좋은 타우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음주를 즐기는 현대인과 간 기능이 약한 분들의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다.
또한 불포화 지방산인 DHA와 EPA(피쉬오일) 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적임은 이미 증명되어 있으며 콜라겐과 B12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피부 건강과 면역력뿐 아니라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효능을 알고 있는 필자의 젓가락은 피 문어에 먼저 가고 있었다.

어릴 때 먹었던 쫄깃하고 달콤한 그 맛을 다시 보게 되는 맛의 감동을 느끼면서
아~ ~ ! 이래서 이 평범해 보이는 상가 한 모퉁이에 있는 횟집을 맛 집 이라고 소개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눈을 돌려 썰어온 회를 보는 순간 또 하나를 발견했다.
다른 유명세를 타는 횟집의 칼질은 듭북 듭북이라는 표현에 가까운 칼질인데 이 집의 칼질은 길죽 길죽이다.
필자 나름 맛있다 는 수많은 횟집을 방문했지만 이런 칼질을 보는 건 처음이다. 그 길죽을 먹기 좋게 접어 집어 먹었는데 식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어느 것이 더 맛있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싱싱함이 그대로 살아서 전달된다.
주인장을 불러 이렇게 길죽으로 썰게 된 이유를 묻자 "지금 4년 째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남편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각기 입맛이 다른 사람들 모두 식감과 맛이 가장 좋은 ‘썰기’로 개발한 것이다“라고 했다.
입안에서 느끼는 이 탱탱함 어쩔~~회가 싱싱하고 두툼하게 썬 회가 아주 고소한 맛이 나고 씹는 맛이 어떤 횟집에서 느껴 보지 못 한 쫄깃한 식감 이였다.  

피문어와 회나라 내부 
피문어와 회나라 내부 

필자는 맛에 감격하면서도 갑자기 이 횟집 사연에 대해 잠시 예기를 들었다.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힘든 식당 일을 하면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남편 병간호도 빠지지 않고 돌보고 있다고 한다. 그게 어찌 쉬운 일인가?
더구나 남편이 의식을 제대로 못 차리고 중환자실에 있는 데다 당시 보험을 들어 있는 게 없어 오로지 건강보험에만 의지하여 치료를 하고 있다니 더 이상 말을 안 해도 주인장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 것만 같다. 
함께 동행 한 한의학 자가 남편은 필자도 잘 아는 사람이란다. ‘최0석회장’ 그 사람은 필자도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다.
필자가 행주산성에 살 때 덕양시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당시 고양시 국회의원과 함께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고 잡초에 우거진 창릉 천을 고양시 환경 연합회 회장이자 고양시 호남향우회 회장을 역임한 그가 대부분 가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양 시에서 지원이 미약하자 최 회장은 고양시 발전을 위해  수억 원에 달하는 사재를 아낌없이 털어 꽃밭으로 가꾸었고, 지금은 고양시 명소로 자리를 잡게 한 인물이다.

필자가 결성했던 ‘함길 장학회’도 참여하여 조손가정에 생활비와 학비를 줄 수 있도록 매년 상당한 장학금을 기부하였던 손이 큰 독지가였었다.
고양시를 사랑하고 이웃과 함께 살고자 했던 인재가 병석에 있다고 하니 고양시를 사심 없이 받치고 있는 큰 기둥 하나가 무너졌다는 안타깝고 슬픈 감정에 북받쳐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더구나 사심 없던 최0석’회장을 통해 이곳 고양 시에서 자리를 잡은 주변 지인들이 최 회장이 쓰러진 이후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에 필자는 그들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느꼈지만 당사자인 안주인은 마음에 상처가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에 자꾸 술잔만 더 기울였다, 
요즘 시대에는 젊다고 봐야 하는 50대 초반의 여자가 식당 일도 벅찰 텐 데 4 년 째 보험도없이 중환자실에 있는 남편의 병 수발에다 남편이 활동 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든 그들에게  받은 상처를 스스로 달래며 산다는 게 어찌 쉬운 일일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취기가 올라온다.
마셨던 몇 잔의 술이 아닌 그녀의 삶이 한없이 아프게만 느껴져서 취기와 함께 올라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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