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어선 납치 등 심각한 국제문제로 떠올라
외교부, 파병에 대한 강한 의견 제시 납치된 사람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면적 63만 7657㎢, 한반도의 약 세배의 면적인 가진, 아프리카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 소말리아. 평균 수명이 50세가 채 못 되는 나라, 영화 <블랙 호크 다운>으로 더욱 유명해졌던 이 나라에 역사책 속 중세시대에서나 들어봤음직한 '해적'이 들끓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잭 스패로우 선장같은 해적을 기대했다면 큰 오산.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의 선박이 소말리아 인근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되면서 소말리아 해적은 국제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 한해만 소말리아 해적들이 해적질로 벌어들인 금액만도 무려 3천만 달러. 이미 프랑스군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유괴된 자국민 2명을 구출하기 위해 급습해 1명 사살, 6명 체포라는 전과를 올리며 해적과의 협상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소말리아라는 나라가 바다와 인접해 있는 특성 때문에 어부들이 많고 그만큼 해적질을 할 무리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2006년 4월 동원호가 피랍돼 117일 만에 풀려난 것을 비롯, 매년 한 두 차례씩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되고 있고 국내 해운수송량의 26%가 이 지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우리 해군을 파견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내전과 기아로 몸살을 앓아온 소말리아는 1960년 독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하루도 속편한 날이 없었다. 1970년대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에서 패한 후 150만 명의 난민 발생, 1991년 가뭄으로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기아에 직면하고 아사가 속출하자, UN 등 여러 국제기구는 소말리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내전과 정권 다툼으로 국제기구의 지원은 실패로 끝났고, 2006월에는 이슬람주의 민병대 연합체인 이슬람법정연합(UIC)이 군벌들의 연합인 반테러연맹(ARPCT)을 격퇴,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하면서 약 15년의 내전 끝에 하나의 세력에 정권이 집중되었지만, UIC가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말리아가 국제 테러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아, 내전으로 얼룩진 소말리아는 이제 해적질 외엔 먹고 살 길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해적들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는 사이, 아무 죄 없는 소말리아 국민들은 먹을 것, 일자리를 찾아 목숨을 걸고 아덴만을 건너 예멘으로 탈출을 기도하고 있다. 이들 모두 무사히 밀입국하면 다행이지만 많은 이들이 조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월 28일에는 예멘에 밀입국하려던 소말리아인들이 탄 배가 난파돼 배에 타고 있던 소말리아인 대부분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124명의 소말리아인들을 태운 한 선박은 불법 브로커들에게 속아 예멘으로 입국하지도 못한 채, 물 한 방울 없이 18일 동안 바다를 떠돌다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52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예멘에만 이미 7만 명에 육박하는 소말리아 난민들이 살고 있으며 매년 수천 명의 소말리아인들이 목숨을 걸고 아덴만을 건너고 있다고 본지 소식지가 전하기도 했다. 2003년 1100만 명까지 근접했던 소말리아의 인구는 내전과 기아를 피해 외국으로 탈출하는 인구가 늘면서 현재는 약 850만 명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이며 올 들어서만 16만 명이 수도 모가디슈를 탈출했다. 내전과 기아로 나라 자체가 엉망이지만 과도 정부는 사실상 통치력을 상실한 상태이며 수도인 모가디슈는 UIC가 장악한 탓에 정부가 수도에는 발도 붙이지 못한 채 외곽 소도시 바이두아에 임시 수도를 정해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들끓고 있는 해적은 감히 소탕할 엄두도 못내고 있는 과도정부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해적들을 소탕할 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까지 내린 상태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 전 세계의 골칫거리로 급부상
소말리아의 해적 사건은 2000년대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박들도 납치되기 시작하면서 소말리아라는 나라는 국내에서 웬만한 국가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중인데, 현재 해적들은 소말리아 북동부의 어촌도시 에일의 남쪽에 위치한 항구에 11척의 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들에 의한 선박의 탈취는 특히 금년들어 더욱 급증하고 있으며 납치 1회에 평균 100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곳 에일에서는 원래 지방 특색 산업이었던 어업이 해적 행위로 교체되었다'라는 충격적인 의견을 내놓았고 이미 소말리아 사람들에게 해적과 유괴는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금년에만 납치된 선박이 30여 척, 수치상으로 3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익(?)을 가져다 주었고, 소말리아 전체 수산업의 규모가 약 150만 달러 정도라고 하니, 해적질이 이들에게는 주요 산업으로 여겨질 만도 할 것이다. 지난 9월 25일에는 케냐 몸바사 항 근처에서 러시아제 탱크와 무기 등을 실은 우크라이나 선박 파이나 호가 납치됐고 러시아와 미국은 군함을 현지에 급파해 납치된 선박과 해적들을 포위하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납치 사건은 최근 15년 동안 소말리아 해적들이 저지른 납치사건 중 가장 규모가 큰 사건으로 해적들은 선박과 선원을 풀어주는 대가로 무려 20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며 제때 몸값이 지불되지 않을 경우 배를 폭파하고 자신들도 자폭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 8개 회원국은 지난 10월 1일 소말리아 해적을 겨냥한 군사작전에 합의, 국제사회의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작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이 해적들의 손아귀를 벗어날 순 없었다. 2006년 동원호 피랍 이후, 2007년 11월에는 원양어선 마부노 1,2호가 동시에 납치돼 174일 만에 극적으로 석방되었으며, 지난 9월 10일에는 한국인 선원 8명이 탑승한 브라이트 루비호가 납치됐으며 지난 10월 15일, 납치된지 40여일 만에 극적으로 풀려나 지난 10월 26일 모두 귀국했다. 이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소말리아 연안에 해군 함정을 파견하는 문제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내비쳤으며 "외국 군대의 소말리아 영해 진입을 허용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우리나라도 공동 제안국으로 돼 있지만 프랑스는 자국 국민들을 두 차례나 군대를 동원해 구출한 반면 우리 정부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교부에서는 우리 해군을 파견하는데 적극적이지만 국방부에서는 오히려 미지근한 반응이다. 이라크전 파병때도 그러했듯 국내 여론이 '파병'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것과 파병 이후 사고 재발시 군에 대한 비난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 때문에 현재는 '추진' 중일 뿐 실제 파병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군 파견 추진 소식에 일각에서는 "어차피 다른 나라 군함들도 가 있는데 그들에게 부탁하면 될 걸 왜 우리까지 가야 하는가?"하는 의견과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이뤄진 국방비가 특정인들의 눈요기가 아닌 국민들과 그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파견을 찬성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검투사'라는 닉네임을 가진 한 네티즌은 "한국전쟁 이후 이렇다 할 실전이 없었던 해군으로서는 이번 사건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며 해군 파견에 적극 찬성하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으며 정옥근 해군참모총장 역시 "현재 소말리아 해역에 21개 국가가 파병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우리 함정이 있었다면 이렇게 빈번히 납치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혀 파병 추진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 파병이란 단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여론과 파병 이후 또다시 우리 선박이 납치됐을 경우 생일 군에 대한 치명타를 걱정하는 국방부 및 일부 정치인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지만, 잦은 납치 소식에 여론은 이미 파병 쪽으로 기울고 있고 납치 재발을 위해 군 당국이 파병 이후 좀 더 신경을 써서 작전을 수행하면 되기에 이러한 걱정들은 기우에 불과하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