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과 알> /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펴냄

숨찬 문체와 달변, 절제하듯 잘 짜인 구조로 "여성의 몸속 조합된 감성을 섬세하게 묘사한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제138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가와카미 미에코의 신작 <젖과 알>. 아쿠타가와상은 일본 최고 권위를 자랑하고 있는 문학상으로, 가와카미 미에코는 수상 당시 서점 직원, 치과의사 조수, 호스티스와 무명 가수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이 작품은 초경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초등학생 딸 미도리코와, 처진 가슴 때문에 고민하다 유방확대수술을 받기로 마음먹은 서른아홉 살의 언니 마키코가 도쿄에 사는 동생 '나'의 아파트에 와서 보낸 사흘간의 이야기를 '나'의 시점에서 그리고 있다. 작가는 '젖과 알'로 대변되는 모녀 사이의 섬세한 감정의 변화와 동선들을 밀도 있게 묘사하고 있으며 자루하지 않은 전개로 일본소설 매니아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을 전망이다.

<오누이> / 욘 포세 지음 / 알요샤 블라우 그림 / 박원영 옮김 / 아이들판 펴냄

<오누이>는 최근 노르웨이와 독일에서 최고의 어린이 문학상을 수상한 시와 같은 그림동화책으로 아이의 외로운 마음과 여동생을 향한 따뜻한 사람을 마치 노래나 시처럼 아름답고도 슬프내 담아내고 있다. 거리낌없는 아이의 순수한 행동에 두려움과 걱정으로 맞서는 부모의 모습을 대비시켜 아이와 어른 세계 사이에 놓은 모순을 인상적으로 표현해 출판 당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작가는 독특한 언어 표현을 통해 새롭고 매력 넘치는 그림책을 펴냈으며 일러스트레이터 알요샤 블라우 또한 분위기 있는 그림을 통해 이야기의 마법을 포착해 내는 데 성공했다"는 독일 청소년 문학상 심사평에서도 알 수 있듯 거짓 없는 아이들만의 감정 세계를 아름답고 슬프게 그려낸 완전히 새로운 표현 형식의 동화책이며, 이 책의 고향 노르웨이에서도 단지 유년 시절을 다룬 문학 작품이 아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아동문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예수는 없다> 공석하 지음 / 뿌리 펴냄

신간 <예수는 없다>는 종교라는 미망과 미혹과 미신 속에 빠져 허덕이는 60억 전 인류에게 주는 메세지이다. 저자 공석하는 자신의 일상속에 침투해있던 종교를 진지하게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성경과 불경이 한낮 미망과 날조에 지나지 않는 무속집이며 사술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주장하고, 특히 그 중에서도 성경에 주목하고 있다. 성경속에서 보이는 인물들의 행동과 성경 구절을 조목조목 분석해 성경을 비판하고 있으며 빨리 종교에서 벗어나 미혹, 미망, 미신의 유혹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저자 공석하는 1960년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그동안 많은 시집과 소설을 출간하면서 국내 문학계에 한 획을 그은 문학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 최병서 지음 / 눈과마음 펴냄

고흐의 그림은 왜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일까? 화가들이 자화상을 많이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은 명화에 숨겨진 경제법칙에 있다.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는 이같이 명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경제 원리를 밝혀나가는 책이다. 감성의 산물인 그림과 이성적 사고 체계에 의해 생겨난 경제 원리. 언뜻 공통점이라고는 없어 보이지만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의외로 접점이 많다.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바로 그 접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한 그림에 얽힌 이야기나 소재, 혹은 주제와 맞닿은 20여 가지의 경제적 모티브를 제시하고 풀어가는 과정으로 전개되는 이 책은 '낯선 경제법칙에 익숙한 그림으로써 다가가려는 시도'이다. 저자는 가상의 인물 P씨를 설정하고, 그가 여러 그림에서 발견하는 경제법칙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딱딱하고 어렵게 보였던 경제법칙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던 두 장르가 묘하게 어울리며, 그것은 독자들에게 명화와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리뷰-

<황제의 용인술> / 스마콴 지음 / 장연 옮김 / 김영사 펴냄

2004년 9월 19일, 지구촌 60억 인구의 시선이 중국에 모아졌다. 15년 동안 장기 집권했던 장쩌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사임하고 그 자리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물려받았기 때문. 수락연설에서 그는 13억 중국의 선진화를 위한 최우선과제로 실용주의적 인재등용을 꼽았다. 평소 후진타오는 "신중국 건설을 위해 황제에게서 배우자", "이 세상에서 사람만큼 귀한 존재는 없다", "인재는 제1자원이며 누구나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인재관을 가져야 한다"며 영웅호걸에게 배우는 인재관리기술을 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그가 강조한 '영웅호걸에게 배우는 인재관리기술'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는 책이 있으니 바로 <황제의 용인술>이다. 이 책은 진시황에서 조광윤, 칭기스칸에서 건륭제까지 중국 5천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11명의 천하통치자들이 밝히는 모략적 사람경영비법을 담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과감히 빼든 몽둥이로 주위를 소스라치게 만들었던 진나라의 진시황, 남을 향한 배려와 인간적인 매력으로 인재가 떠나지 못하게 했던 한나라의 유방, 상생의 정치를 통해 활짝 열린 언로와 계파를 초월한 인재등용으로 칭송받았던 당나라 이세민, 너그러움과 아량으로 강건성세의 치세를 드높인 청나라 건륭제에 이르기까지 11명의 황제들이 이야기하는 인재관리기술, 즉 '황제의 용인술'은 화려한 미사여구로 장식한 장점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절대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하들의 뒷조사를 일삼고, 충신일지라도 앞길에 방해가 되면 가차없이 내치는 공포정치를 시행하기도 한 황제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반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부하를 질투하며 권력에 집착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그림자마저 들춰내 보임으로써 고정관념에 얽매여 있던 황제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과감히 깨고 있다.
인재확보 및 인재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CEO 및 인사담당자들은 이 책 <황제의 용인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 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전통적인 직업관도 변화한 만큼 인재들은 높은 연봉과 성과급에만 목을 매지 않는다. 물질적인 동기부여보다는 관심과 배려, 기회 등에 목말라하고 있으며 자기계발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책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즉 당근과 채찍, 상과 벌로 그들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황제의 용인술>은 일깨워주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CEO들은 부하 직원들을 자유자재로 부릴 줄 아는 '용인술'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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